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지기 친구가 로또 당첨 용지 들고 튀길래 교도소로 보내버린 사이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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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

15년 지기 친구가 로또 당첨 용지 들고 튀길래 교도소로 보내버린 사이다 후기



사람의 본성은 평소에는 절대 알 수 없다는 말을 이번에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저에게는 고등학교 때부터 모든 비밀을 공유하며 형제처럼 지내온 15년 지기 친구 녀석이 하나 있었습니다. 우리는 매주 토요일이면 습관처럼 로또를 사고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일주일의 피로를 푸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토요일 저녁이었습니다. 제가 단골 편의점에서 만 원어치 로또를 샀고 녀석은 옆에서 담배를 사며 구경하고 있었죠. 제가 고른 번호 중 하나가 유독 느낌이 좋길래 녀석에게 이 번호 진짜 대박 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술자리가 무르익었을 무렵 로또 당첨 번호가 발표되었습니다. 저는 떨리는 마음으로 휴대폰을 꺼내 녀석과 함께 큐알 코드를 찍어보았습니다. 그런데 화면에 뜬 숫자를 보는 순간 저희 둘 다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찍은 번호 중 5개와 보너스 번호까지 정확히 일치하는 2등 당첨이었습니다. 당첨 금액은 약 6천만 원이 조금 넘는 거금이었죠. 저는 너무 기쁜 나머지 녀석을 껴안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런데 녀석의 표정이 묘했습니다. 축하한다는 말 대신 녀석은 제 손에 있던 로또 용지를 낚아채더니 아주 진지한 얼굴로 말하더군요.
사실 아까 네가 번호 고를 때 내가 슬쩍 옆에서 말해준 번호 섞여 있잖아. 그러니까 이거 우리 공동 소유나 마찬가지지. 일단 내 지갑에 안전하게 보관해둘게. 너 지금 술 취해서 잃어버릴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저는 당연히 농담인 줄 알고 웃으며 돌려달라고 손을 뻗었습니다. 하지만 녀석은 정색하며 용지를 주머니 깊숙이 넣더니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떴습니다. 그리고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도 녀석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불안한 예감이 엄습해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제 번호는 차단된 상태였습니다. 15년을 믿어온 친구가 고작 6천만 원에 제 등에 칼을 꽂고 도망간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날 밤 한숨도 자지 못하고 배신감에 몸을 떨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녀석의 집으로 찾아갔지만 이미 녀석은 자취를 감춘 상태였습니다. 녀석의 부모님께 연락드려도 모르는 일이라며 되레 저보고 우리 애를 도둑 취급하느냐고 화를 내시더군요. 녀석은 그사이 인스타그램에 호캉스를 즐기는 사진을 올리며 보란 듯이 제 당첨금을 자기 돈인 양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녀석은 로또가 무기명 채권이라 용지를 들고 있는 사람이 주인이라는 사실만 믿고 까불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녀석이 간과한 게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제가 평소에 모든 것을 기록하고 데이터화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이었죠.
저는 곧바로 변호사를 선임하고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녀석은 용지만 있으면 장땡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법은 그렇게 허술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경찰에 세 가지 결정적인 증거를 제출했습니다. 첫째는 제가 로또를 구매했던 편의점의 시시티브이 영상이었습니다. 제가 현금으로 결제하고 용지를 받아 주머니에 넣는 모습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습니다. 둘째는 당첨 직후 제가 녀석에게 보낸 카톡 대화 내용이었습니다. 녀석이 용지를 들고 화장실 간다고 했던 직후 제가 보낸 왜 안 오냐 로또 용지 돌려달라는 메시지에 녀석이 실수로 잠시만 기다려봐라고 답장을 남겼던 기록이 남아 있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로또를 사면 당첨 확인 전에 항상 사진을 찍어두는 습관이 있었는데 당첨 직후 제가 녀석 옆에서 용지를 들고 찍은 인증샷에 용지의 고유 일련번호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던 것입니다. 경찰은 이 증거들을 바탕으로 녀석을 점유이탈물횡령이 아닌 특수절도 및 사기 혐의로 수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녀석은 이미 당첨금을 수령해서 일부를 유흥비로 탕진한 상태였습니다.
녀석은 경찰 조사에서도 끝까지 자기가 산 거라고 우기다가 시시티브이와 일련번호 증거가 나오자 그제야 무릎을 꿇었습니다. 자기가 순간적으로 욕심이 났다고 한 번만 봐달라고 울며 불며 매달리더군요. 녀석의 부모님까지 찾아와 제 발치를 붙잡고 합의해달라고 애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단호했습니다. 6천만 원이라는 돈보다 15년의 신뢰를 짓밟은 그 비겁함이 더 용서가 안 됐기 때문입니다. 저는 합의금은커녕 녀석이 탕진한 금액까지 전부 민사 소송을 통해 받아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결국 녀석은 형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치소로 향했습니다. 녀석이 쓴 돈과 변호사 비용까지 합치니 당첨금보다 훨씬 많은 빚을 지게 되었고 녀석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저는 녀석이 쓴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당첨금을 모두 회수했고 추가로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받아냈습니다. 주변에서는 친구 사이에 너무한 거 아니냐고 수군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저는 개의치 않습니다. 돈 앞에서 괴물로 변하는 사람을 친구로 둔 제가 불행했던 것이지 그 괴물을 처단한 제 선택은 틀리지 않았으니까요.


이번 일을 겪으며 돈은 사람의 본성을 비추는 가장 투명한 거울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6천만 원은 제게 큰돈이지만 그 돈을 잃었더라도 저는 녀석의 본습을 알게 된 것에 감사했을 것입니다. 물론 지금은 돈도 되찾고 빌런도 처리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시원한 결말이죠. 여러분도 혹시 주변에 너무 가깝다는 이유로 경제적인 경계를 허물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조심하십시오. 탐욕은 가장 가까운 사람의 얼굴을 하고 당신의 뒤통수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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