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겠다고 함
보통 웨딩홀에서 하는 공장식 웨딩이 싫다고 펜션빌려서
우리들끼리 즐겁게 결혼식하자고 함
나름 프-라이빗한 웨딩에 초대된 입장에서
최소 일주일 전부터 하객패션도 새로 사놓고
새벽같이 일어나서 3-4시간동안 머리 화장 풀세팅을 한다
친구된 입장에서 추레해보이면 안되지않겠음?
출발하려고 내비를 찍어보니 웬걸
3시간 거리;;;;;;;;;;;
일단 주유소부터 가서 기름을 만땅으로 채운다
이미 하객패션+기름값으로 10만원은 거뜬히 지출
한가롭게 재충전해야할 황금같은 주말
악셀 앵나오게 밟아서 결혼식장에 도착하니
비성수기라 관리 안된 펜션(??)에
추운 날씨에 쫄아붙은 풍선 너댓개가 바람에 굴러다니고
에이포용지로 만든 웨딩가랜드가 휘날리고 있음..
다이소 조화로 장식된 싸구려 다과는 보기만 해도 입맛
뚝떨어지고 바베큐장엔 길에서 사먹던 닭꼬치가 쌓여있음..
도화지로 덮은 본죽 쇼핑백엔
돈 구걸하듯 허접한 축의금 박스가.....
준비해온 신사임당 몇 장을 봉투에 넣어 집어넣으려는 찰나
폰카로 찍은 듯한 웨딩화보 액자가 눈에 들어옴
거지 루저남같은 신랑이 복부비만을 한껏 자랑하듯
내밀고 친구의 손을 잡고 서있음....
여기서부터 정신이 아득해진 하객은 그날의
기억을 뇌에 저장하지 않기로 한다...
집에 돌아와보니 그날 남은 건 6시간의 지옥같은 운전경험과
싸구려 기름 맛 크림으로 코팅된 입안..
닭꼬치 기름이 오만 데 튀어 앱창난 새 코트와 정성들여 세팅한
머리..트림할 때마다 올라오는 상한 김밥냄새..
진지하게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되새겨보며
평소 자신의 인맥상태에 대한 의구심과 살아온 날들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온다...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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