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며느리 술먹이려는 시부모님, 이상한 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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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

임신한 며느리 술먹이려는 시부모님, 이상한 거 맞죠?

남편이랑 같이 보려고 글 써요.
남편 포함 시댁식구 전부 저보고 이상하다고 해서요.


일단 저 임신 17주 차고 두 번째 임신이에요.
처음 임신했을 때 유산이 되어서 마음고생 많이 하고 아기 가지려고 직장도 그만뒀어요.
남편과는 원래 주말부부였는데 제가 직장 그만두면서 남편 지역으로 내려오게 됐고요.
남편 직장있는 지역이 시댁과 같은 동네라
제가 내려오고나서 시부모님이랑 자주 왕래하고 지내요.

이번에 임신하고 너무 좋았는데 또 무섭기도 했어요.
한 번 안 좋은 일 겪은 경험이 있으니까 배로 조심하게 되고요.

그런데 입덧이 정말 미치게 심해서 음식을 제대로 먹는 게 없어요.
냄새도 못 맡겠고 위액 나올 때까지 토하기도 하고..
그래도 내 새끼 낳으려고 힘든 거면 참을만 해요.


남편이랑 시부모님이랑 한바탕 한 이유는,
그제 일요일에도 시부모님이랑 같이 점심을 먹었어요.
오리백숙 먹으러갔는데 전 냄새 때문에 밖에 나와서 그냥 앉아있었네요.
나중에 남편이 저 먹으라고 국물에 죽 한 거 들고 나왔는데
그것도 못 먹겠더라고요.
그리고 다 같이 차 타고 시댁 갈때도
남편이며 시부모님 옷에서 오리백숙 냄새 나는 것 같아서 계속 구역질하고 괴로워했어요.
(저도 유난 안 떨고 싶은데 그렇게 입덧이 너무 심해요 정말..평소엔 저도 오리백숙 진짜 좋아했어요..)

그리고 시댁에 도착했는데 어머님이 복숭아 깎으시더라고요.
제가 다른 건 입도 못대도 복숭아는 먹거든요.
그래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버님이 어머님한테 작년에 담근 포도 어쩌고
하면서 그걸 찾으시는 거예요.
낮술이라도 하시려나 싶었는데, 갑자기 그걸 꺼내오시더니
잔에 따라서 절 주시더라고요.
뭐냐고 하니까, 포도주스라고 먹으라고.
근데 냄새를 맡아보니까 딱 술인 거예요. 누군 술 안마셔봤나요.

그래서 술 냄새난다고하니까 발효된 거라서 그렇대요.
소주 이런 건 하나도 안 넣고 집에서 담근 거니까 몸에 좋다고;;
그래서 그래도 발효됐으니까 술은 술 아니냐고 했더니
시아버지가 주는 거니까 그냥 먹어도 된대요;;;

아니 무슨 시아버지가 주면 술이 술이 아닌게 되나요?
그래서 싫다고 했더니 시어머니가 복숭아 깎은 거 저한테 주시면서
본인도 저희 남편 가졌을 때 입덧 심해서 포도주랑 막걸리만 먹었다고
먹어도 된다고, 요즘 사람들은 너무 지나치게 조심한다고 뭐라고 하는 거예요.

제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남편 쳐다봤더니
남편은 '아 그래 엄마도 그랬어?'이러면서 저보고 먹어보라고.
술이면 어떠냐고 일단 먹는게 중요하지 않냐는데
순간적으로 너무 황당하니까 내가 잘못생각하고있나? 싶기까지 하더라고요.


그러다 다시 정신차리고 안 먹는다고 했는데,
30분을 계속 먹어라, 먹어라. 그래서 너무 짜증나서
배 뭉치는 것 같다고 피곤하다고 남편보고 가자고해서 나왔어요.
근데 남편이 집에 오는 길에 짜증을 내더라고요.

부모님이 생각해서 꺼내주신 건데 좀 먹으면 어떠냐고,
그래서 제가 내가 먹는 거 애기가 뱃속에서 같이 먹는다고,
태어나지도 않은 애가 독한 술 먹으면 제대로 크기나 하겠냐고 뭐라고 했더니
'그거 집에서 담근 거라 독한 거 아니야. 우리 엄마도 먹었다잖아' 이 말만 무한반복
그리고 냉전중인데, 어제 밤에 시어머니가 남편한테
포도주 싸줄테니까 몰래 저한테 먹여보라고 문자보낸 거 봤어요.
오늘 퇴근하는 길에 들러서 가져가라고요.


그래서 또 이게 뭐냐고 남편한테 따졌더니
'엄마가 너 생각해서 그러지' 이러고
아침에 나가면서는 자기가 그거 받아올테니까 말이라도 고맙다고 전화 한통 드리래요.


아니 임신한 며느리한테 술먹이려는 게 저만 이상한가요?
금요일에 정기 검진인데, 병원가서도 한 번 물어보려고요.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친구들한테 말하기도 뭐하고, 진짜 창피하네요.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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