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님한테 말대꾸했는데 수습이 안되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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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

시어머님한테 말대꾸했는데 수습이 안되요 ㅠㅠ

아이고ㅠ

결혼 1년 조금 안된 소심한새댁이에요

오늘 시어머니한테 대들고? 말대꾸하고? 감당이 안되서 잠이 안오네요

여긴 기발한 아이디어 넘치는곳이니 조언 부탁드려용

간단히 소개하자면

시어머니는 야시과고
저는 곰과에요

사실 저도 결혼전엔 스스로 야시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집살이 하는 꼴을 보니 답답이 곰이었네요ㅠ


시어머니는 진짜 야시라서 딱 듣는순간엔 그냥 아무말도 아닌데 곱씹을수록 열받게 만드는 화법을 구사하세요

근데 솔직히 제가 곰이라서 말 속에 뼈를 눈치못채고 웃어놓고 뒤늦게 빡치는거일수도 있어요

예를 들면
친척분들 소개하는 자리에서

"우리 작은 며느리 이쁘지? 뭘해도 이뻐 죽겠어~ 내가 차려주는 밥도 잘 받아먹어~ 하지말라면 진짜 안해~ 요새애들 안같고 너무 순수하고 순진해~"

완벽히 똑같지는 않지만 이런식으로 이야기하세요

이거 디스맞죠?
근데 진짜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 웃으면서 아이고 귀엽다~~라고 웃으면서 이야기 할 정도로 진짜 귀여워서 하는 말처럼 들려요
저도 그런줄 알았구요

뒤늦게 아..가만 있으란게 빈말이었구나 생각이 들면서
그럼 저 이쁘단 말은 진짜야?
앞으로 눈치있게 굴라는 뼈있는 말인가?
하고 곱씹게 되더라구요

참고로 그 차려준 밥 앉아서 받아먹은건 결혼 전 인사가서 딱 한번밖에 없어요ㅠ



또 결혼해서 집들이할때 1박2일로해서
아침상에 미역국 끓였거든요
친정에서 미역국에 들깨를 넣는데 남편이 처음 먹어본다고 너무 맛있어하길래 친정식으로 끓였구요

그걸두고 아침에 한술 뜨시더니 맛있다고 막 칭찬하시는데 막상 식사 마칠때보니 어머님, 아버님 두분 다 국이 그대로인거에요
내심 아~국이 입맛에 안맞으셨구나..하고 죄송해하고 있는데

거기다대고 저희 어머니 또 해사하게 웃으시면서

"아버지 미역국 딱 한수저 드셨어~침도 안들어갔으니 냄비에 다시 붓자, 버리기 아깝다"

여기까진 괜찮아요

"우리 아들 이런거 먹어? 장가잘갔다 야~~"

이거 칭친이에요?
다 남겨두고? 아버지 한수저밖에 안드셨다고 본인이 말씀해주셔놓곤?

기분상해 남편한테 슬쩍말했더니 꼬아서 듣지말래요
진짜 칭찬한건데 제가 고깝게 들은거래요ㅠ

또 제가 무쌍큰눈이고 남편은 유쌍큰눈이에요
글서 우리끼린 2세가 누굴닮든 눈은 안전빵이다 하는데

어머니가 티비에 이쁜 여자 연옌 나올때마다 쌍커플이 참이쁘다, 참하다 하시면서 다른데 말고 쌍커플 칭찬을 하세요
거기다 여자는 쌍커플있어야 미인이다 하시면서..
그래서 남편이 00이(저) 쌍커플없어도 이쁘다고 해주면 해사하게 웃으시면서
"그~래~작은애도 이쁘지~"하시는데

글로만 읽으면 여기서 기분나쁘다하는 제가 자격지심같은데요
그..있어요 여자라면 느낄 수 있는 묘한시선? 뉘앙스?
아 진짜 표현이 안되는데..ㅠ

어쨋든 저런 쌍커플 찬양을 매번하세요
"작은애도 이쁘지~"
라고도 매번 하시지만 이쁘진 않지만 이쁘다고 해줄께~라는 느낌으로!

아 답답ㅠㅠ
저 진짜 글 못쓰네요ㅠ


암튼 저런식으로 웃으면서 기분상하게하는 화법이거든요

글서 제가 저희 어머니한테 감정이 좀 안좋아요

그래도 남편이나 대놓고 티를 못내는게
대화내용 자체는 칭찬이니까..
웃으면서 이야기하시니까..

