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썰) 밤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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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썰

(공포썰) 밤의 속삭임

 

 

 


도시의 한가운데 자리 잡은 오래된 아파트 단지. 그곳은 낮에는 평범한 주거지였지만, 밤이 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감돌았다. 유독 이상한 일이 자주 발생하던 이곳, 사람들이 한두 명씩 떠나면서 이제는 절반 이상이 빈집으로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희는 이 아파트를 떠날 수 없었다. 그녀의 가족과 함께한 추억이 이곳에 너무나도 깊게 뿌리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밤, 윤희는 늦게까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지친 몸을 이끌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면서, 그녀는 문득 어두운 복도 끝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피곤한 나머지 그것이 착각이라 생각하고 무시한 채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12층에 도착하자마자, 윤희는 집에 들어서며 안전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그 느낌은 오래가지 않았다.

 

 

 


현관문을 닫고 나니 집 안이 이상하게 고요했다. 윤희는 평소처럼 거실 불을 켜고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하려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집안을 둘러보았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 듯했지만, 뭔가 어긋나 있는 느낌이었다.

윤희는 욕실로 가서 세면대에 얼굴을 씻었다. 물방울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며 약간의 상쾌함을 가져다줬지만,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어딘가 이상해 보였다. 그녀는 거울을 뚫어져라 쳐다보았지만, 곧 그만두고 다시 거실로 나갔다.

거실로 돌아온 윤희는 TV를 켜고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채널을 돌려도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결국 TV를 끄고, 책을 읽기로 했다. 책을 읽으며 잠시 동안 현실을 잊고 몰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집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윤희는 책을 내려놓고 소리가 난 방향으로 귀를 기울였다.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더니, 마치 누군가가 방 안을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그녀는 두려움을 억누르며 조심스레 일어나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방 안은 여전히 고요했다. 그녀는 소리가 난 쪽을 향해 다가가며 불을 켰다. 하지만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순간, 거실에서 또다시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더욱 명확했다. 윤희는 발걸음을 재촉해 거실로 돌아갔다.

거실 한가운데, 바닥에는 무엇인가가 놓여 있었다. 그것은 어린 시절 그녀가 가지고 놀던 인형이었다. 인형은 너무나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어서 먼지가 잔뜩 쌓여 있었다. 윤희는 인형을 집어 들고,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나 이 인형이 왜 갑자기 여기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인형을 내려놓고 소파에 앉았다. 그때, TV 화면이 저절로 켜지더니 화면이 깜박이기 시작했다. 윤희는 리모컨을 들어 TV를 껐지만, TV는 꺼지지 않고 계속해서 깜박였다. 그리고 갑자기 화면에 무언가가 나타났다.

화면에는 낯선 여자의 얼굴이 비쳤다. 그 여자는 윤희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윤희는 그 얼굴을 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TV를 끄기 위해 리모컨을 여러 번 눌렀지만, 화면은 꺼지지 않았다. 그 여자의 얼굴은 점점 더 또렷해졌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

 

 

 


"너희는 이곳을 떠날 수 없어."

윤희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두려움이 극에 달했다. 그녀는 TV를 끄기 위해 직접 전원을 뽑았다. TV는 꺼졌지만, 방 안에는 여전히 소름끼치는 기운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곧바로 문을 열고 집을 나갔다.

아파트 복도는 어둡고 적막했다. 윤희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두운 복도 끝에서 또다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이번에는 분명했다. 그것은 사람이었다. 윤희는 두려움에 휩싸인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다.

1층에 도착한 윤희는 아파트 밖으로 나와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그 순간,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아까 TV 화면에서 보았던 여자가 서 있었다. 여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윤희를 바라보며 천천히 다가왔다.

 

 

 


윤희는 공포에 질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려고 애썼지만, 발이 무겁게 느껴졌다. 여자는 계속해서 그녀를 쫓아왔다. 윤희는 필사적으로 도망치며 길을 헤매다, 결국 한 공터에 다다랐다.

공터에 서서 숨을 고르던 윤희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안도하며 주위를 살폈지만, 갑자기 등 뒤에서 차가운 손길이 느껴졌다. 윤희는 뒤를 돌아보았고, 그 여자가 바로 그녀의 뒤에 서 있었다.

여자는 손을 뻗어 윤희의 목을 감쌌다. 윤희는 저항하려 했지만, 힘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점점 의식을 잃어가며, 마지막으로 여자의 속삭임을 들었다.

 


"이제 너도 여기서 떠날 수 없어."

윤희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리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아파트 단지에는 또다시 고요가 찾아왔다. 그 이후로도 그곳에서 이상한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났고, 사람들은 점점 더 그 아파트를 떠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곳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밤이 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그리고 그 불안감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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