장모님이랑 같이 살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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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

장모님이랑 같이 살잡니다.

 
결혼한지 이제 갓 1년 넘은 30대 중반 남입니다.
 
 
신혼 초에 반찬 가져다 주신다면서
 
와이프가 집 비밀번호 알려줘서
 
왔다 갔다 하기 시작하셨는데,
 
어느 새부턴가 퇴근하고 오면
 
장모님이 계속 계시더군요.
 
 
 
첨엔 별 신경 안 썼습니다.
 
 
부모가 자식들 보고 싶어서
 
오실 수도 있지,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는데,
 
한 번 오시면 가실 생각을 안 하세요.
 
 
 
 
 
참고로 저는 365일 식단 조절하며 운동하는 사람이라서,
 
아침에 사과 한 개랑 삶은 계란 하나 먹고
 
가루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십니다.
 
그리고 저녁은 특별한 약속 없는 이상 거의 안 먹습니다.
 
 
이러니 와이프가 집에서 밥 차릴 일이라고는
 
자기 식사할 때 말고는 없습니다.
 
 
근데 와이프가 요리를 못하니
 
장모님이 반찬 가져다 주신건데,
 
매번 냉장고에서 꺼내 먹는 반찬도 질리니
 
장모님이 와서 저녁 해주고 아침 해주니
 
그게 좋은지 와이프는 마냥 좋기만 한 것 같습니다.
 
 
 .

자주 찾아 오시는 것도 좋은데,
 
오시면 2~3일 머물고 가실 때도 많고
 
어느 새 장모님 옷가지나 물건들이
 
집에 자리 잡고 있네요.
 
 
 
아, 장인 어른은 와이프가 고등학생 때
 
장모님이랑 이혼 하셨고
 
연락 끊고 살아서 저는 아예 얼굴 조차 직접 보지 못했습니다.
 
 
 
외동딸이 결혼해서 적적하신 건 이해하지만
 
슬그머니 신혼 집에 오시더니
 
이제 아예 같이 살자고 하시네요.
 
 
가재는 게편이라고
 
와이프는 엄마 혼자 두는 것도 그렇고
 
집에 와서 음식도 해주고
 
집안 일도 해주는데 좋지 안냐며 그러는데,
 
여자가 시집살이 싫듯이
 
남자도 처가 식구랑 사는 거 싫습니다.
 
 
결혼 전, 이런 얘기 해본 적도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 집은 제사도 안 지내니
 
명절 때 굳이 교통 체증 느끼며
 
시댁 갈 필요도 없고,
 
각자 부모님 생신 때나 찾아 뵙는 걸로 얘기했지,
 
어느 누가 부모 모시고 살자는 말은 없었는데
 
이런 식으로 밀고 들어오네요.
 
 
제가 불편해서 싫다는데도,
 
사람이 왜 인정머리가 없냡니다.
 
 
 
우리 부모님이 혼자 되셔도
 
혼자 살게 할거냐고 따지는데,
 
저는 그렇게 할겁니다.
 
 
저희 집은 다른 집이랑 좀 많이 다릅니다.
 
 
철저히 개인주의적인 집안입니다.
 
 
저 군제대한 이후로 집에 손 한 번 벌려 본 적 없고,
 
집에서도 그게 당연한거라 가르쳤고,
 
굳이 자식들이 부모 봉양하길 바라지 않는 분들이십니다.
 
옛날 어른들처럼 전통이랍시고 제사에 목숨 거는 분들도 아니고,
 
쓸데없는 격식 예절 싫어하시는 분들입니다.
 
 
 
이미 이런 저희 집 가풍을 와이프도 결혼 전부터 잘 알고 있었습니다.
 
 
딱히 이런 집안 사정을 자랑이라 여기진 않지만
 
와이프 친구들 만나서 얘기 해보면
 
저희 집 같은 시댁 만나기 힘들단 얘기 많이 듣습니다.
 
 
 
근데 결혼 후 되려 제가 처가살이 할 판이네요.
 
 
아니, 정확히 따지고 보면 집도 제 집이니
 
장모님이 몸만 들어오는 경우니 처가살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네요.
 
 
 
제가 불편해서 싫다고 그러니
 
엄마랑 살기 싫으면
 
저보고 직접 장모님 보고 얘기하라네요.
 
 
참....
 
 
 
어찌하면 좋을까요.
 
 
장모님과 굳이 얼굴 붉히기는 싫으니 좀 좋게 넘어가고 싶고,
 
그렇다고 같이 살기는 정말 싫고요.
 
 
결혼 선배님들
 
경험담 있으시면 조언 부탁합니다.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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