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촬영날 신랑 도망감.
본문 바로가기

레전드썰

웨딩촬영날 신랑 도망감.

오늘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겠고,
지금 마신 술이 이제 깰건지 머리도 띵함.

너무 황당한 일이라 적어봄.


오늘 친구커플 웨딩촬영이 있는날임
나랑 신랑이 소개팅해준 커플이고
둘이 너무 마음이 잘 맞는지

지금 사귄지 반년됐고
당장 9월이 예식임.


둘이 결혼하겠다 하고선 일사천리였음.


웨딩촬영 장소엔 친구의 제일친한 절친
그리고 나 이렇게 둘이 친구로 참석함.

나랑 그 절친은 두세번 본사이.

그래도 몇번 얼굴보고 대기시간좀 길어지다보니
오늘 좀 더 친해짐.


웨딩촬영 해보면 알겠지만
신부가 오래 걸려서
신랑이랑 친구가 밖에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음.

그렇게 많이 기다리고 얘기도 많이 주고받음.

그와중에 절친이란 애가 말실수를함.


모든거 다 이해해주고
감싸줘서 고맙다고.
복받을거라고.
남자(예랑)씨가 선택한만큼 여자(예신) 엄청 착하고 좋은애라고.
아팠던만큼 평생 이제 사랑만 하고지내라고.


처음엔 뭐지.
얘네 사귀면서 많이 힘들었나 했는데


뒷말에 아차 싶음.


그런거 이해하고 감싸주기 힘든데
사랑으로 덮어주니 너무너무 고맙다.
여자가 더 잘할거다. 엄청 고마워하고있다.
내가 같이 병원갔어서 애가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옆에서 지켜보고 쭉 달래줘서 얼마나 큰일인지 안다.
그런데 남자씨 보고 애가 많이 웃는다...


난 삘이 팍 왔고
신랑분은 그게 무슨말이냐며 되물음.


거기서라도 수습했어야 했는데
그 절친애가 술술 다 얘기함...


나중에 들어보니 친구가 절친한텐 자기예비신랑한테
낙태사실을 다 얘기했고
그것마저도 다 이해하고 오히려 그말듣고 자기한테 결혼하자고 프로포즈했다고 말했다함.



이친구는 이남자를 만나기전 원나잇을 했다가 임신했던 상태.
클럽을 좀 좋아하는 애임.

나한테 소개팅 받고나서 임신사실 확인했고
지금 예비신랑과 사귀고 몇일뒤 낙태했다함.....
소개팅날과 사귄날 갭이 일주일정도밖에 안됨.
그 병원을 같이갔던게 이 절친이고.

심지어 낙태날과 그 뒷날은 남친집에서 요양했다함.
남친은 생리통 심해서 그런줄알고 죽끓여먹였고..





난 여태껏 모르고있다가 오늘에서야 모든사실 알게됨


그 절친이 원나잇의 낙태란 말은 그자리에서 안했었지만

이미 예비신랑은 낙태라는 것에 넋이나가서

컨셉 하나를 멍때리며 사진찍다가
그다음 친구가 컨셉바꾼다고 화장하러 간사이
자켓만 반납하고 사라져버림.




사라졌을 때까지도 난
그 얘기를 직접 들어서 꺼내기 싫어
기분이 안좋은 상태로 웨딩촬영 하는걸로만 알았음.
난 내 정신적 충격을 챙기기에도 허우적거리는중이였기에.


예비신랑이 담배한대 피러간다고 사라질적에도
원체 마음이 씁쓸해서 그런걸거라고 혼자 생각하고 말음.



그러다 기다려도 전화도안받고 나타나질 않아
그 절친이 친구한테 자기가 괜히 그런얘길해서 남자씨가 기분이 안좋은것 같다. 고 얘기하니 친구가 난리가남

절친애는 너무 고맙고 잘살아줬으면 해서 한얘긴데 뭐가 문제냐고 그런식으로 얘기했고

친구는 계속 왜 그런얘길 이런날 꼭 해야하냐고 울고불고 난리가남
끝까지 자기가 예비신랑에게 그얘길 안했다곤 말 안하고
그 얘길 꺼내서 분위기가 안좋아진거라고만 얘기함

니같으면 웨딩촬영날 자기결혼할 여자 낙태녀인걸
따라온 들러리 친구도 알고서 고맙다고하면
기분안더럽겠냐
이런식의 얘기뿐이였음.

예비신랑 성격에 안돌아올거라고 얘기하길래
그때까지만해도 다 알고서 결혼진행했는데
이제와서 기분더럽다고 촬영지 뛰쳐나간
성격 거지같은 미친놈인줄로만 알았음.
이런 이상한놈을 소개시켜줘서 내가 미안하다 했음.


와이셔츠랑 정장팬츠도 입고간 상태라
우린 기분이 안좋아서 그런거다 이해해달라
내일 돌려드리러오겠다.
이것저것 아직 두가지 컨셉사진을 덜찍었어서
8월에 비는날 하루 나머지촬영 날까지 잡고서

그 덜떨어진 놈인줄 안 예비신랑을 신나게 까면서
낮술을 마심



그렇게 저녁6시쯤까지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내신랑에게 전화가옴.

친구에겐 티내지말고 자기가 예비신랑 만나러 가는데
절친을 데리고 8시까지 어디어디로 오라고.

술도 취했겠다 정의의 사도 정신이 발동해서
급 가까워진 그 절친과 나는
괜히 죄책감에 예비신랑 화를 풀어줘야 겠단 생각으로
당연히 오케이하고서
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고 신랑이 있는곳에 갔음.




여기서부터 거의 3자대면급이였는데
예비신랑 말로는 낙태에 ㄴ자도 들은적이 없다함.


오히려 낙태하는 여자를 혐오한다고 했다고함.
그 혐오는 이 예비신랑도 마찬가지.
이 예비신랑은 못키우면 낳아서 입양이라도 보내야 한다는 마인드임.


뭐 그리하야, 대충 언제적 낙태인건지 그 시기 맞춰보니
자기가 생리통인줄 알고 간호했던 그게
딴놈 씨 받아서 임신하고 낙태했던거였단거에
(차마 원나잇이라곤 얘기못함)
가히 충격을 받았고
자긴 결혼 진행 못한다고 와이셔츠와 정장바지
그 절친에게 주고
결혼식 진행비용관련해서는 내일 직접 친구만나서
얘기하겠다고
지금 일체 현금들이 전부 남자돈이라고함.

혹시 3자대면 필요할수있으니 그 절친에게 부탁한다고 했는데
그 절친은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이 일을 다 얘기한건 자기지만 그래도 난 친구이기에
그렇게까지 잔인하게는 못하겠다.
자기를 끼어들이지 않는선에서 둘이서 정리해주길 바란다고 했음.

내신랑은 오히려 넋나가서 차분한 예비신랑보다
더 열받아서 난리고.
나도 배신감이 너무커서
이친구에게 연락조차 못하겠음.




그나저나 해뜨려하네
내출근...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