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진짜 이번 추석 때 겪은 일인데 아직도 생각하면 손이 떨린다. 내가 평소에 구두 수집하는 게 취미라 큰맘 먹고 지른 한정판 명품 구두가 하나 있거든. 해외 직구로 겨우 구한 거라 아까워서 집 안에서만 신어보고 박스에 고이 모셔둔 건데, 이번 명절에 우리 집으로 친척들 모이면서 사달이 났어.
제사 지내고 어른들 거실에서 과일 드시는 사이에 잠깐 방 비웠는데, 조카 녀석 방에서 조용하길래 들어가 봤거든? 근데 내 한정판 구두를 양발에 하나씩 신고 거실 바닥을 벅벅 긁으면서 "로봇 발이다!" 이러고 놀고 있는 거야. 그것도 모자라 구두 앞코에는 이미 알록달록한 네임펜으로 낙서까지 되어 있더라.
나 진짜 그거 보자마자 머리 하얘져서 소리 질렀거든. 근데 옆에서 과일 깎던 큰어머니가 나를 보더니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야, 애가 좀 신어볼 수도 있지 뭘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난리니? 저거 그냥 신발 아니야? 애 기죽게 왜 그래?" 이러는 거야.
내가 이거 한정판이고 가격이 수백만 원대라고, 지금 네임펜 낙서 때문에 가죽 다 망가졌다고 따졌지. 그랬더니 큰어머니 표정 싹 바뀌면서 "세상에, 신발 하나에 수백만 원? 너 진짜 사치스럽다. 돈 아까운 줄 모르네. 애가 뭘 안다고 낙서 좀 한 거 가지고... 나중에 내가 시장 가서 예쁜 구두 하나 사줄게." 이러면서 나를 무슨 정신 나간 사치꾼 취급하더라고.
우리 엄마는 옆에서 곤란해하고, 아빠는 친척들 앞이라고 참으라고만 하니까 속이 터져서 미치겠더라. 근데 마침 소파 위에 큰어머니가 애지중지하는 밍크코트가 떡하니 놓여있는 게 보이네? 그거 큰아버지가 회갑 선물로 사주신 거라고 아까부터 입이 마르도록 자랑하던 그 코트였어.
나는 여기서 지면 평생 호구 되겠다 싶어서 바로 조카한테 다가갔어. "준우야, 로봇 발 놀이 재미없지? 여기 더 폭신폭신하고 좋은 거 있는데, 이걸로 그림 그리기 놀이할까?" 하면서 그 밍크코트를 거실 바닥에 촤악 펼쳐줬지.
조카는 신나서 네임펜 들고 밍크코트 위로 올라탔고, 나는 거기다 대고 조카가 마시던 포도 주스까지 한 컵 시원하게 들이부었어. "어머, 준우가 미술 놀이하네? 너무 잘한다!" 하면서 박수까지 쳐줬지.
그거 본 큰어머니 진짜 비명 지르면서 달려오더라. "미쳤어! 이게 얼마짜린 줄 알아? 당장 안 비켜!" 하면서 조카 밀치고 코트 부여잡는데, 이미 코트는 포도 주스랑 네임펜으로 걸레가 된 상태였어.
내가 아주 차분하게 큰어머니가 했던 말 그대로 돌려줬지. "어머, 큰어머니. 애가 좀 그림 그릴 수도 있지 뭘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난리세요? 이거 그냥 털옷 아니에요? 애 기죽게 왜 그러세요."
큰어머니 진짜 얼굴 험악해져서 "이게 신발이랑 같아? 너 미쳤니?"라고 소리치길래 나도 눈 똑바로 뜨고 말했어. "똑같죠. 큰어머니 눈엔 제 구두가 시장 신발 같듯이, 제 눈엔 이 코트가 바닥 닦는 걸레 같거든요. 나중에 제가 시장 가서 따뜻한 패딩 하나 사드릴게요."
거실 분위기 순식간에 갑분싸 되고 큰어머니는 울고불고 난리 났는데, 나는 내 방 들어가서 문 잠그고 짐 싸서 바로 집 나왔어. 나중에 아빠한테 연락 왔는데 큰어머니가 세탁비 내놓으라고 난리 친다길래, 내 구두 견적서랑 감정서 사진 찍어서 보내주면서 "이거 먼저 변제해주시면 세탁비 고려해 볼게요"라고 하고 차단 박았어.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알고, 남의 소중한 물건 우습게 보는 인간들은 똑같이 당해봐야 정신 차린다. 명절 빌런들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니들도 참지 마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정답이다.
'레전드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레전드썰) 퇴사하면서 서버 비번 바꾸고 잠수한 신입새끼 고소해서 인생 실전 보여준 썰 (0) | 2026.03.25 |
|---|---|
| 층간소음 윗집 우퍼 스피커로 참교육한 썰 (0) | 2026.03.24 |
| 지하철에서 "나 임산부인데 자리 좀?" 우기던 여자, 배에서 베개 튀어나와 검거된 사이다 썰 (0) | 2026.03.09 |
| 복도 택배 상습 절도하던 옆집 캣맘, 경찰 부르고 인과응보 먹인 사이다 후기 (0) | 2026.03.08 |
| 워크숍 간다더니 여사친이랑 제주도 간 남친 부모님 단톡방에 생중계로 박살 낸 썰 (0) | 2026.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