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우리아파트는 초등학교 바로 앞이라 치안이 좋은 곳이었음. 우리 동네에 외노자가 꽤 있어서 동네 자체가 치안이 좋다 말할 수는 없었지만 외노자가 지내는 그 동네만 빼면 나름 괜찮았거든. 그래서 나는 아파트 단지 들어오자마자 완전 긴장 풀고 터벅터벅 걸었어. 근데 어느 순간부터 뒤에서 발소리가 들리는거야...
저벅 저벅 저벅
일정한 간격으로 발 소리가 들리는데 완전 긴장 풀고 있었던 탓에 그냥 입주민이겠거니 했음. 공동 현관 문 열고 들어가는데 계속 따라와. 뭐지? 모자 눌러쓰고 바람막이 입고있었는데 나는 반신반의하면서도 내가 모르는 주민이겠거니 하고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했어. 그 사람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고
그렇게 엘레베이터를 타고 우리집이 17층이라 17층을 눌렀어
근데 그 남자는 16층을 누르는거야
뭐지?
나 16층 사람들이랑 친한데, 16층 주민들이랑 전부 아는 사인데 저런 남자는 없어...
순간 소름이 끼치는거야... 아파트엔 단지 곳곳에 씨씨티비가 설치되어있고, 심지어 엘베 안에도 씨씨티비가 설치 돼 있잖아? 그런 아파트에 유일하게 씨씨티비가 없는 곳이 바로 복도랑 비상계단이고... 우리아파트는 엘레베이터가 빠른 편이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한 층 정도는 계단으로 따라잡을만 해...
바로 휴대폰 집어들어서 혈육한테 '나 똥 존나 급하니까 문 좀 열어놔줘' 이렇게 연락 보냈어. 무섭다고 개오바떨었다가 내 똥촉이 빗나간거면 쪽팔리잖아ㅋㅋ 그래서 걍 똥마렵다고 보냄... 우리 집이 고층인지라 이런 엘베에서 이런 부탁 자주했고 마지막 연락이 이런 내용이라 순간 그렇게 보내야겠다 싶었던거지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다행히 내가 엘베에서 내리자마자 내 연락 본 혈육이 집 문을 열며 나왔고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집안으로 거의 뛰어들어갔어
그리고 좀 불안하잖아? 막 문 닫히려는 순간 그 틈 사이로 손이나 발 집어넣을것같고ㅋㅋ 그런 영화같은 일이 일어날까봐서 제대로 문 닫으려고 고개를 돌리는데 그 닫히는 문 틈 사이로 비상계단이 보여
비상계단 앞에서 날 쳐다보고있더라고
그 남자랑 눈 마주치자마자 소리지르면서 주저앉았고 혈육이 당황해서 뭐 하냐고 묻길래 버벅거리면서 어떤 남자가 쫓아왔고 비상계단에 지금 그 남자 있다고 말했음. 혈육은 그 얘기 듣자마자 문 벌컥 열어서 확인했는데 웬걸 그 남자가 그대로 서있는거야ㅋㅋ...
혈육이 그 쪽 뭐냐고 물으니까 그제서야 계단타고 내려가더라...
경찰에 신고했는데 직접적인 피해사항이 없어서 뭐 해줄 수 있는게 없다고 하더라고... 나를 시작으로 나랑 비슷한 일 겪은 애들이 우리 동네에 하나 둘 씩 나오기 시작했고, 하나같이 습격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냥 따라오기만 했단걸 봐서 그냥 겁주려고 쫓아다니는 미친 또라이 새끼였던거같음.
한창 그 일로 난리난 이후로 우리 학교 비롯한 근처 모든 고등학교 애들한테 선생님들이 혼자 다니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는데 글쎄, 그 남자가 쫓아온 범위가 문 앞 까지라서 암만 우르르 몰려다녀도 그 상황은 피할 수 없었음... 실제로 그 일 겪은 애 중에 친구들이랑 모여서 하교하는 애도 있었고...
아무튼 몇년도 더 된 일이지만 아직 그 인간 얼굴이 생생함. 세상엔 그저 본인을 보고 놀라는걸 즐기는 미친 또라이들도 있고, 다들 꼭 조심했으면 좋겠음......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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