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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썰) 산나물 우리 형이 초등학생일 때의 이야기다. 당시 나는 아직 태어나기 전이었다. 형이 초등학교 5학년일 때, 봄에 할아버지와 함께 가까운 산에 산나물을 캐러 갔었다고 한다. 찾고 있던 것은 두릅이라고 하는 나물로, 싹의 줄기에 가시가 나 있지만 봄에 나는 싹으로 튀김을 만들면 무척이나 맛있다. 형은 그 산에서 자주 놀곤 해서 두릅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몰라도 산길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랬기 때문에 할아버지에게 두릅의 특징에 관해 설명을 듣고 나서 형은 혼자서 서슴없이 산 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형은 두릅을 캐는데 몰두해서 평소에는 멀리서 보기만 하고 들어가지는 않던 곳까지 갔다. 결국 마음에 들만큼 많은 두릅을 캐내고 돌아가려는데, 가까운 곳에서 인기척이 났다고 한다. 주변을 돌아보자 10 미터 정도 떨.. 더보기
(괴담) 책상 밑에서 새로 옮긴 회사에서 막 일이 손에 익어갈 무렵의 일입니다. 그 때 나는 작은 회사에서 사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날 나는 다음날까지 마감인 서류 작업 때문에 잔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사장님도 함께 남아 작업을 도와주셨지만 그 날은 다른 볼 일로 먼저 돌아가셔서 사무실에는 나만 있었습니다. 작업을 한참 하는데 남자친구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하지만 일이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바쁘다고 답장을 하고 다시 일에 몰두했습니다. 시간은 그리 늦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슬슬 일이 마무리 되어가서 커피라도 한 잔 마시려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그 때 갑자기 문에서 [콩콩] 하는 소리가 작게 울려퍼졌습니다. 순간 깜짝 놀랐지만 피곤해서 잘못 들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커피 자판기는 사무실 .. 더보기
(괴담) 어렸을 때 꾸던 꿈 재작년 3월 말 체험한 이야기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막 잠이 들 때쯤 비슷한 꿈을 자주 꾸었습니다. 먼저 흰색과 회색의 파도 무늬가 보입니다. 그리고나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아!] [어떻게 된거야?] [꿰뚫고 나갔어.] [조금 당겨 봐... 무리야?] [어쩔 수 없네...]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꿈입니다. 일어나고 나서는 잊어버리지만 꿀 때마다 매번 [아, 또 그 꿈이야.]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나는 재작년 3월 유산했습니다. 그 당시 나는 자궁 수술 때문에 마취를 하게 되었습니다. 마취를 하고 정신이 가물가물해질 무렵 나의 눈 앞에 흰색과 회색의 파도 무늬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곁에 있던 간호사 두 사람이 그 동안 내가 꿨던 꿈에서 나왔던 것과 똑같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더보기
(공포썰) 전화카드 밖에 나다니는 일이 많지만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으신 숙모님이 한 분 계신다. 언제나 공중전화를 사용하시기 때문에 가게에서 100개 단위로 파는 전화카드를 사서 쓰고 계셨다. 주로 홍보용으로 만들어져서 광고가 뒤덮인 전화카드였지만 숙모님은 상관하지 않고 쓰시는 듯 했다. 맨 위쪽에 있는 카드부터 한 장씩 뽑아서 쓰고 있었는데, 어느날은 조금 이상한 전화카드가 나왔다고 한다. 그것은 50대의 여성이 정성스럽게 화장을 한 채 흰 꽃에 파묻혀 넋을 잃고 눈을 감고 있는 사진을 앞면에 찍어놓은 전화카드였다. [뭐지, 이게?] 숙모님도 50대였기 때문에 같은 나이대의 여성이 그런 모습으로 누워있는 사진은 왠지 기분 나쁘게 느껴졌다고 한다. 카드에는 오직 사진만 찍혀 있고 광고는 없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개인이 .. 더보기
(괴담) 소개받은 집 중학교에 다닐 때 집이 불에 타버렸다. 그 집은 나무로 만들어진 오래된 집으로, 비가 새기까지 하는 낡은 곳이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 가족 모두가 이 집을 마음에 들어해서, 애착을 가지고 살고 있었다. 만약 집에 인격이 있다면 그녀(집)도 우리를 좋아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당시의 나는 그것을 지극히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불이 난 원인은 이웃집의 누전이었다. 집은 여러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주택가였다. 겨울철, 건조한데다 나무로 지어졌던 우리 집은 순식간에 타들어갔고, 우리는 몇시간만에 집을 잃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새로운 집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나날이 시작되었다. 어느 날 나는 꿈을 꾸었다. 불타버린 집에 혼자서 남아있는 꿈이다. 꿈 속에서 집은 옛날과 다름 없는 모습이었다. 나는 .. 더보기
