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 비번 몰래 알아내서 내 속옷 서랍 뒤진 시어머니 도어락 바꾸고 연 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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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

신혼집 비번 몰래 알아내서 내 속옷 서랍 뒤진 시어머니 도어락 바꾸고 연 끊었습니다


결혼하고 반년 정도는 정말 꿈만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남편은 다정했고 저도 직장 생활과 살림을 병행하며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고 있었죠. 하지만 그 행복은 아주 우연한 계기로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맞벌이라 낮에는 집이 비어 있는데 퇴근하고 돌아오면 아주 미묘하게 집안 가구의 위치가 바뀌어 있거나 제가 정리해둔 옷가지들이 조금씩 흐트러져 있는 느낌을 받기 시작한 겁니다. 처음에는 제 기분 탓이겠거니 넘겼지만 어느 날 화장당 구석에 숨겨두었던 제 비상금 봉투 위치가 바뀐 것을 보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도둑이 든 건가 싶어 남편에게 물어봤지만 남편은 네가 건망증이 심해진 거 아니냐며 오히려 저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세웠습니다.
결국 저는 남편 몰래 거실과 안방이 잘 보이는 곳에 작은 홈캠 하나를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사무실에서 일을 하던 중 휴대폰으로 날아온 움직임 감지 알림을 확인하는 순간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현관문 비밀번호를 아주 자연스럽게 누르고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시어머니였습니다.

반찬이라도 가져다주러 오신 건가 싶어 지켜보는데 시어머니의 행동은 제 상식을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거실을 한 바퀴 슥 훑어보더니 곧장 안방으로 들어가시더군요. 그리고는 제 화장대 서랍을 하나하나 열어보며 립스틱 색깔까지 품평하듯 쳐다보시더니 급기야 안방 안쪽에 있는 속옷 서랍까지 거침없이 열어젖혔습니다.
화면 속 시어머니는 제 속옷들을 하나하나 들춰보며 혀를 끌차더니 혼잣말로 중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옷 꼬락서니 하고는... 살림은 뒷전이고 이런 데만 돈을 처바르니 우리 아들이 고생이지. 쯧쯧 손끝 매운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시어머니는 제 일기장까지 들춰보려다가 전화가 오자 그제야 방을 나갔습니다. 저는 손이 부들부들 떨려서 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퇴근하자마자 남편에게 홈캠 영상을 보여주며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따졌습니다. 비밀번호는 언제 알려준 거며 왜 허락도 없이 남의 집 안방까지 뒤지게 두느냐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반응이 저를 더 절망하게 만들었습니다. 남편은 영상을 보더니 대수롭지 않다는 듯 허허 웃으며 그러더군요. 야 엄마가 우리 잘 사나 궁금해서 좀 챙겨주려다 그런 건데 뭘 그렇게까지 화를 내? 우리 엄마 깔끔한 거 알잖아. 지저분한 거 보이면 정리 좀 해주고 싶으셨겠지. 네가 예민한 거야. 부모 자식 사이에 비밀번호 좀 공유할 수 있는 거 아니니? 남편의 그 뻔뻔한 표정을 보는 순간 제 안에서 무언가 툭 하고 끊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저를 지켜주기는커녕 시어머니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효도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려는 그 남자를 보니 이 결혼의 끝이 보였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친정 식구들에게 연락했습니다. 평소 저를 끔찍이 아끼던 오빠들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오빠들은 당장 차를 몰고 저희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남편은 갑작스러운 처남들의 등장에 당황해서 어버버거리고 있었죠. 저는 오빠들과 함께 제 짐을 하나하나 싸기 시작했습니다. 결혼할 때 제가 해온 가전과 가구들 중 제 명의로 된 것들은 전부 용달차를 불러 실어 보냈습니다. 남편이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소리를 지르며 막아섰지만 오빠들이 앞을 가로막자 입도 뻥긋 못 하더군요.


짐을 다 뺀 텅 빈 거실에서 저는 도어락 비번부터 바꿔버렸습니다. 그리고 멍하니 서 있는 남편의 발 앞에 이혼 서류를 던져주었습니다. 네 엄마랑 평생 그렇게 사생활 없이 행복하게 살라고 말해주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나왔습니다. 다음 날 시어머니로부터 수십 통의 전화와 욕설 섞인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감히 시어머니를 도둑 취급하고 아들 집 비번을 바꾸느냐며 당장 무릎 꿇고 빌라고 기세등등하게 나오시더군요. 저는 시어머니가 제 속옷 서랍을 뒤지며 험담하던 영상을 그대로 시댁 단톡방과 친척들이 모여 있는 대화방에 올렸습니다.
며느리 사생활 뒤지면서 욕하는 게 시어머니가 할 짓이냐고, 이런 집안이랑은 단 일 분도 같이 살 수 없으니 법정에서 보자고 딱 한 마디 남기고 단톡방을 나왔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시아버님께 엄청나게 꾸지람을 듣고 시어머니는 집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남편은 뒤늦게 잘못했다며 매일 퇴근하고 저희 집 앞으로 찾아와 빌고 있지만 저는 이미 마음을 굳혔습니다. 저를 지켜줄 의지도 없고 본인의 집과 부모님의 집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남자와는 미래를 함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변에서는 너무 극단적인 대처가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 가장 소중하고 사적인 공간인 안방과 속옷 서랍까지 유린당한 기분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릅니다. 그것을 방관한 남편은 가해자와 다를 바 없습니다. 저는 지금 비록 좁은 친정집 제 방에 누워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편안합니다. 더 이상 누군가 내 물건을 뒤질까 봐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고 제 가치를 깎아내리는 말을 듣지 않아도 되니까요.
인생에서 가장 비싼 수업료를 치렀다고 생각하려 합니다. 이제는 제 인생의 비밀번호를 그 누구에게도 쉽게 넘겨주지 않을 것입니다.

진정한 가족이라면 서로의 선을 존중하고 지켜줘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진리를 이번 기회에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의 선을 넘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 참지 마세요. 한 번 열린 문은 갈수록 더 활짝 열리게 마련이고 결국 당신의 영혼까지 갉아먹을 테니까요. 제 사이다 대처가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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