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준비중인 30대 여자입니다.
남편 될 사람은 동갑이고 이혼가정에서 자랐습니다.
편의상 신랑 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어렸을 적 아버님께서 친척분 보증을 서줘서 꽤 잘나가던 식당이 문을 닫게 되었고,
어머님은 아버님 보증 때문이다.
아버님은 어머님이 속상해서 술 드신다고 가게문을 잘 안열어서 망한거다.
이렇게 서로 탓하며 헤어지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신랑과 형은 보증을 서 준 친척집(집 있으면서 왜 팔아서 안갚아준건지 이해 안되는 집구석)에서 눈치밥보며 친척집 마당에 따로 있는 셋방 같은 곳 냉방에서 자고 푸세식 화장실을 쓰며 2년남짓 눈치밥 보며 얹혀살다 기숙사 고등학교에 입학하며 졸업 이후로 쭉 독립해서 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친척은 신랑 어머님께 생활비조로 돈을 받은걸로 알고있는데 정확한 금액은 모르겠네요.
그리고 그 문제의 친척분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초년생 아주버님 명의로 2천만원 넘게 대출하고 나몰라라해서 아주버님이 대기업 입사 후 다 갚으셨어요..
(본인 아들은 장가보내고 서류만 이혼한 남편은 사업하시고 할 거 다 함^^ 내가 모든걸 지켜본건 아니지만 본인 아들이 그렇게 큰 돈을 당했는데 이걸 묵인하시는 아버님도 사실 이해는 안 됨)
어머님은 한때 재혼하신적도 있으셨지만,
고향이 멀리 다른 도 이신데 고향으로 돌아가시지 않고 식당일등 허드렛일을 하시며 신랑형제가 있는 타지에서 멤돌며 자주 왕래하고 가끔 같이 사시기도 하시며 심적으로 금전적으로 도움 주셨습니다.
신랑이랑 제가 타지에서 일하는데 지금도 저희 고향에 가면 당연하게 어머님 빌라에서 잡니다.
가게에 작은 방이 있으셔서 빌라가 필요하지 않으신데 아들 둘 고향오면 잘 곳이 필요하다며 없는 형편에 얻어서 늘 청소 해두세요ㅠㅠ
저희 결혼식 이야기에 이렇게 구구절절 친척들과 가족들 이야기를 하는건 바로 오늘 저희집에서 보낸 예단(친척들 이불)을 친척들이 택배로 `어머님께` 돌려보냈기 때문 입니다^^
결혼식 준비를 하며 상견례 때부터
아버님과 친척들은 어머니가 상견례에 왜 오냐며 아버님과 친척들이 오겠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지만
예비 신랑이 `나 엄마 없었으면 차가운 길바닥에 나앉아 죽었다.` `예비신부(저)도 연애하는 3년 내내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엄마랑 부대끼며 지냈는데 엄마가 안오는건 말이 안된다` `그럴거면 아빠가 오지마라` 울고불고 설득끝에 두 분 함께 오셔서 무사히 잘 끝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 때 그냥 어머니만 모시고 진행했어야했는데, 신랑이 한편으론 아버님을 안쓰러워 하기도하고 어머님께서 결혼식에 아버님 친척들이라도 안오면 식장이 너무 비어보일까 걱정하면서 늘 작아져 있으세요ㅜㅜ
너무 속상한 부분..
저희 집에서도 대충 내용 알고 있으시고 다 이해 하시는데ㅠㅠ
문제는 예단예물 생략하기로 했는데
이 후 예비신랑이 무심결에 저희 아버지에게 사드린 양복한벌이 계기가 되어 저희집에서도 약소하게 예단을 준비했습니다.
어머님 혼자 힘들게 식당하시며 아들 둘 키우셨는데 이정도는 해주고싶다시며 예단3총사(이불,반상기,수저)와 작은판 음식 몇 가지, 편지,애교 예단, 예단비 진짜조금, (어머님 성정에 안 받으시고 다 돌려주실 것 같아서ㅠㅠ 대신 예식장대여비, 스드메, 식대비 저희집에서 다 내주시기로 하셨어요) 친척들과의 사이도 대충들으셨지만 남보단 낫다고 기본은 하자고 이브자리에서 친척분들 수만큼 이불+할머님이불+아버님이불 이렇게 해 주셨습니다.
예단은 당연히 어머님께 들어갔구요..
제이름으로 부모님 살고계신 땅 3억가량
지금 사는 빌라8천 정도 있으나
빌라가 지금 팔리지가 않아서 현금이 하나도없어요ㅠㅠ
신랑도 월수익은 높은데 새로시작한 사업에 현금이 다들어가서 모은돈은 꽤 되나 둘다 현금이 없습니다.
어머니가 주신 돈(2천만원가량)으로 결혼식 준비하고 있습니다.
쌍가락지랑 순금 해서 함 준비 해 주신다고 하셨구요.
아버님은 신랑이랑 19-20살때는 연락도 안되셨을 정도로 무관심한 편이셨고 1년에 한번 볼까말까 한 사이입니다.
