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캠코더를 샀는데, 안에 테이프가 들어 있었다. 재생해보니 평범한 가족 영상이었다. 그런데 끝날 즈음… 카메라가 나를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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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나는 빈티지 수집을 취미로 하고 있었다. 특히 아날로그 전자기기를 모으는 걸 좋아해서, 서울의 한 벼룩시장에서 오래된 캠코더 하나를 구입했다. 일본 브랜드의 90년대 모델로, 겉은 다소 낡았지만 작동은 양호했다.
집에 돌아와 전원을 켜자, 안에 테이프 하나가 들어 있었다. 궁금해서 재생해봤다.
처음 몇 분은 평범한 영상이었다. 어린아이의 생일 파티, 엄마 아빠의 웃는 얼굴, 촛불 끄는 장면들. 오래된 영상 특유의 따뜻한 색감이 묘하게 쓸쓸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20분쯤 지났을 때부터 영상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집 안 조명이 꺼져 있고, 카메라는 고정되어 거실을 찍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소파, 창밖의 어둠. 몇 초마다 ‘딸깍’ 소리와 함께 화면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 후, 영상의 마지막 몇 초. 화면이 검은 상태에서 카메라가 갑자기 흔들리며 벽을 비췄다. 그리고… 문 틈 사이로, 눈이 하나 보였다.
나는 등골이 서늘해져 영상을 멈췄다. 다시 테이프를 앞으로 감아 재생하던 중, 마지막 장면이 나타났다.
카메라가 천천히 돌아서, 거울을 비추고 있었다.
거울 속엔, 내가 있었다.
내 방. 내 옷. 내 뒷모습.
그 테이프가 녹화된 날짜는 분명 15년 전이었다. 그런데 영상 마지막엔, 지금의 내가 찍혀 있었다.
놀란 나는 캠코더 전원을 껐고, 테이프를 꺼내려 했지만 고장이 났는지 열리지 않았다. 화면엔 단 하나의 문구가 떠 있었다.
“REC – 녹화 중”
나는 전원선을 뽑았고, 캠코더는 꺼졌다. 며칠간 그 캠코더를 장롱 깊숙이 넣어두었다.
하지만 이상한 건, 내 핸드폰 앨범에 낯선 영상이 하나 생겨 있었다.
침대 옆, 내가 자는 모습을 찍은 영상. 흔들림 없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그리고 마지막, 창문 너머에서 ‘무언가’가 고개를 들이밀고 있었다.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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