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썰' 태그의 글 목록
본문 바로가기

레전드썰

(해외괴담) 러시아 우랄산맥, 금속으로 된 사람들 ⸻러시아 우랄산맥 북단, 외부인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폐쇄구역.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주민들 사이에 전해지는 괴담이 있다.“그 산에는 사람 모양의 금속 구조물이 산다.”처음엔 단순한 전설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2017년, 한 탐험가 무리 중 한 명이 실종되며 이 이야기는 진짜 공포로 변했다.⸻나는 러시아 국경 근처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작가다. 소련 시대 유적지를 다루던 중, 현지 가이드에게 그 이야기를 들었다.“금속으로 된 사람들? 그게 진짜에요?”“밤에 걷다보면… 눈 속에서 사람 형상이 서 있어요. 그런데 가까이 가면, 몸이 철로 되어 있고, 움직입니다.”그는 진지했다. 우린 취재를 위해 가이드와 함께 그 산 입구까지 향했다.소련 시절엔 군사기지였던 곳. 입구엔 무너진 철문과 녹슨 .. 더보기
(해외괴담) 일본 나가노현, 인형이 걷는 절 일본 나가노현의 산골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절 하나가 있다. 정식 명칭은 ‘묘지인(明地院)’이라 불리며, 관광지도에는 거의 표시되지 않는다.하지만 이 절은 현지인들 사이에 오래전부터 이상한 전설로 알려져 있다.밤이 되면, 절에 모셔진 인형이 걷는다.정확히는, 절 입구에 놓인 두 개의 고토쿠(護仏) 인형 중 하나가, 자정이 지나면 절 복도를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이 이야기를 처음 들은 건 2019년 여름, 내가 일본 전통문화 관련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현지를 방문했을 때였다. 촬영 허가를 위해 해당 절을 찾았고, 절을 지키는 70대 노승이 조용히 이렇게 말했다.“인형 근처에선 자지 마세요. 따라오는 일이 있습니다.”농담인 줄 알았다.하지만 동행한 촬영감독은 그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굳었다.“이 .. 더보기
(공포썰) 셀카 속 뒤편, 0.5초의 그림자 그날 밤, 나는 평소처럼 침대에 누워 휴대폰으로 셀카를 찍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기분이 조금 가라앉은 날이었고, 뭔가 ‘기록’이라도 남기고 싶은 마음이었달까.사진을 찍고 나서 바로 보지는 않았다. 익숙하게 저장하고, 다른 앱을 열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우연히 갤러리를 다시 열었고, 방금 찍은 사진을 보게 되었다.처음에는 몰랐다.그런데, 확대해 보자 내 뒤편, 정확히 내 어깨 뒤에 무언가가 서 있었다.⸻흐릿한 형체. 사람의 얼굴 같았다.반쯤 웃고 있었고, 반쯤 찌그러져 있었다.사진을 연속으로 찍지 않은 게 다행일까. 아니면, 더 찍어봤어야 했던 걸까.나는 소름이 돋았다. 분명 방 안엔 나 혼자였다. 그때 방 문은 잠겨 있었고, 창문도 닫혀 있었다.다음 날, 사진을 지우려고 다시 확인했지만, 그 .. 더보기
(공포썰) 산속 캠핑장, 텐트 너머 또 하나의 숨소리 6월 중순, 친구 둘과 함께 강원도 깊은 산속에 있는 비공식 캠핑장으로 떠났다. 여름 성수기 전이라 조용하고, 인터넷에도 정보가 거의 없는 미지의 장소였다.정식 캠핑장이 아니었지만, 평평한 공터에 불을 지필 자리는 충분했고, 산림청에서 오래전에 폐쇄했다는 낡은 안내판만이 한구석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었다.첫날 밤은 평화로웠다. 장작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웠고, 술 몇 잔에 이야기를 나누다 모두 곯아떨어졌다.하지만, 나는 새벽 3시쯤 깼다. 소변이 급해서였다. 텐트 밖은 생각보다 밝았다. 아니, 달빛 때문이 아니라 무언가 ‘불빛’ 같은 게 은은히 산 쪽에서 비추고 있었다.⸻나는 손전등을 들고 천천히 숲 쪽으로 걸었다.그런데, 내 뒤에서 또 하나의 발소리가 들렸다.‘사각… 사각…’나는 걸음을 멈췄다.소리도 멈췄.. 더보기
(해외괴담) 스웨덴 외딴 산장, 숨 쉬는 벽지 겨울의 스웨덴 북부는 상상 이상으로 적막하다. 나는 번아웃 상태로 한 달간의 혼자만의 여행을 떠났고, 친구의 추천으로 외딴 산장 하나를 빌렸다. 인터넷도 안 터지고, 주변엔 마을도 없었다. 장작만 잘 피우면 따뜻했고, 창문은 두꺼운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다.그곳에 도착한 첫날 밤. 나는 무언가 ‘소리’를 들었다.창문도 닫혀 있고, 난방도 꺼져 있는데… 벽 쪽에서 들려오는 조용한 숨소리.처음엔 나의 숨소리가 울리는 줄 알았다. 하지만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같은 시간. 침대 머리맡 벽 쪽에서 아주 작고 일정한 숨소리가 들려왔다.“하-읍, 하-읍…”⸻셋째 날 밤, 나는 벽을 두드려봤다. 나무로 된 벽지 너머에서 ‘살짝 움찔하는 느낌’이 전해졌다.말 그대로, 벽이 반응했다.벽은 얇지 않았다. 석재 위에 오래.. 더보기
(공포썰) 노르웨이 피요르드 마을, 귀 없는 아이들 노르웨이 서부 피요르드 지역에는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작은 마을 하나가 있다. 나는 북유럽의 풍경을 찍기 위해 여행하던 중, 그곳에 우연히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린 뒤 버스를 타고, 다시 지프를 타고, 그리고 한참을 걸어야만 닿을 수 있는 곳이었다.마을의 이름은 ‘힐데르’. 사람들은 조용했고, 돌로 쌓은 담과 나무 지붕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언뜻 보기엔 동화 속 마을 같았지만,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그 마을의 아이들은 모두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있었고, 머플러나 두건으로 얼굴 옆을 가리고 다녔다. 처음엔 추워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이상한 건, 심지어 실내에서도, 벽난로 옆에서도, 아이들이 절대로 ‘귀’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나는 현지에서 만난 .. 더보기

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