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이라더니 "실업급여는 안 된다"는 사장님, 법대로 참교육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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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

권고사직이라더니 "실업급여는 안 된다"는 사장님, 법대로 참교육한 후기


직장 생활이라는 게 참 마음 같지 않더군요. 평생직장이라는 건 옛말이라지만, 막상 내가 다니던 곳에서 나가라는 소리를 들으니 참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제가 3년 넘게 몸 바쳐 일했던 회사가 경영 악화로 휘청거리기 시작했을 때, 저도 어느 정도 예감은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사장이라는 사람의 본색을 퇴사 직전에 확인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어느 평범한 오후였어요. 평소에도 입버릇처럼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강조하던 최 사장이 저를 사장실로 조용히 부르더군요. 무거운 침묵 끝에 나온 말은 역시나 "준영 씨, 미안하게 됐어. 이번 달까지만 정리하는 걸로 하세"라는 권고사직 통보였습니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던 터라 덤덤하게 알겠다고 대답했죠.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다음에 터졌습니다.


최 사장은 인심 쓰는 척 제 어깨를 두드리더니 넌지시 서류 한 장을 내밀더군요. "대신 준영 씨, 퇴직 사유에는 ‘개인 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라고 적어줘. 알다시피 권고사직으로 처리하면 우리 회사 신인도에 문제가 생기고 나중에 정부 지원금 받는 것도 끊기거든. 준영 씨가 우리 회사를 생각해서 마지막으로 양보 한 번만 해줘."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권고사직이 분명한데 자진퇴사로 적으라니요? 그렇게 되면 저는 당장 다음 달부터 생계를 책임져줄 실업급여를 한 푼도 못 받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3년 동안 회사를 위해 밤낮없이 일해온 대가가 고작 직원의 생명줄을 끊으라는 요구라니, 정말 환멸이 느껴지더군요. 저는 본능적으로 주머니 속 휴대폰의 녹음 버튼을 눌렀습니다.


최 사장은 제가 망설이자 표정을 싹 바꾸며 은근히 압박을 가했습니다. "나중에 다른 곳 이직할 때 평판 조회 오면 내가 좋게 말해줘야 할 거 아냐. 서로 좋게 좋게 가자고." 이건 명백한 협박이었죠. 저는 끝까지 대답하지 않고 사장실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사장이 직접 권고사직을 언급한 녹취 파일과 그동안 제가 했던 업무 일지, 단톡방의 퇴사 압박 대화 내용까지 싹 정리해서 고용노동청을 찾아갔습니다.
근로자의 권리는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거든요. 노동청에 진정서를 접수하고 며칠 뒤, 최 사장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평소의 점잖던 목소리는 어디 가고 "자네 사람이 왜 그렇게 야박해? 같이 일한 정이 있는데 어떻게 뒤통수를 쳐!"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군요. 하지만 저는 아주 차분하게 대답했습니다. "사장님, 정을 먼저 저버린 건 제가 아니라 사장님이십니다. 저는 그저 법에 명시된 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뿐이에요."


결국 노동청의 조사가 시작되자 최 사장은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권고 사유는 사실대로 정정되었고, 그 과정에서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며 미지급했던 연차 수당과 퇴직금 정산 오류까지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저는 덕분에 실업급여는 물론, 생각지도 못했던 수백만 원의 미지급 수당까지 싹 다 받아내고 당당하게 퇴사할 수 있었습니다.
나갈 때까지도 최 사장은 씩씩거리며 저를 노려봤지만, 저는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회사를 위해 개인의 권리를 희생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부당한 요구 앞에서 정에 호소하며 참는 건 호구가 되는 지름길일 뿐이에요.

혹시 지금 이 순간에도 비슷한 처지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절대 망설이지 마세요. 기록하고 증거를 모으세요. 법은 생각보다 여러분의 편에서 정당한 권리를 지켜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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