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정선군 사북역. 막차 열차에서, 좌석에 없는 ‘네 번째 승객’을 봤다는 기관사의 제보가 이어진다. 문제는, 해당 좌석은 비어 있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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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겨울, 나는 정선의 작은 기차역인 사북역을 종종 이용했다. 기차는 하루에 몇 번밖에 없고, 밤 9시를 넘기면 막차가 출발한다. 관광객보다는 지역 주민이 주로 타는 노선이었다.
그날도 나는 조용히 막차에 올라탔다. 객차는 텅 비어 있었고, 나를 포함해 단 세 명만이 타고 있었다. 객차 중앙에 앉아 책을 읽던 중,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가… 계속 나를 ‘바라보고 있는’ 느낌.
고개를 들었을 때, 반대편 좌석 끝에 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 검은 패딩, 마스크. 하지만 그 모습은 어딘가 흐릿했다. 이상하게도, 그 승객은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시선만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
잠시 뒤, 열차 내 방송에서 기관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승객 여러분, 혹시 네 번째 분 계십니까? 현재 확인된 좌석은 세 분입니다. 마지막 탑승기록이 맞지 않아… 다시 확인 중입니다.”
나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그 사람’은 탑승기록에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용기를 내어 그 좌석을 다시 쳐다봤다. 그런데… 아무도 없었다.
다만, 그 자리엔 사람이 앉아 있었던 듯한 눌린 좌석 자국과, 시트 위에 놓인 검은 장갑 한 쌍이 있었다.
열차는 사북역에서 정선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도착 후 기관사가 나를 따로 불렀다.
“실은 이 노선, 몇 년 전 사고 있었어요. 사북에서 정선 가던 중, 눈 덮인 산길에 열차가 멈췄고… 한 여성이 실종됐죠. CCTV에도 모습이 찍히지 않았어요. 하지만 항상 ‘네 명’이 탑승했다고 기록됩니다.”
그날 이후, 그 노선에는 특별한 안내가 붙었다.
“좌석이 비어 있어도, 절대 확인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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