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은인이라고 결혼해달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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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

생명의 은인이라고 결혼해달래요;;


미치겠어요 여러분들의 현명한 조언 구하고자 올려요
저는 27살 평범한 여자구요 돈좀 꽤나받는 직장에서
나름 직급달고 잘 일하고있습니다.
얼마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는데 원래 모르는
전화 잘 안받는 성격이라 안받았어요.
그날따라 기분이 안좋았던지라 더 신경도 안썼구요.
그런데 조금 있다가 문자가 하나 왔는데

?? - ㅇㅇ씨 ? ㅇㅇ씨 폰 아닙니까?

하고 왔더라구요. ㅇㅇ는 제이름이였고 발신자는
방금 제가 안받은 그 전화번호더라구요?
그래서 답장을 보냈습니다.

저 - 네 맞는데요. 누구세요?
?? - 아 ...^^; 저 ㅇㅇㅇ에요.
저 - 죄송하지만 기억이 안나는데...

생소한 이름이라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억이 안나는
거에요. 그래서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한참을 답장이
없더만 저 퇴근할때쯤에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받았더니 대뜸 하는말이 ㅡㅡ

?? - 이봐요...(한숨) 아무리 일주일전이래도 그렇지
생명의 은인 이름도 까먹을수가 있어요?
저 - 네?
?? - 저 저번주에 ㅇㅇ씨 버스정류장에서 같이 내려준
사람인데요...(또 한숨 ㅡㅡ)
저 - 아!...네...아...

사건의 발달은 이랬습니다. 저번주 화요일에 제가
야근을 하고 좀 늦게 퇴근을 했었어요.
그날따라 일도많고 중요한 미팅을 준비하느라
부랴부랴 업무마치고 겨우 막차 버스를 탔었어요.
버스안에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 두명, 신문
읽고있는 아저씨 한명, 등산복 차림의 아줌마 한명
그리고 어떤 젊은 남자 한명이 타고있었고 저는 원래
버스 맨뒷칸을 선호해서 버스 맨뒤로 가서 앉았어요.
졸려서 노래라도 들어야겠다 싶어서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다가 순간 잠들어버렸는데 누가 제 팔을 톡톡

.

 


