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림읍 한림항. 부두 끝에 밤마다 서 있는 사람이 있다. 가까이 다가가면, 고개를 든다. 그리고… 그 얼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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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가을, 나는 제주도로 장기 출장을 갔다. 숙소는 조용한 한림항 근처였고, 매일 저녁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관광객은 많지 않았고, 밤의 항구는 적막하고 평화로웠다.
어느 날, 해가 진 후 늦게까지 통화를 하며 산책을 하던 중, 멀리 부두 끝에 누군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해안 경계 끝, 안전 펜스 앞에 검은 옷을 입은 누군가가 고개를 숙인 채 정지한 상태로 서 있었다.
‘낚시꾼인가?’
하지만 그 자세는 이상했다. 두 팔을 길게 내려뜨린 채, 등은 굽었고, 미동이 없었다.
나는 신경을 끄고 돌아갔다. 그러나 그날 이후로 매일 밤, 같은 시간에 그 사람이 있었다.
며칠 뒤,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휴대폰 카메라를 줌으로 당겨 확인해보았다.
그 사람은… 서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바다 쪽으로 천천히 기울어지고 있었고, 마치 누군가가 목을 잡아끄는 듯한 자세였다. 다음 순간, 화면이 검게 변했다. 카메라가 강제 종료되었다.
다음 날, 동네 횟집 주인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그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 사람, 요즘도 보이네. 몇 년 전부터야. 바다에 빠져 실종된 여자 있어. 자살인지 실족인지 모르지만, 마지막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대.”
그 뒤로, 밤이 되면 해녀들도, 어부들도 그쪽으로는 가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계속 그 존재가 신경 쓰였다.
결국 마지막 날, 용기를 내어 직접 그 부두 끝까지 걸어갔다.
가까이 갈수록 파도 소리는 잦아들고, 주변이 이상하게 고요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그 사람 앞에 도착했다.
그는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얼굴은 없었다. 눈, 코, 입 대신 검은 구멍만이 있었고, 그 안에서 물소리 아닌 ‘속삭임’이 흘러나왔다.
“들어와… 여기가… 따뜻해…”
나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고, 그날 밤 배편으로 제주를 떠났다.
최근, 지역 커뮤니티에서 이런 글을 봤다.
“한림항에서 밤에 사람 봤어요. 고개 숙인 채 서 있었는데, 갑자기 얼굴이… 텅 비어 있었어요. 절대 가까이 가지 마세요.”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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