근데 예단이 어머님께 간 걸로 아버님 친척분들이
허파가 뒤집어지고 오장육부가 꼬인다고 하시네요^^
신랑이 이불가지고 할머님께 갔더니 작은어머님께서
할머니한테 "꼴랑" 이불 한 채 가지고왔냐고ㅋㅋㅋ
친척들한테 이불보내는거 태어나서 처음 봤다고^^
보통 이런거 준비안해도 되는데 너희나 잘살지~
이런 인사치례라도 하지 않나요?
아무것도 안받으시는 줄 알고 계셨으면서
"꼴랑"이불 한 채 받으셔서 화나심ㅋㅋㅋㅋㅋ
참...들은대로다.. 생각은 했지만
오늘 어머님 집으로 저희집에서 드린 이불을 택배로 다 돌려 보내실지는 상상도 못 했네요...^^
한마디 말도 없이........
이거 저희 부모님 무시하는행동 맞는거죠?
제가 예단을 어머님께 보낸게 잘못 된 행동인가요?
안받으면 안받았지 어머님한테 예단 들어간게 오장육부가 꼬여서 못보겠나 봅니다.
아무것도 안받는줄 알았을땐 괜찮았는데
어머님이 예단받으시니 허파가 뒤집어지시는 심뽀..
모든 친척과 아버님이 관심도 없이 버려둬서 굶어 죽을뻔한 손자 인생을 본인인생 바쳐가며 보살펴 준 예전 며느리가 이불그릇좀 받은게 그렇게 열받나요?
할머니는 신랑 어릴때 너무아파 죽한번 끓여 달라 했더니 오만 짜증을 다 내고 짜증난다고 다시는 끓여달라하지마라고 하신 분 입니다.
신랑은 아직도 가슴에 상처로 남았더군요..
가족들 쓰는 친척집 집안 화장실말고 밖에 푸세식 화장실 쓰라고 눈치주신 장본인 이시구요.
그런데 요즘은 신랑만 보면
용돈타령, 맛있는거 타령 이세요.^^
캐릭터 파악되시나요?
신랑이 진짜 어른들 관심이 필요할때는 쳐내버려놓더니 결혼한다는데 왜이리 관심이죠?
- 상견례 후 작은어머니가 신랑한테 전화와서 어떻게 되가고있는지 왜 말을 안해주냐고 화냄
- 고모님이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상의할게 있으니 오라고 부르심^^
- 청첩장에 어머니 이름 있다고 화냄
- 폐백 꼭 해야하냐고 해놓고 이바지음식은 좀 하지 그러냐고 함ㅋㅋㅋ 이바지도 상다리 부러지게 해서 어머님한테 갈건데^^;;
많은데 제가 너무 흥분상태로 울다 쓰는거라 몇 개 안 떠오르네요.
시부모님도 아니고 친척들이 결혼에 이렇게 관심가지고 참견하는거 들어보지도 못해서 매우 당황 스럽고 스트레스 받네요.
작은어머니라는 분은 제가 처음 인사갔을때
"결혼할 여자친구에요!" 하니
"안다~~" 끝
이었던 분입니다ㅋㅋㅋㅋㅋ
무시했던 조카 무시했던 이혼한 동서네가
대기업다니는 며느리 얻는다니 배아프셨나요?
아님 첫만남 5초만에 제가 맘에 안드셨나요?
아님 그냥 그게 본인 수준???
할머님 저 앉혀놓고
우리집안이 뼈대가있는 집안인데
며느리가 잘못들어왔다며
어머니 디스하시던데
뼈대있는집안에서
예비 질부 첫인사 저렇게 하시고
예단 받으신거 본인들 베알꼬인다고
말도없이 택배로 돌려보내고 그러시나보네요^^
어머니는 아~~무것도 모르시다 예단받은게 다인데
만만한게 어머니시니 자꾸 모든 화살을 온가족이 어머니한테 돌리시네요ㅋㅋㅋ
어머니는 그와중에 떡이랑 음식다시 보자기싸서 할머님한테 이불이랑 같이들고가라고..
할머님 떡 좋아하신다고 하신 분 이세요..
저희집에서 친척들 준 이불을 왜 어머니한테 돌려보내죠?
저희 부모님 성의 무시당한거 맞죠?
폐백 절값아까워서 폐백도 안하면 안되냐는 분들.
그냥 제 결혼식 안오시면 안되나요?
저희 부모님 성의 그렇게 무시하고 돌려보내실땐 저 안보시겠단 뜻이죠?^^
제 인생 한번인 제 결혼식에 제가하고싶은 폐백에는 진짜 저를 축복해주실 어머니만 오셔도 충분합니다.
신경 꺼주세요 제발^^
아무리 어머니 무시하셔도 저는 어머니 편 이에요.
요즘 이혼가정 흠도아니고 아무도 안오셔도 하나도 안 아쉽고 식권값 아껴서 좋으니 주말에 그냥 집에서 쉬시면 좋겠어요.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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