치더라구요. 그래서 잠결에 눈을 떴는데 신문을 읽고
있던 아저씨가 제 바로 옆에 와서 앉아있다가 제 옷을
만지고 있는거에요 ㅡㅡ
분명 뒷문 바로 뒤에 앉아있던걸로 기억하는데;;
너무 놀라서 왜 내옷 만지시냐고 소리쳤더니
그 아저씨 표정이 확 굳어지더니 막 욕을하기 시작하면서 어린게 어디다 대고 소리지르냐고 내가 뭘 했는데
이 오밤중에 시끄럽게 하냐고 어이가 없다는듯이 시비를 걸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욱하는 성격이라 지지않고
반격했더니 아저씨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져서는
너 따라 내리라고 하는거에요. 그말에 순간 당황했는데 갑자기 제 팔을 잡고 끌고가더라구요? 벨 눌르면서
기사양반! 버스멈춰! 소리치면서 버스 정류장에서
저 끌고 내리려길래 발버둥 쳤어요. 근데 버스 기사님은 커녕 앉아있던 아줌마랑 남학생들은 놀란 눈으로
쳐다만 볼뿐 아무도 안도와주더라구요? 너무 밉고
무서웠는데 아저씨는 어두캄캄하고 인적드문
정류장에서 저를 끌고 내리려고 하고있고 그와중에
문열어준 기사아저씨는 제일 밉고 너무 어쩔줄 몰라
죽기살기로 버텼는데 아저씨가 밑에서 잡아당기니까
저도 떨어지다시피 내리게됐어요. 주위에 사람은 아무도 없고 차들도 별로 안다니고 밝은장소도 아니였어서
아저씨가 해코지 할까봐 너무 무서워서 다시 버스타려고 하는데 제 팔을 잡고 안놔주는거에요. 그상황이 되니까 저도모르게 놀라서 주저앉았는데 그때 버스에서 젊은
남자가 따라 내려서 제 팔을 잡은 아저씨 팔을 그대로
잡더니 뿌리쳐줬어요. 그러면서 아저씨보고
뭐하는짓이냐고, 아저씨가 먼저 이 아가씨한테 이상한짓한거 아니냐면서 뭐때문에 시비걸면서 버스에서 내리게 하냐고... 경찰에 전화하는척 하면서 빨리 가시라고
막아주는거에요. 그래서 그 남자 뒤에 숨어서 울고
있으니까 아저씨가 저보고 너 운좋은줄 알라면서 눈을 부릅뜨고 혼자 갔어요... 안심이 되서 떨어트린 가방
줍고 울먹이면서 젊은남자보고 고맙다고 그쪽
아니였으면 큰일날뻔했다고 했어요. 근데 남자가 머쓱해 하면서 저보고 명함을 달라는거에요.
갑자기 그 상황에 명함이라니 의아해서 네?
하니까 자기가 야간 편의점 알바를 가야하는데 늦었다고, 원래도 더 늦을까봐 그냥 있으려다가 아가씨 끌고
내리는거보고 저건 아닌것같다 싶어서 알바고 뭐고 따라 내린거였다고 하면서 자기가 요즘 지각을 많이해서 한번더 늦으면 짤린댔는데 당신 구하느라 늦은거니까
좋은일 한다고 늦은거 증거좀 가져간다나 뭐란다나;;
말을 횡성수설 이상하게 하면서 제 명함 가져가서 이런사람 구하느라 늦었다..
변명한다고 그런거라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속으로
'알바는 거짓말이고 내 번호 따가려고 그러나?'
싶어서 일단 고맙기도 하니까 명함을 줬어요.
본인 이름도 말해주더라구요.

.

 


그리고 다음날도 그다음날도 연락이 안오길래
아 나한테 관심이있었던게 아니고 진짜 알바가 늦은거였나? 하고 그냥 신경 껐었어요.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는데 이렇게 연락이 왔구요.
그사람을 A라고 할게요 ㅜㅜ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대충 생각나는대로 적어볼게요

저 - 아...그때는 감사했습니다...
A - 그렇죠? 저아니였으면 큰일날뻔 하신거에요
세상이 어떤세상인데 모르는 아저씨랑 싸우고 그래요. 조심해야죠^^? (웃음)
저 - (뭐지..?) 네...그러게요.도와주셔서 감사했어요.
A - ㅎㅎㅎ 그래도 저 덕분에 무사하셨네요~ 집에도 편안히 들어가셨을거구요~ 그쵸그쵸?
저 - (??) 네...
A - 근데 저는 아니였는데~
저 - 네?
A - 저는 안편했다구요~ (찡찡거림)
저 - 아...왜요?
A - 왜긴왜에요 ㅜㅜ 결국 짤렸어요! 짤!림! 알바...

아...말투 극혐... 저렇게 이상하게 말하는 사람 처음이였어요 ㅡㅡ 막 울먹거리지를 않나
짤렸다는걸 강조하질 않나...;;

저 - 아 어떡해요...?
A - 어떡하긴 어떡해요ㅋ ㅇㅇ씨가 저 책임져야죠~

이때까지는 장난인줄 알았죠...;;

저 - 저때문에 괜히... 죄송해요.
A - 에이ㅋ 뭘 괜찮아요. 덕분에 예쁜 색시 얻었네요
저 - 아...ㅎㅎ...;; 근데 왜 전화하셨어요...?
A - ?? 저 책임저주셔야죠~? 튕기시기는 ㅋ
저 - 네?
A - 아~~ 정말 너무하신다?! 제가 ㅇㅇ씨 생명의 은인인데 이러기에요?
저 - ......
A - 솔직히 그때 저 아니였으면 큰일날뻔 했잖아요?
(어이없다는듯이) 그때 그 아저씨 가방에 칼같은거라도 들어있었으면 어쩔뻔했어요? ㅇㅇ씨 진~짜! 큰일날뻔했던거에요... 요즘 인신매매 얘기도 많고... 사고도 많이 일어나는데... 좀 양심 없으시다 ㅎ
완전 큰일날뻔 하셨는데.

