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엄마 아빠 사이가 좋지 않았고, 가정폭력에 엄마는 몇 달간 외가댁에 가 있기도 했어요.
경제적 사정은 가면 갈수록 안 좋아지는 것 같았고, 대학 4년 내내 학자금 한 번도 마련 못 해서 대출받고, 왕복 5시간 거리 통학하면서 알바해서 생활비하고 가끔 여윳돈 있으면 조금씩 상환해서 졸업하니 2300만원 정도 대출금 쌓여있더라구요.
인턴으로 바로 취업해서 한 달에 100만원 가까이씩 1년 동안 갚아나갔고,
다음 해에 월급 좀 오르니 엄마가 대출금 갚는 것 보다 적금 모으는 게 이자율이 더 낫다고 적금 들라고 하길래
나는 대출금 쌓여있는 게 싫다고 대출금 먼저 갚을 거라고 했는데 며칠 후에 마음대로 3년 동안 월 140 가까이 드는 적금 들어왔더라구요.
엄마가 이미 입금했으니 돈 이체하라며... 3년 후에 5000만원 목돈 만들어진다고 하면서...
왜 마음대로 적금 들어왔냐고 싸우는데 엄마 못 믿냐는 말에. 엄마는 널 생각해서 그랬다는 말에...
싫다고 안 보냈으면 됐는데 이미 만들었으니 꼭 넣어야 하는 건 줄 알고 매달 엄마한테 이체했어요.
들고 싶지 않았던 적금이라 짜증 나서 엄마가 통장 준다는 것도 그냥 믿어야지 하면서 됐다고 했는데...
심지어 생활비도 20만원씩 엄마한테 계속 주던 상황이라 오히려 취업하고 나서 제 용돈이나 알바할 때 월급이나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였어요
1년에 10만원 정도씩 월급 오르니 엄마가 생활비 5만원씩 올려달라고 하길래 그건 딱 잘라 거절했고 3년 동안 한 달에 160 가까이 엄마한테 갖다 바쳤네요.
그리고 만기일자가 다가와서 5천만원 나오면 대출금 갚고 남은 돈으로 뭐 할까 고민하면서 엄마한테 통장 보여 달랬더니 말을 돌리네요? 뭔가 이상해서 계속 달라고 여러 번 말했는데 그때마다 뭔가 회피하는 듯하다가
며칠 후 할 말이 있다며 적금 깨서 주식 투자하고 땅 샀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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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관리해준다고 해서 적금 들라고 돈 주고 생활비 주고 자식은 한 달에 40도 안 되는 돈으로 아껴 쓰고 일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어도 못 그만두고 있는데 세상에 이런 부모가 어디 있는지... 아빠는 엄마 탓만 하고 다 알면서도 저한테 한 마디도 안 했더라구요
적금 해지하고 나서는 둘이서 다 닦아 썼나 봐요
태어나서 처음 당한 사기가 엄마 아빠한테 당한 거네요
다 써버린 건 아니라고 변명하며 돈 굴려보려고 나름 열심히 한 거라는데 왜 한마디 상의도 없이 그러는 걸까요? 그때도 자식이 자기 소유인가? 자식 돈이 자기 돈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어이도 없었고, 분노하며 울부짖으니까 결혼할 때 다 준다고 하길래 당장 달라고 하니까 지금은 주식 투자한지도, 땅 투자한지도 얼마 되지 않아서 안 된다고 하더라구요
결혼할 때 도움받을 생각 하나도 안 했고 그래서 혼자 열심히 모아보려고 했었는데 정말 뒤통수 맞은 느낌이었어요
그러고 2년 동안 엄마 얼굴 볼 때마다 돈 달라는 소리가 목까지 올라오고 엄마가 엄마처럼 보이지도 않지만, 또 매일 얼굴 보고 사니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지내고 있어요
아 그러고 나서 집에는 한 푼도 안 줍니다
결혼할 때 되면 제 돈 준다는데 매달 카드 연체금 갚으라고 통지 오는 걸 보면 돈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학자금 대출은 어떻게 해서든 아빠가 갚아준다길래 그러라고 했어요
혼자 적금 들 거 들고 못 갔던 여행도 다니고 사고 싶은 것도 사고 일도 그만뒀어요
얼마 전에 엄마 아빠가 또 싸우길래 시끄러워서 나가고 싶다고 하니까 아빠가 나가 살라고 하길래
돈 줘! 나가 살게!!!
하니까 엄마 아빠 둘 다 아무 말도 못 하고...
늦둥이 동생도 성인 돼서 알바 시작하니 용돈 달라는 엄마입니다... 하 진짜 노답
그러다 재난지원금 얘기가 나왔어요
엄마가 재난지원금 신청하라고 말 꺼내면 아빠는 알아서 한다며 자꾸 짜증을 내더니 카드로 하면 다 같이 못쓰니까 상품권으로 받는다길래 공평하게 나눠주려나 보다 했어요
그러고 한동안 말이 없어서 아까 엄마한테 재난지원금 받았냐고 물어봤더니 받았는데 엄마가 사업자로 등록돼있어서 카드로 긁고 100만원 들어온 거 고스란히 아빠 카드값 갚는데 썼다고 하네요
성인 되고 나선 용돈도 안 받고 저희끼리 악착같이 벌어 쓰고 솔직히 나가 살고 싶어도 그 돈 떼먹은 엄마 아빠 때문에 나가 살지도 못하고 있는데
재난지원금 25만원 처음부터 없어도 상관없었고
힘들어서 우리가 좀 써야겠다 상의 한마디라도 했으면 알겠다고 했을 거예요
근데 왜 상의도 없이 홀랑 써버리고 남들 다 먹는다는 소고기 아니 치킨 한 마리도 안 시켜주면서
그렇게 너무나도 당연하게 우리한테 배당될 돈 썼다는 게 어이가 없고
좋은 부모님들 많은데 왜 하필 우리 엄마 아빠는 이 모양 이 꼴인지
재난 지원금 받아서 겨우 한다는 게 우리가 쓰지도 않은 카드값 메꾸는데 사용한 건지 진짜 한심하네요...
엄마 아빠 믿었던 저도 자책하고 싶고 엄마 아빠는 원망스럽고 떼인 돈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미래가 없어요
이게 마지막이 아닐까 봐 더 암울하네요...
어디 말할 데도 없고 익명의 힘 빌려서 하소연합니다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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