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썰) 그 여자와 눈이 마주친 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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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썰

(공포썰) 그 여자와 눈이 마주친 날부터


“사람 눈이 참 이상한 게… 한 번 마주치면 잊히질 않아.”

그는 그렇게 말하고, 잠잠하던 라면 국물을 휘저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처음엔 헛소리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눈을, 나도 봤다.



나는 작년 겨울, 워킹홀리데이로 독일의 함부르크에 있는 작은 호스텔에서 일하게 되었다. 건물은 낡았지만 아늑했고, 주로 배낭여행자나 단기 체류자들이 많이 묵었다.

그 호스텔엔 이상한 전통이 하나 있었다.

“302호는 창문 커튼을 절대 걷지 마.”


이유는 알려주지 않았다. 단지 그렇게들 말했을 뿐이다.

첫날, 나는 우연히 그 방 청소를 맡게 되었다. 커튼은 반쯤 열려 있었고, 그 사이로 회색빛 바깥이 보였다. 그리고… 어떤 여자가 거리 건너에서 방을 응시하고 있었다.

검은 외투, 짧은 단발, 말라붙은 얼굴.

그녀는 302호 창문을, 정확히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나는 급히 커튼을 닫고 방을 나왔다. 그리고 그날 밤부터, 악몽이 시작되었다.



꿈속에서, 나는 항상 같은 구조의 골목을 걷고 있었다. 그 골목은 구부러지고 좁고, 항상 안개가 끼어 있었다. 꿈속의 나는 누군가에게 쫓기듯 걷다가, 항상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그리고… 거기, 그녀가 서 있었다.

그녀는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히 내게 말을 걸었다.

“내가 보인 거야. 이젠 못 잊지.”



이상한 일은 계속됐다. 호스텔 손님 중 하나가 302호에 투숙한 다음 날 아침, 얼굴이 창백해진 채 체크아웃을 했다.

“밤새 창문에서 누가 날 보고 있었어요… 안쪽에서요. 저는 분명 혼자였는데…”

나는 그 방을 확인하러 올라갔다. 창문 유리에 희미하게 손자국이 남아 있었고, 그 중심엔, 눈을 그린 듯한 흐릿한 얼룩이 있었다.

그날 저녁, 나는 주인 아저씨에게 묻기로 했다. 그는 말없이 지하 창고로 나를 데려갔다.


거기엔 오래된 사진 한 장이 있었다.

옛 호스텔이 지어지기 전, 그 자리에 있던 건물. 전쟁 시기, 외국인 여성 한 명이 머물던 곳이었다고 했다. 도시가 포격을 맞고 무너질 때, 그녀는 그 건물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되었다.

눈이 멀어 있었다고 한다. 창밖을 오랫동안 응시하다가, 그대로 굳어버렸다고.



그 이야기를 들은 그날 밤, 나는 다시 꿈을 꿨다. 이번엔 그녀가 내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이제는 네가 볼 차례야.”

그 순간, 나는 눈을 떴다. 새벽이었다. 창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커튼 사이로, 그 눈이 보였다.


그녀는 이젠 꿈이 아니라, 현실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곧 호스텔을 떠났다.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고, 그 기억을 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어젯밤, 내 방 창문에 손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다시 꿈에 나왔다.

“너, 나랑 눈 마주쳤잖아.”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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