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에게 딸가진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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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

시부모님에게 딸가진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대요

30대 중반 동갑부부입니다
남편은 예전부터 아들아들 하던 사람인데
아이가 안생겨 검사를 받았는데 둘다 정상이더라고요
나이가 있어 인공수정을 진행했고 한번에 성공하여 딸 쌍둥이를 낳았습니다

남편의 실망은 이루 말할데 없었지만 그래도 자기를 쏙 빼닮은 자식이니 사랑해주고 이뻐해줬고요
아이들이 커가면서 애교도 부리고 사랑한다고 뽀뽀도 해주고 하니 이사람 딸바보가 되더라고요
저야 뭐 딸을 더 좋아하고 저도 자매로 컸기에 자매의 좋은 점을 알고 있으니 남편이 서서히 변화되는 모습이 좋았고요

아이들이 커서 재롱잔치를 하고 곧 방학이라 친정에 며칠 가 있겠다고 말했습니다
전에도 애들 방학때마다 종종 다녀왔고 길어봤자 3~4일이고요
그런데 남편이 어제 이러더군요
나는 이제 딸을 낳아서 더 좋다고 생각한다
너가 친정부모님에게 연락도 자주 하고 그렇게.손녀들을 며칠씩 볼 수 있고 하는 걸 보면 나도 나중에 자식의 근황을 알 수 있고 손자손녀들도 며칠씩 볼 수 있고 더 좋은 것 같다 다른 것 보다도 키우면서도 넘 이쁘고 나중에 커서도 딸이 더 잘하는 것 같다
라고 하더라고요

이 사람이 뭔 얘기를 하려고 이러나... 아들아들하던게 미안해서 그러나... 싶어서 듣고있자니
그래서 말인데 우리부모님한테도 효도할 기회를 줘라
애들 데리고 이번 한번은 시댁에 가주면 안되냐..
말문이 막히더라고요

시부모님 결코 좋은 분들 아니고요
저를 부려먹지 못해 안달난 분들이고 자기 아들 빨아먹는 세마리 기생충으로 저랑 저희 딸들 취급하시고 인공수정할때도 니가 부족해서 하는 거 아니냐 의심하시고 딸 쌍둥이라 했을때도 남들은 아들 잘만 낳는데 넌 왜 하필 딸만 둘이냐 막말하셨어요 시어머니 뿐 아니라 시아버지도 남편은 하늘이라고 남편 떠받으며 살으라고 그리 말씀하시고 애들 갖기 전에 저 직장생활 할때도 일하니 애가 안들어선다고 얼마나 욕하셨는지 몰라요

그래도 병신같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 부모님이니 때되면 안부전화 드려 애들 사진 보내드려 동영상 보내드려
아무리 못해도 한달에 한번씩 찾아뵙고 그래요
이젠 저도 부당한 대우 받으면 가끔 말대꾸도 하고시부모님도 그나마 마니 수그러드셨지만 아직도 서운하고 서러운 감정 남아있고요
그런데 저더러 시댁가서 남편도 없이 3~4일을 보내라니

그래 내가 시댁에 간다 치자
우리 부모님은 내가 오면 아이들이랑 시간을 보내시고 데리고 나가시고 놀아주시고 장난감 사주시고 밥해주시고 나를 쉬게 해주시고 아이들을 사랑해주시고 애들도 외할아버지할머니를 잘 따른다
너희 부모님은 애들을 사랑하신다면서 놀아주지도 않으시고 나만 부려먹을테고 애들도 어색해한다
너도 없는데 가서 뭐하냐 나만 죽도록 고생하다 오는 길이다
백번 양보해서 그렇게 효도하고 싶으면 하루 월차내서 주말껴서 3일 다녀오자
나 친정 갈때 넌 한번도 안갔지만 나는 같이 가주겠다
어차피.시부모님이 보고싶은 건 나나 손녀들이 아니고 너고 효도할 기회 주겠다고 했더니 그건 아니래요
친정부모님한테 살갑게 하는 것처럼 자기 부모님한테도 그렇게 해달래요 딸 가진 재미를 느끼게..

어찌 그게 그렇게 귀결되냐 어이없고 말도 안되는 소리니 그만 얘기하자 했더니 어제부터 찬바람 붑니다
이 사람 답답하고 꽉 막힌 부분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게 어떻게.이런 식으로 발전되는지 참 기가 막힙니다

딸 가져서 좋대요 행복하대요 저보고 친정 부모님 께 잘하는 모습이 자기의.미래를 보는 것 같아서 흐뭇하대요
그러니 자기 부모님께도 그 재미를 맛보게 해주고 싶다니 이게 무슨 개풀뜯어먹는 소리인지

아니 자기 부모 보러 가자는데도 싫다 하는 사람이 무슨 효도를 한답시고 ㅡㅡ 심지어 남편은 직급도 높고 월차내는 게 눈치보이지도 않고요 회사 분위기도 그런 걸 부담주는 편도 아니며 연말이라 한가한 편입니다
효도는 내가 아니고 니가 하는 거며 내가 셀프효도 하자 한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 라고 메신저했더니
내가 그렇게 해주면 자기 부모님들이 얼마나 좋아하겠녜요.. 나보다 본인 부모님의 성격을 모릅니다...

뭐라고 해줘야할까요
전 절대 남편없이 시댁에 내려갈 생각은 없습니다
어이가 없는데 뭐라고 해줘야 남편이 그나마 알아먹을지 조언좀 해주세요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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