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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 지하실 문 내 아르바이트 동료 중에는 어두운 분위기의 여자 아이가 한 명 있었습니다. 조금 안절부절 못하는 것 같으면서도 과묵한 느낌의 아이입니다. 그다지 정이 가는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나는 그 아이와 둘이서만 근무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일이 좀 한가로울 때는 여러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야기를 나눠도 신이 나지 않았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서로 이야기를 나눌 화제가 없었습니다. 취미가 전혀 겹치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스포츠를 하는 것도 좋아하고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녀는 스포츠에 전혀 흥미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게임을 좋아하지만 나는 비디오 게임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음악의 취향도 완전히 틀렸습니다. 책을 좋아한다는 점은 같았지만, 좋아하는 책의 종류가 미묘하게.. 더보기
(괴담) 있을 리 없는 손 나는 매년 비슷한 시기에 감기에 걸립니다. 1월 말에서 2월 초에 걸쳐서, 그것도 39도를 넘나드는 고열이 찾아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6, 7년 정도 전이었습니다. 바로 그 사건이 일어난 뒤부터였습니다. 그 날 나는 밤 중 갑자기 심한 역겨움을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엄청난 역겨움. 몽롱한 정신으로 화장실로 뛰어들고, 정신을 차리니 아침이었습니다. 당시 학생이었던 나는 그 날 학교를 쉬었습니다. 고열로 인해 도저히 학교에 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감기에 잘 걸리지 않았던 탓에 이런 고열은 처음 겪는 일로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그로부터 2주일 동안 나는 집에서 아파 누워 있기만 했습니다. 체력은 떨어져서 일어서는 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더보기
(괴담) 내 옆에만 몇년전의 일입니다. 히로시마현에서 살고 있던 때, 부모님이 사시는 집으로 가기 위해 신칸센을 타게 되었습니다. 아마 지금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히로시마발] 열차는 자유석으로 판매되서 원하는 곳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명절 시즌이었기 때문에 점점 사람들이 타기 시작해 결국 좌석은 모든 자리에 사람이 앉아 버렸습니다. 결국 통로에도 사람들이 잔뜩 서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어째서인지 내 옆자리에는 아무도 앉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통로에 가득 차서 서 있는 사람들 중 단 한 명도 내 옆에 앉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굳이 다른 사람을 끌어와 앉힐 수는 없었기에 그저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오사카역을 지나가자 드디어 한 아주머니가 내 옆에 앉으셨습니다. 바로 전 역까.. 더보기
(괴담) 이해할 수 없는 헤어짐 내가 어릴 때 겪었던 일입니다. 하지만 기억이 부분부분 애매한 곳이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을 무렵, 근처에 자주 같이 놀던 여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그 아이를 만났던 적이 없었습니다. 주변에 사는 아이라면 한번쯤은 만났을 법도 하지만 부모님과 그 아이가 마주친 일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가끔 우리 집에서 놀자고 그 아이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서 거절했습니다. 또, 놀고 있던 도중 갑자기 [나 이제 갈게.] 라고 말하는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데 꼭 그 아이가 떠나면 몇 분뒤에 부모님이 나를 데리러 오셨습니다. 하지만 내가 그 아이의 집에 놀러간 적은 있었습니다. 나무로 지어진 작은 집이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낡아보이는 분위기의 집이었습니다. 나 역시 그 아이의 부모님을.. 더보기
(괴담) 같이 가자 그 친구를 A라고 해보자. A를 어떤 녀석이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리더라고 대답할 것이다. 사람을 끌어들인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잔잔한 성격에 반해 저절로 주변에 사람이 끌리는 그런 녀석이었다. 그런 A의 오토바이 동료 중에 B라고 하는 남자가 있었다. B는 뭐랄까, 자기 페이스만을 중시하는 성격이어서, 함께 드라이브 하는 도중에 혼자 마음대로 앞으로 치고 나가고 해서 다른 이들을 난처하게 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실은 마음이 여린 성격이고 나쁜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에 친구들도 그럭저럭 이해해주고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고 한다. [반마다 한 명씩 있는 악의는 없지만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폐를 끼치는 사람이야. 4차원이라고 할까... 엄청 친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이가 나쁜 것도 아.. 더보기