큰일 큰일을 계속 강조하더라구요 ㅡㅡ
있을수도 있는일이지만 너무 극적으로 몰아가더라구요? 그래서 어이가 없어서...

저 - 아...네 그건 감사하게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보상원하셔서 전화하신거에요?
A - 아니~ 솔직히 생각좀 해보세요~ ㅇㅇ씨 능력되고 얼굴도 예뻐, 몸매도 좋고 성격도 좋아보이는데 그 밤에 큰일났었으면 남은 인생이 너무 아까웠을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마침 ㅇㅇ씨
살려준거라니까? 대신 저는 알바 잘렸고요~
그러니까 ㅇㅇ씨가 저 책임져줘야죠...??

진짜 진심 너무 짜증나서 대답도 안했어요.
어이가 없어서 ㅡㅡ 처음보는 남자한테서 몸매 좋다는 소리 듣는것도 기분 나빴고 너무 무례한거에요. 그래서 그냥 전화 끊으려다가 저 구해주다가 알바짤렸다니까 그냥 내치지는 못하겠고
그냥 제가 한달치 알바비는 보상금이라 생각하고 드린다고 했어요.

A - 이야~ 역시 좋은 회사 다녀서 그런지 돈도많으신가보다. 그정도는 껌값이죠 그쵸그쵸? 근데 그걸론 부족하잖아요? 저는 누구때문에 직장에서도 짤렸는데 ㅜㅜㅜ 저좀 책임져요~
저 - 하... 아까부터 대체 무슨말을 하시는거에요;;
솔직히 감사한건 감사한건데 그게 인생을 책임지고 말고 할정도는 아니였잖아요? 우길걸 우기셔야죠.
A - ㅇㅇ씨 웃긴다ㅡㅡ 저는 누구때문에 직장에서도 짤렸다니까요?

솔직히 편의점 알바가 직장인가요??
누가 들으면 번듯한 직장 다니는 사람인줄 ㅡㅡ

저 - 죄송한데요 이만 끊을...
A - (말 자름) ㅇㅇ씨 머리 좋은줄 알았더니 별로 안좋은가봐? 그렇게 좋은 회사 다니면서 왜 머리가 안굴러가요... 확률적으로 생각좀 해봐요. 내가 직장에서 짤렸을때가 더 심각한지 ㅇㅇ씨가 그때 큰일날뻔했을때가 더 심각한지.

진짜 말도안되는 얘기만 하던데...
짜증나서 죄송해요~ 하고 그냥 끊었는데 계속 전화가 오고 문자로 자기 책임져달라고 하고 결혼은 언제하면 좋겠냐, 나는 모아둔 돈이 별로 없는데 ㅇㅇ씨는 돈이 많을테니 집은 ㅇㅇ씨가 하는걸로 하자, ㅇㅇ씨가 예쁘니까 아기도 ㅇㅇ씨를 닮으면 참 좋겠다 등등... 수치스럽고 황당한 얘기들만 계속 문자로 보내요. 저희 회사도 알고 제이름 제 번호 제 직급 제 메일도 알텐데 이 싸이코를 어떻게 처리하죠?
세상 살다보니 이런일도 다 있네요...
이렇게 미친사람은 처음봤어요. 이상한짓할까봐
무섭기도 하고...
경찰에 신고한다고 해도 어떤 사유로 신고하는게
나을까요? 조언좀 부탁드려요....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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