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번잡함을 떠나고 싶었던 정현은 주말을 맞아 산속의 작은 오두막을 빌렸다. 그는 도시에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자 했다. 오두막은 깊은 산속,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외진 곳에 있었다. 인터넷도 안 되고, 전화도 거의 터지지 않는 그런 곳이었다.
정현은 짐을 풀고 산책을 나섰다. 산은 그가 기대했던 대로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정현은 숲속을 거닐다가 길에서 벗어나 조금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른 채, 그는 완전히 길을 잃고 말았다. 날이 저물어가면서 정현은 서서히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때, 저 멀리서 오두막처럼 보이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가자, 그 건물은 버려진 지 오래된 듯 보였다. 창문은 깨져 있고, 문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열렸다. 정현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손전등을 켜고 주변을 살폈다. 먼지와 거미줄로 뒤덮인 방 안에는 낡은 가구들과 허름한 침대가 있었다. 정현은 그곳에서 밤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밤이 깊어가자, 정현은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 누운 채로 손전등을 비추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때, 문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바람 소리려니 했지만, 곧 누군가가 걷는 듯한 발소리로 바뀌었다. 정현은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설마 여기에 사람이 있을 리가 없잖아'라고 자신을 다독였다.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고, 문 앞에서 멈췄다. 정현은 숨을 죽이고 손전등을 껐다. 문이 서서히 열리며 삐걱거리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어둠 속에서, 그는 희미하게 누군가의 형체를 보았다. 정현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그 형체는 방 안을 서성이더니, 이내 사라졌다.
정현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움직일 수 있었다. 그는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손전등을 다시 켜고 방 안을 살펴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는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봤지만, 어둠 속에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또 한 시간쯤 지났을까, 이번엔 아예 문이 활짝 열리며 바깥의 바람이 쏟아져 들어왔다. 정현은 손전등을 켠 채로 문 쪽을 비췄다. 그 순간, 그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문 앞에는 낡은 사진 한 장이 떨어져 있었다. 사진에는 지금 그가 있는 이 오두막과 한 무리의 사람들이 찍혀 있었다. 그런데 그들 중 한 사람은 그가 방금 본 형체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었다.
정현은 사진을 들고 오두막을 나와 달리기 시작했다. 그가 얼마를 달렸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날이 밝아오며, 그는 겨우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오두막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는 산을 내려와 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다.
며칠 후, 정현은 그 오두막에 대해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도서관에서 자료를 뒤지던 중, 그는 그 오두막이 30년 전 화재로 전소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곳에서 일가족이 모두 불에 타 죽었으며, 그 중 한 명이 실종된 상태로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정현은 자신이 본 것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그날 밤 그 오두막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는 다시는 그곳에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깊은 산속의 비밀은 여전히 어둠 속에 묻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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