(괴담) 친절해 보이는 여자 12년전이었나, 내가 초등학교 1학년인가 2학년 때 있었던 일이다. 당시 우리 가족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부모님은 맞벌이로 일하고 계셨기 때문에 거의 매일 친구 집이나 근처의 고모집에 나를 맡겨놓으셨다. 그 외의 시간에는 주로 공원에서 놀고 있었다. 일단 열쇠는 가지고 있었지만, 부모님께서는 초등학교 저학년이다보니 절대 혼자서는 집 문을 열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아마 뒤에서 도둑이라도 따라들어오면 큰일 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날도 나는 아파트 창문에서 바로 보이는 공원에서 친구와 함께 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머리가 긴 여자가 공원에 들어와 매우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이름이나 다니는 학교, 좋아하는 음식 같은 걸 물어봤던 것 같다. 잠시 후 친구가 [이제 어두워졌으니까 집.. 더보기
(괴담) 저 손님 무서워 이모가 어렸을 때, 외갓집은 민박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여름이면 해수욕객들이 잔뜩 밀려들어와서 그럭저럭 장사는 잘 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남자가 하룻밤 묵게 해달라며 찾아왔다. 남자는 무엇인가를 두려워하는 듯, 계속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경계의 시선을 늦추지 않았다고 한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남자에게 방을 내주고, 평소처럼 아무 차이 없이 보통 손님으로 대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 초등학교 입학도 하지 않았던 이모가 그 남자를 흘깃 보더니 갑자기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울음을 멈추지 않고 큰 소리를 지르는 이모에게 이유를 물어봤더니, 이런 대답을 했다고 한다. [저 손님, 너무 무서워!] 손님에게 실례되는 말이다보니 결국 이모는 다른 방으로 옮겨서 겨우 재웠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날 이른 .. 더보기
(레전드썰) 나이트 메어 큐브 오늘 여기에서, 내가 9년 전부터 계속 고통받으며 후회해온 공포의 기억들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실제로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여기 이렇게 쓰는 것만으로도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억의 무게가 조금이라도 가벼워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9년 전의 체험. 그것은 내가 어느 보험 회사에 입사해서 3년째가 된 직후에 일어났습니다. 나는 계장이었고, 내 밑에는 4명의 부하가 있었습니다. 그 중 3명(I군, T군, Y씨)는 1주일에 2번씩 언제나 함께 술을 마시러 갈 정도로 친했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이 이야기와는 상관 없기 때문에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그 날도 우리는 4명이 함께 단골 술집에서 술을 마신 뒤 더치페이로 계산을 하고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갑작스레 I군이 정확히 사과 한 개 정도가 들어갈 크기.. 더보기
(괴담) 꿈에 나온 유령 일년 정도 전, 어머니가 이른 아침에 산책을 하러 나갔다 교통 사고를 목격했습니다. 미니밴과 오토바이가 부딪히고, 오토바이의 사람이 높이 떴다가 움직이지 않아서 [상당히 많이 다쳤나보다...] 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어머니 외에 목격자는 없었기 때문에 [여기서 도망가야겠다.] 라고 생각한 어머니는 충격을 받아 비틀거리면서 언짢은 기분으로 집에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는데, 문득 머리 맡에 머리가 박살 난 여자가 서 있었다고 합니다. 피투성이가 된 얼굴을 하고... 그 꿈을 꾸었을 때는 어머니는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사람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 그 사람은 죽어버린걸까...?] 어머니는 우울해지면서도 무서운 모습이 계속 떠올라 참을 .. 더보기
(괴담) 12년 전의 사진 우리 형은 머리가 대단히 좋았지만 다른 사람을 대하는데 서투른 사람이었습니다. 지나치게 착실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바보 취급 당하거나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줄곧 고민하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대학을 휴학하고 쉬고 있던 형이 갑자기 [그림 공부가 하고 싶어요.] 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확실히 형은 어렸을 때부터 매우 그림을 잘 그렸습니다. 하지만 워낙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좋은 대학에 들어갔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 나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들과 어울리지 못해 우울증이 심해졌을 때, 의사가 그림을 그리면 더 우울증이 심해질 것이라는 말을 해서 그림은 그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휴학 중이라고는 해도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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