(괴담) 썩어가던 것 어린 시절,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일들. 그리고 그 기억. 나중에서야 그 당시의 인상과는 다른 사실을 알아차리고 소름 끼치는 일이 자주 있다. 예를 들자면 내가 초등학생이었던 때의 일이 있다. 학교를 다닐 때 가던 길은 한 쪽이 논인 시골길이었다. 도중에는 망해버린 마네킹 공장이 있고, 그 너머에 싸구려 과자 가게가 있었다. 마을은 논 저편에 있어 점처럼 보일 뿐. 마네킹 공장은 이미 망한지 시간이 좀 흘렀던 모양이어서, 사람이 일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폐쇄된 공장 부지 구석에는 이리저리 흩어진 마네킹의 잔해가 쌓여 있고, 그것이 철조망 사이로 보였다. 그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어쩐지 기분을 나쁘게 했다. 공장 부지는 폭이 넓은 도랑이 둘러싸고 있어 지독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흐리고 썩.. 더보기
(괴담) 프랑스 인형 실화입니다. 나는 10년 전쯤 혼슈의 중앙에 있는 현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나는 어느 맨션에 살고 있었는데, 그 맨션의 옆에는 커다란 빈 집이 있었습니다. 시골이었기 때문에 땅은 넓고 풀은 무성해서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에 얽히기 딱 좋은 곳이었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내가 그런 재밌어 보이는 곳에 흥미를 보이지 않을 까닭이 없었습니다. 결국 친구 S와 함께 탐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낮인데도 그 곳은 어쩐지 어둑어둑하고 키랑 비슷한 정도까지 자라난 풀이 가득해 무서웠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들어가기 위해 정문으로 가 봤지만 역시 문이 잠겨져 있어서 뒷문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는 창문이 있었습니다. 오래된 탓에 흐릿하기는 했지만 안의 모습이 어떤지는 대충 볼 수 있었습니다. 안에는 어찌된 영문인.. 더보기
(해외괴담) 홈페이지 주소 1998년 10월, 내가 미국의 대학에서 경험한 이야기다. 미국 대학에서는 어떻게든 과제로 레포트를 쓰게 된다. 물론 PC를 사용해서 작업하고 있었다. 내가 다니던 대학에는 50대 정도의 컴퓨터가 갖춰진 연구소가 여러동 있었다. 학생들이 여기서 컴퓨터를 쓸 수 있었기 때문에 밤새도록 레포트를 작성하곤 했다. 그 날도 나는 여전히 레포트 작성에 바빴다. 저녁 식사를 끝마치고, 기숙사에서 짐을 챙겨 컴퓨터가 있는 연구소로 들어가 PC 앞에 앉았다. 당시는 매일 매일이 똑같이 돌아가고 있어 지긋지긋하다고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연구소의 PC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었다. 아직 보편적으로 사용하던 웹브라우저가 [모자이크] 였던 시절이다. 홈페이지라고 해봐야 연구자들이 연구 성과 발표용으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고, 그.. 더보기
(괴담) 머리 맡에서 중얼거린 것은 중학생일 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뇌수술 후 신경후유증이 심했던 나머지 돌아가실 때는 대단히 고통스럽게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례식의 밤샘을 하게 되었습니다. 친척들은 1층에서 자고 있었지만 부모님과 나는 2층의 외할아버지가 쓰시던 방에서 자게 되었습니다. 밤 중 삐그덕거리며 누군가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눈을 떠 어둠 속을 보고 있자니 문이 슥하고 열리고, 죽은 외할아버지가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외할아버지는 이부자리 주변을 빙빙 돌아다녔습니다. 마지막에는 어머니 머리맡에서 중얼중얼 무엇인가를 되뇌인 후 또 계단을 삐그덕거리며 내려가는 것입니다. 다음날 부모님이 [어젯밤 아버지가 오셨어요.] 라며 이야기한 것을 듣고 꿈이 아니었던가 싶어서 무서워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 더보기
(레전드 괴담썰) 타임 워프 12년전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나의 형은 근처에 사는 Y라는 여자와 사귀고 있었다. Y는 밝고 성실한데다, 무엇보다 미인이었다. 솔직히 성실한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형에게는 과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Y의 집에는 빚이 조금 있었던 모양이었고, 부모님은 두 사람의 결혼을 심하게 반대했다. 형은 몇번이나 부모님께 Y와의 결혼을 인정해달라고 매달렸지만, 부모님 역시 완고하셨다. 화를 참을 수 없었던 것일까. 형은 아버지의 차에 Y를 태우고 그대로 사라졌다. 당시에는 화도 내고, 형을 찾아다니기도 했지만 몇년이 지나도록 형과 Y가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드디어 형의 일도 서서히 기억 속으로 사라져 갈 무렵이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그 날은 왠일인지 일이 일찍 끝나서 나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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