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저에게도 이런 날이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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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

드디어 저에게도 이런 날이 오네요.

안녕하세요, 서울 사는 흔한 아줌마입니다.
그닥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자랐어요.
엄마가 50대 중반이신데, 노후 준비는 커녕 아직도 생활을 위해 일하고 계시고
동생은 20대 후반으로 공시 준비생입니다.

그래도 감사하게 좋은 남편 좋은 시댁을 만나 작년에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어찌나 마음이 아픈지.. 어려운 가족들 두고 저만 좋은 곳으로 도망가는 것 같았어요.

매일 매일 막연하게, '아, 돈이 많아져서 양가 부모님 용돈 많이 많이 드리고,
엄마 이 근처에 집 얻어 드리고 동생 용돈도 많이 주고 아가씨 결혼할 때 혼수도 해 드리고
계절마다 신랑이랑 여행도 다니고 그랬으면 좋겠다' 꿈을 꾸면서
매주 로또를 샀더랬지요.

사고 나면 발표 되기 전까지 얼마나 두근두근 하는지 ㅎㅎ
혹시나 안 되더라도 이 돈은 어려운 곳을 돕는데 쓰여지니까 좋은 게 좋은 거다 라는 맘으로
매주 소액 구매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당첨이 되었습니다.
잠들었다 깨면 이 모든 게 꿈일까봐 몇 번을 뒤척이며 밤을 샜습니다.
서대문까지 가는데 이게 꿈인지 생신지 몇 번을 꼬집어 봤는지 몰라요.
기사님이 말 걸면 티날까봐 이어폰 꽂고 눈 감아버렸어요.
당장이라도 누가 뺏어갈까봐 얼마나 긴장을 했었는지.

우여곡절 끝에 당첨금이 통장에 입금되고, 집에 가는 길에 핸드폰으로 계좌 내역을 보는데
믿기지 않더라구요. 입금되고 나서야 신랑한테 말을 할 수 있었고, 신랑은 뛸듯이 기뻐하며
우리 이걸로 전세대출 받은 거 갚고, 고생하신 장모님 노후 자금 드리고 남은 건 미래를 위해
저금하자고 합니다. 그 날 저녁 호텔 가서 처음으로 비싼 밥도 먹어 봤어요.

그렇게 엄마한테 돈 보내 드리고, 그 동안 갖고 있던 온갖 빚을 상환하고 나니 실감이 납니다.
어려운 곳에 기부도 하구요. 얼마나 감사한지요.

올 여름에 가까운 곳으로 휴가 가려고 했는데, 덕분에 해외 여행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임금님 귀 당나귀 귀 하는 마음으로 한 번 털어놓아 봅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 드리고 좋은 일 행복한 일 즐거운 일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께도 이런 좋은 소식이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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