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 초 결혼한 38살 평범한 남자입니다
아내는 28살이고요
우리 아기는 7개월이에요
여기까지가 평범한 우리가족 소개고요..
장모님 소개를 하자면
정확히 쓰면 알아볼 사람들이 있을까봐
나이는 40년대생 정도로만 밝히겠습니다..
(아내가 굉장히 늦둥이입니다)
장모님은 옛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신다고
항상 말씀하시고
취미도 서예, 판소리, 가야금 등등
전통에 관한 걸 배우러 다니십니다
여기서부터 본론입니다.. 서론이 길어서 죄송합니다;;
우리 아기는 7개월이라 말을 못합니다
네 말로 하지 못하니 울음으로 대신하죠
그런데 울 때마다 장모님이 가위를 들고 오십니다
가위로 울지말라고 협박하는 건 아니고요..
착착 가위소리가 나게 가위질을 하시면서
탈춤(?)같은 동작을 하십니다
그러면서 노래도 부르십니다
민요인데 원래 제목은 꽃타령이라고 하더군요
그걸 엿타령으로 개사해서 부르십니다
(엿 사시오 엿을 사시오 엿을 사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의 엿이로구나)
하도 들어서 외웠습니다..ㅠㅠ
아기가 더 신생아일 땐 잘 안 보이고 잘 모르니까
그냥 있었는데
한두달전쯤부터 좋고 싫음이 분명하게 생기더니
장모님이 가위들고 춤추면서 노래하실때마다
더 자지러지게 웁니다ㅠㅠ
무서워하는 게 제 눈에는 보여요
하지말라 여러번 부탁 드렸는데
처음엔 엄청 서운해하시다가 이젠 듣지도 않으십니다
애는 어차피 말 못하니까 좋든 싫든 울음으로 표현한대요
그러니까 울어도 괜찮고
사실은 너무 웃기고 좋아서 배꼽잡고 우는 거랍니다
그리고 가위질과 엿타령 개사는
사라져가는 옛 것(엿장수를 의미하는듯)을 찾지않는
지금 세태에 대한 비판이라나 뭐라나 ㅠㅠ
어쨌든 그걸 우리 아기가 어릴 때부터 접해서
깨어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답니다 ㅠㅠ
이 지경이 되도록 아내는 뭐하고 있냐고요..?
옆에서 우리 엄마 재밌다며 박수치고 좋아합니다
차라리 울 때마다 분유를 주는 게 낫겠습니다
울면 안아주지도 못하게 하시고 저러시는데
정말 속이 터져서...후..
아내가 열 살이나 어리니
웬만한 건 내가 참자 참자 항상 그러고 사는데
더이상은 못참겠고 아내도 제3자 의견을 들어보자기에
이렇게 판을 선택했습니다..
고민하고 싫어하는 제가 이상한 건가요?
많은 조언 부탁드려요...ㅠㅠ
ㅡ후기추가합니다..
아내가 보면 상처받을 거 같아서
남길까 말까 고민하다가 의견주신분들께 감사해서 추가합니다..
아침에 아내랑 판 댓글 같이 보면서 진지하게 얘기했습니다
아내는 적잖이 충격받은 눈치더니
막 울면서 오빠도 댓글에 있는 사람들처럼
우리 엄마 나이많다고 생각까지 늙은 사람 취급하냐며
엄마가 건강해서 가위질에 맞춰 춤노래도 하실 수 있는 거라고...
막 우네요
어쨌든 이해는 안되지만 다수가 그렇다니 인정하겠다며
결국 아내가 장모님께 전화해서 잘 말했습니다
그렇게 잘 끝난줄 알았는데
장모님요?..
오전에 오셨는데 어디서 구하셨는지
진짜 엿가위를 구해오셨어요
엿가위를 직접 보신적 있나요? 기가막혀서 ㅠㅠ
네이버에 엿가위 쳐보세요... 아...
자신이 생각이 짧으셨다며
엿장수 춤을 추려면 도구부터 제대로 된 걸로 해야
애도 더 즐겁지 않겠냐면서
냄비에 물 끓이시더니 엿가위 열탕소독 하시겠답니다
그럼 위생적이어서 안 위험 하대요
열탕소독 하시는 뒷모습 보고 허탈해서 그냥 출근했습니다
후...지금은 더도말고 덜도말고
제 인생에 더이상 쓸 후기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봐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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