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썰) 게임에 돈쓰는 남편과 계속 살아야할까요

안녕하세요.
6개월 아기 키우는 30대 엄마예요.
전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안좋아했어요.
그러다 성인때 게임에 환장한 남자 한번 만나고서는
게임에 질려버려서 게임하는 남자 안좋아해요.
정확히는 싫어합니다.
그래서 남편 소개받고 썸탈때, 연애할 때 수시로 물었어요.
오빠 게임 좋아하냐구요.
대답은 항상 안좋아한다 였습니다.
게임 안한댔어요. 안좋아한댔어요.

그렇게 결혼을 했는데 게임을 합니다.
그것도 출근해야할 사람이 새벽 3시 4시까지 해요.
그래서 게임 안좋아한다고 하지않았냐 물으니
저 만날 땐 게임 안했대요. 근데 원래 게임 좋아했대요.

솔직히 잘보이려고 거짓말 한거겠지 싶으면서도
너무 싫었어요. 그래도 뭐 다른 짓 하는 거 아니고
집에서 게임하는 거니까 이해하자 싶었어요.

근데 주말 내내 방에 쳐박혀서 게임해서 싸우고
평일에 새벽 3시 4시까지 게임해서 싸우고
임신하고서 애기공간 마련해야해서 집 치워야하는데
하루종일 게임해서 싸우고
주말에 어디 바람좀 쐬러 가고싶은데 팀전이라고
몇시에 들어가기로 약속했다해서 또 혼자놀고...

 

 

 

도대체가 게임때문에 몇번을 싸운건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싸우면서 어찌저찌 넘어갔어요.

문제는 본인은 절대 게임에 돈 안쓴다고 했거든요.
곧 아기도 태어나고 돈 들어갈 데 많은데
게임에 돈까지 쓰면 진짜 우린 이혼이다 몇번 얘기했고
돈 안쓴댔어요.
그러다가 남편 핸드폰에서 게임 결제내역을 보게됐어요.
물어보니 새로나온 게임이라 어쩌고 저쩌고 하길래
한달에 30만원정도 쓸 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상은 안된다.
우리 진짜 돈 없고 아껴서 살아야한다 얘기했죠.

그러다 어제.
시어머니 환갑이었는데 코로나때문에 못뵙게되어
남편이 선물 산다고 했는데 까먹었다는 겁니다.
그럼 용돈으로 보내드리자 했더니 현금이 없대요.
어느정도 보내드리고싶냐 물으니 50만원 정도 생각한대요.
그래서 그 돈 내가 줄테니까 어머니 챙겨드리자 했어요.
그렇게 용돈 보내드리고 영상통화도 했어요.

그리고나서 애기랑 남편이랑 낮잠자는데
갑자기 뭔가 느낌이 쎄해서 남편 핸드폰을 봤는데
이번달 게임에 약 50만원 정도를 쓴거예요..

 

 

솔직히 다른짓 안하고 게임하는거 괜찮아요.
게임에 돈 쓰는 거? 거기에 돈 써서 스트레스 풀리면 이해해요.

근데요.
뻑하면 돈 없다고 저한테 돈달라고 그래요.
시댁에서 준 산후조리원비 300만원으로 노트북 사고싶대서
지금 갖다쓰고 나중에 갚으랬더니 돈 없다고 안갚았구요.
출산하고나서 나라에서 나온 출산축하금 60만원인가 70만원인가
그것도 카드값 모자라다고 달라고 그래서 줬어요.
역시 안갚았구요.


산후조리원비 제 비상금 털었고요.
거기에 이번달 이사하는데 보증금 모자라다고 저더러
보태라고 그래서 제 비상금 탈탈 털었고요.
시어머니 환갑이니까 챙겨드리자고 드린 돈
그거 우리 아빠가 저 산후마사지 받으라고 준 돈
아까워서 미안해서 못쓰고 있던 돈이예요.
근데 이 자식은 지 엄마 생일 챙겨드릴 돈은 없고
게임에 쓸 돈은 있었나봐요. 그래놓고 저더러 돈 없다고...

 

 

우리 애기가 200일인데 아직 카시트도 못샀어요.
싼거 사면 위험할까봐 그래도 좀 좋은거 사주고싶어서
핫딜 뜨는거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그냥 적정한 수준으로
타협하려니 또 언제 어떻게 생길지 모르는 사고인데
그래도 좋고 튼튼하다는게 눈에 밟히고...
그렇게 전 맨날 핫딜 기다리고 검색하고
어떻게든 싸게 사려고하고...
내가 갖고싶은거 있어도 참고 돈 모아놨다가
아기용품 사는데 쓰고
생활비 많이나오면 남편 힘들까봐 제 비상금으로
아기 성장앨범 해주고 애기용품사고 그랬는데

남편은 게임에 쓴 돈만 몇백만원이더라구요.
아마 제가 산후조리원비 제 돈으로 긁을 때
속으로 환호를 외쳤겠죠.

 

 

어제 화냈어요.
이제 니 거짓말에 못속아주겠고 못 넘어가주겠다구요.
그랬더니 그렇게 많이 쓴 줄 몰랐대요.
한번 결제금액이 10만원이 넘던데 그걸 어떻게 모르죠?

통장 저한테 안넘기더니...
이런 이유때문이었나봅니다.
돈이나 많이벌면 몰라...
돈도 없어서 집에서 애보는 저한테 돈달라고 하는 인간이
게임에 돈쓰는 거 보니 정말 미쳐버릴거 같아요.

이런 이유로 이혼하면 성급한 걸까요?
정말 이 사람이랑 결혼한 제 자신을 죽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