제가 빽!하면 저만 이상한년될거 같아서..
또 시어머니 이길 자신도 없었구요ㅜㅠ

어머님이 술집..이라긴 좀 그렇고
꼬지집? 투다*같은..
그런 저녁장사를 오래하셔서 그런지 정말 야시에요ㅠ
직업비하는 아닌데 혹시 기분나쁘신분 계시다면 미리사과 드릴께요ㅠ


어쨋든 저 나름대로 대처라고 하는게 모르는척이거는요

어머님말속에 뼈가 있든없든 표면적인 말만 듣자
깊게 생각하지 말자
하지말라면 하지말고
이쁘다면 이쁜거고
맛있다면 맛있는거다
이렇게 맘먹었으나 잘 안되요ㅠ

매번 뒤늦게 울컥
아니면 혼자서 울컥ㅠ


그러다가 오늘 (자정 지났으니 어제인가요?ㅠ 어쨋든 일요일) 사고쳤어요ㅠ

오늘 제 사촌동생이 결혼해서 결혼식에 갔다가
저녁에 시어른들 모시고 외식을 했어요

저희 친정이 외갓집 위주로 아주아주 단합이 잘되요
친정엄마가 5남매고
형제계모임이 한달에 한번 있는데 지난 2년간 단 한명도 결석이 없었다면 이해가실까요?
(부부동반 총10명ㅋ)

오늘도 잔치 끝나고 저희 친정집에서 뒷풀이가 있었구요
저희 엄마가 맏이고
오늘 잔치치른 외삼촌 집에는 강아지가 4마리라서
저희 엄마 집으로 모인거에요

그런 단합을 남편이 엄청 신기해하고 멋있게 생각해요

그래서 식사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1.집도 좁은데 다들 앉으실 자리나 있으시겠니

2.아들~가서 수발도 좀 들고 사위노릇 좀하지~사돈 어른들 체면도 살리게~
아~너희까지가면 가뜩이나 좁은데 불편하시겠다

3.자고들 가신다니?(아니요) 어휴 다행이다 좁은집에 주무실데도 없을텐데 자고 간다했음 거절도 못하고 사돈 어른들 마음 불편하셨을거다

4.형제들이 사이가 좋은거 너무 부럽다~원래 부모가 물려준 재산이 없으면 자식들이 사이가 좋아~그래서 나도 있는 돈 다쓰고 죽으려고~
그니까 우리 죽거든 너희 형제사이좋게 지내
사돈댁 형제들처럼~


아놔ㅠ저희 시댁이나 친정이나 노후 준비해둔 수준 비슷해요

단지 지금 시댁 사는집은 34평이고
친정은 24평이에요

시댁은 아들이 둘이니까 34평이 필요했을지 모르지만
저는 외동딸이라서 24평에서 불편함 전혀없이 자~~알 살다가 결혼했어요

말만 들음 시댁은 무슨 대저택인줄 알겠네요ㅠ

매매가는 시댁이나 친정집이나 도찐개찐인데 무슨 평수부심을 그리 부리는지ㅠ

특유의 해사한 말투로 저리 말하는데 이집 남자들은 전혀 문제점 발견못한 눈치고
저혼자 뭐가좁아요, 한두번 모였나요 하면서 대수롭지 않은척 대답은 하는데 속에 천불이 나데요


딱히 진짜 열뻗칠만큼 히트칠만한 말도 없었는데 야금야금 열받다가 혼자 터졌어요

쏘주도 딱 한잔밖에 안마셨어서 술김이라고 핑계댈수도 없고ㅠㅠ(시댁가면 반주로 한두잔씩은 늘 받아서 먹었어요ㅠ)

그것도 혼자 화장실 다녀와서 다른 이야기하시는데 다다다다ㅠㅠ

대충 저희 외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유산을 물려주셨는지 안물려주셨는지 나도 모르는데 어머니가 어찌아시고 그리말씀하시냐

사돈집 좁은게 진짜 걱정되서 하시는 말씀이시냐
아님 저 기분나쁘라고 자꾸 좁다하시는거냐

어머니 평소에 웃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하나같이 아프다
나 미워하시냐

하면서ㅠㅠ

남편이 막 뭐라하면서 끄집고 나왔는데 나와서도 분이 안풀려 남편한테 다다다다 했더니
본가로 가버렸어요

저 너무 멍청해요ㅠㅠ
저렇게 지르는 멍청이가 또 어딨을까요ㅠㅠㅠ

아깐 너무 머리가 뜨거워서 참지만 말고 나도 할말하고 살자!하고 지른건데

혼자 집에서 차분히 생각하니까 시어머니가 천사인줄 아는 남편입장에선 미친년 원맨쇼같았겠구나 싶어요



문제가 너무 많아요

이미 일은 이따위로 엎질러버려놓고선
남편과는 틀어지고 싶지 않고
어머님과는 담판을 내고 싶고ㅠ


남편과는 아까 10시 쯤 통화했는데
내 이야긴 나중에 들어줄테니 사과하러 바로 오라고했어요
시댁 분위기는 따로 말안해주고요
제가 사과를 하든 사과를 받는 내일하자하고 끊었는데 이거 어떻게 수습하나요?

진짜 똥을 싸버린거같아요ㅠㅠㅠㅠ

도와주세요ㅠㅠㅠ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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