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동성로 지하상가. 밤마다 셔터가 저절로 올라간다는 제보가 있다. 셔터를 내린 직원도, 확인하러 온 경비원도 모두 입을 모은다. ‘그 셔터는 닫히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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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23년 겨울, 대구 동성로에 있는 소형 의류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가게는 지하상가 중심부, 출구에서 세 번째 지점이었다. 위치도 좋고 유동 인구도 많았지만, 가게엔 기이한 규칙이 하나 있었다.
“밤 9시 셔터는 반드시 둘이서 내려야 한다.”
처음엔 무슨 미신 같은 이야기라 웃었지만, 첫 마감 근무 후 나는 그 말의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날, 나는 다른 직원보다 조금 늦게 가게를 나서게 되었고, 혼자 셔터를 내렸다. 자물쇠까지 채우고 발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딸깍’ 소리와 함께 셔터가 천천히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센서 오작동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리 내려도, 셔터는 한참을 버티다 다시 올라갔다.
다음 날, 매니저에게 이 일을 이야기하자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그 가게, 예전에 화재 있었던 거 알아요? 안에 있던 직원 한 명이 셔터 안에서 못 나왔대. 그 뒤로, 셔터가 혼자서 자꾸 움직이기 시작했지.”
나는 반신반의했지만, 이후에도 이상한 일은 계속됐다.
CCTV에는 분명 아무도 없는 매장 안에서 옷걸이가 흔들리거나, 계산대 전원이 혼자 켜지는 장면이 찍혔다.
어느 날은 마감 정리를 하던 중, 매장 안 벽에 붙은 거울에 ‘도와줘’라는 글씨가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 손으로 쓴 듯한, 젖은 지문 흔적.
결국 나는 그만두었다. 마지막 출근 날, 일부러 다른 직원보다 먼저 나와 셔터 앞에서 기다렸다.
그 순간, 셔터가 천천히 올라갔다.
그리고 가게 안에서, 한 여자의 얼굴이 유리창에 비쳤다. 웃지도, 울지도 않은 표정. 눈은 나를 보고 있었다.
그날 이후, 지하상가 경비는 9시에 그 셔터만 따로 관리한다. 자동으로 닫히지 않게 고정시켜놓는다고 한다.
“문 닫히는 소리 들으면, 대답하지 마세요. 안에서 문 여는 거예요.”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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