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전여친에게 연락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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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

남편이 전여친에게 연락했어요

결혼한지 5개월 됐습니다. 
남편과 저는 30대이며 4살 차이로 제가 연하입니다. 
짧은 연애를 했지만 확신이 있어 결혼을 했구요. 
정말 바보같지만 내 남자는 다를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남편은 저랑 연애하기 전에 일년반 정도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고 결혼까지 약속했지만 여자의 집안이 너무 보수적이다, 가정이 화목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별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별에 이유 없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저도 연애해봤고 이별해봐서 다 이해할 수 있었고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작년 말에 결혼하고 남편이 사는 곳으로 신혼집을 얻었어요. 
제가 하던 일과 친구, 가족, 익숙했던 모든 것들을 남겨두고 타지에 와서 주부가 되었습니다.

 

 


외롭고 심심하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하루하루였지만 타지에서 홀로 외롭게 있을 제 생각을 열심히 해주는 남편을 보며 고맙고 미안해서 함께 배려해주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한달전에 둘이 술을 마시다가 과거 이야기가 나와서 제가 물어봤어요. 
-나랑 결혼하고 나서 전여친 생각난 적 있어?
있다고 하더라구요. 괜찮습니다. 생각이 나는 것을 어째요.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소식도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서로 싫어서 헤어진게 아니라 집안 문제로 헤어진거라, 오빠가 전여친을 생각한적이 뜨문뜨문 있다고 하니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근데 여자의 감이라고 ... 찝찝하긴 했지만 저는 물증없인 함무로 의심하지 않기에 그냥 그렇게 넘어갔어요. 

문제는 이틀전이었어요. 
토요일에 남편은 친한 남후배와 술약속을 나갔고 저는 저대로 시간을 보냈어요.

 

 


밤 11:47분쯤 남편이 귀가를 했고 자기 취했다고 칭얼거리는게 너무 귀여워서 엉덩이 토닥해주며 우쭈쭈 해줬습니다. 
그런데 12시쯤 되니 
-나 나가서 잠시 통화 좀 하고 올게. 
하더라구요. 저는 평소에 남편이 하는 행동에 제한을 두거나 제지를 잘 하지 않는 편인데 그날따라 이상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통화를 왜 나가서 해? 누구랑?
-아까 만나고 온 후배랑!
-잉? 방금 만나고 왔으면서 뭘 또 굳이 나가서 전화를 해? 평소엔 나랑 있어도 통화 잘만 하던 사람이?
-에잇. 나 의심해? 안해안해. 안나가~ (휴대폰을 제쪽으로 툭 던지고 방으로 들어감)
-...? 뭐야~ 나가서 통화하구 와~
-아니야! 안해! (뾰루퉁)

뭐 이런 대화였는데요.
좀 이따가 남편이 잠옷으로 갈아입고 나오더니 
-나가서 통화 좀 하고 올게~
하고는 나가더라구요. 
느낌이 이상했지만 알겠다하고 신경 안썼어요. 
금방 들어와서 뒤에서 백허그를 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씻고 잠이 든 남편입니다. 
남편은 안방에서 자고. 
저는 거실에서 티비를 보는데, 그냥 왠지 ... 느낌이 .. 
그래서 잘 자고 있는지 보려고 안방에 들어갔는데 그 순간 남편 폰에 진동이 울리는거에요. 
뭐지하고 봤는데,
전여친한테서 카톡이 왔는데
-그래도 한때 연인이었는데 헤어진 사이에 예의는 지켜줬으면 좋겠어. 

이게 뭔가 당황스러운데 그 전 카톡 내용은 없더라구요. 
얼른 통화목록을 봤는데 만나고 온 후배랑 25초 통화한 기록만 있고 전여친 기록은 없었어요. 
딱 봐도 모든 기록을 지웠구나를 알 수 있었고. 
손 발이 차가워지면서 온 몸이 파르르 떨리는데,

 

 


순간 내가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하다가 전여친 폰번호를 저장했습니다. 
그리고 연락을 했습니다. 
제 소개를 정중히 하고 연락한 끝에 전여친께 오빠와의 카톡 캡쳐본과 통화목록 캡쳐본을 받을 수 있었어요. 
전여친와 카톡하는데 진짜 제 기분 .. 굉장히 부끄럽고 자존심도 상하고 화도 나고 .. 암튼 미치는 줄 알았어요. 그래도 질문에 답해주는 전여친한테 고마운 마음까지 들더라구요. 그리고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어요. 
남편은 전여친과 이별 후 한번도 연락없었고 올초에 한번, 그리고 이틀전에 한번. 미안하다고 연락을 한거였죠. 

결론은 , 
밤 11:47분 술 마시고 귀가. 
저한테 애정표현도 하고 웃으며 대화도 나누고 저희 언니랑도 웃으며 장난치면서
11:19~12:02분까지 카톡을 했고
그 사이에 나가서 
12:00분에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여친이 부재중이었고 
12:03분에 전여친과 함께 있던 남사친이 남편에게 전화해서 통화를 아주 잠시 했구요. 
12:04분에 만났던 남후배와의 통화 알리바이를 만들고는 모든 내역을 삭제했으나,
12:44분에 전여친에게 온 카톡이 남편이 자고 있을 때 왔고 그걸 제가 보게 된 상황이었던거죠. 

 

 


저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샜고 다음날 대화를 했습니다. 

저-나 기분 안좋은 이유 뭘거 같아?
남-어제 내가 나가서 통화해서?
저-응. 
남-(통화기록 보여주며) 나 후배랑 통화했어. 금방하고 들어왔잖아. 
저-응 알아. 또? 전화통화한 사람 또 없었어?
남-응 없었어. 
저-확실해?
남-확실해. 
(계속 추궁하다가)
저-가슴에 손을 얹고?
남-실수로 통화버튼 눌려서 통화된 건 있어. 하지만 통화를 하진 않았어. 상대방도 안받았고. 실수로 눌렸어. 
저-누구?
남-아는 여자. 
저-나도 아는 여자지?
남-응 그런데 통화를 하진 않았어. 실수로 눌렀어. 
저-통화말고 연락한적은?
남-없었어. 

끝까지 거짓말하길래 전여친한테 받은 카톡캡쳐본 보여주고 뻔뻔하다. 당당하다. 소름끼친다. 신뢰는 다 무너졌다. 내가 너랑 연애중이었으면 당장 헤어졌다. 이 사태를 어떻게 책임질거냐. 미련이 남았으면 나말고 그여자랑 결혼하지 왜 나랑 결혼했냐. 그 여자한테는 미안하다면서 그 여자랑 연락할때 나한텐 안미안했냐. 전에 내 남사친이 밤 9시쯤 안부 전화왔을 때 그 친구는 생각이 잇냐없냐 신혼부부가 이 늦은 시간에 뭐하고 있을 줄 어떻게 알고 그 시간에 전화하냐고 투덜대더니 , 결혼한 남자가 술 마시고 남자친구 잇는 전여친한테 잘지내냐 미안하다 내 욕심인데 전화가능하냐고 연락하고 전화까지 한 너는 생각이 잇냐없냐.

 

 

그 여자는 너한테서 연락이 안오길 바라던데 내가 진짜 쪽팔려서 할말이 없다. 차단하겟다고 하면서 우리 둘 사이에 문제 잇는건 아닌지 걱정하는 그 여자한테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내가 병신이고 호구였다. 너 하나 믿고 결혼해서 타지 생활 겨우 버티고 있는데 니가 어떻게 그러냐. 너무 불행하다. 행복하지 않다. 

등등 조근조근 쏟아부었고 모든 대화 내용은 녹음했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저는 저녁 6시에 나와서 밤 11시쯤 들어갔어요. 
타지라 갈데도 없고 그냥 걷다걷다가 어두워지니 무서워서 택시타고 아파트 공원에 있다가 혼자 눈물을 흘렸다가 멍하게 있다가 별 생각을 다했어요. 
헤어져야하나. (혼인신고 안했고 아이도 없어요. )
그렇게 집에 와서 겨우 잠이 들었는데 꿈을 꿨어요. 
남편이 그 여자랑 바람이 나서 결국엔 그 여자를 선택하고 저한테 제발 헤어져달라는 내용이었어요. 저는 아버님께 전화해서 이 사람 좀 말려달라고 엉엉 울다가 꿈에서 깼구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합니다. 
제가 남편을 용서한다고 하더라도
남편이 술 마시러 나가면 전여친한테 연락하겠지. 
저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도 전여친과의 좋았던 시간을 떠올리겠지. 
저와 다툰다면 전여친과 저를 비교하며 그 여자를 그리워하겠지.

 

 


저와 같이 있는 시간에도 남편이 카톡을 하고 있으면 그 여자한테 연락하고 있겠지. 
등등 이런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왜냐면, 술 마시고 연락햇고 저랑 잇으면서도 연락햇고 저랑 좋앗던 순간에도 생각이 낫다고 햇으니까요. 

후 ... 아 그리고 연락했던 이유가 ..
저번달부터 계속 꿈에 나오더랍니다. 
그래서 저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해결을 보면 꿈에 안나올 거 같아서 미안하다고 사과한거랍니다. 
-올초에도 꿈에 나오든? 아니 무슨 죽은 영혼 잠재우는 것도 아니고. 예전에 나랑 연애하기 전에도 미안하다고 뜬금 연락오더니 그때도 내가 꿈에 나와서 사과연락했냐. 똑같은 레파토리였네. 내가 속았다. 

그리고 뭐가 대체 그렇게 미안하냐 했더니
-그때 서로 싫어서 헤어진거 아닌거 알지? 집안 때문에 헤어졌고. (남편이 일방적으로 헤어지자고 했대요. 여자 집안이 보수적이라 결혼 못하겠다구요. ) 그런데 나는 결혼해서 잘 살고 있으니 그냥 미안했다. 

라는 개소리를 ....
진짜 개소리한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참았네요.

 

 



후 ..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하죠. 
우리네 어머니들은 문제 일으킨 아버지들과 어떻게 잘 참고 저희를 키우셨을까요. 그날 엄마랑 영통하는데 갑자기 울컥해서 참느라 힘들었네요. 
헤어져야한다면 헤어져야 하는 방법
쭉 같이 산다면 어떤 결론을 짓고 살아야할텐데 
여러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진심으로 조언 부탁드려요. 욕은 자제 부탁드려요..)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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