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할머니는 ㅌㅂ댁이라고 불리셨어.
ㅌㅂ댁 할머니에겐 백혈병으로 어린 나이에 하늘나라로 가버린 아들이 있는데
지금은 손주들 시집 장가도 보낸 나이시니까 거의 50년 정도 전의 일이지.
근데 어느 날 꿈에 그 아들이 나왔다는 거야.
떠나보내고 나서 단 한 번도 꿈에 나온 적이 없는데 몇 십 년이나 지나서 갑자기 말이야.
아무리 오래전 일이지만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 알지?
티는 안 냈지만 항상 그리운 마음이 있으셨겠지...
너무 보고 싶었는데 왜 이제야 보러 왔냐며 꿈속에서 아들을 붙잡고 우셨나 봐.
그러니까 아들이 "엄마. 나 보고 싶으면 볼 수 있잖아."
"저쪽에 ㅇㅇ산 밑에 살고 있잖아. 나 보고 싶으면 보러 오면 되잖아." 이러더래.
ㅌㅂ댁 할머니는 벙쪄서 울고만 있으니까 돌아가신 ㅌㅂ댁 할머니의 남편 되시는 분이 나와서
ㅇㅇ산 밑에 동네에 가면 주택 한 채가 있는데 거기 우리 아들이 살고 있다며 그 집을 보여주시더래.
꿈에서 깬 ㅌㅂ댁 할머니는 아무래도 너무 이상해서 딸을 불러 꿈에서 말해준 그 동네로 갔는데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대.
동네에 도착해서 막 여기저기 찾아보는데, 딱 한 곳이 꿈에서 봤던 집과 똑같은 거야.
그 집 가까이 가니까 정원에서 6,7살 정도 돼 보이는 남자애가 놀고 있었는데
ㅌㅂ댁 할머니를 보자마자 "할머니 안녕하세요."하면서 예쁘게 배꼽인사를 하더라는 거야.
그때 할머니는 그 애가 환생한 자기 아들이구나 하고 단번에 느끼셨대.
눈물을 참으면서 이것저것 물어보시다가 우연찮게 귀 뒤를 보셨는데
거기에 엄지손톱만한 점이 있었어.
ㅌㅂ댁 할머니의 아들도 같은 자리에 점이 있었거든. 그걸 보곤 할머니랑 딸이랑 엉엉 우셨다는 거야.
아이가 긴 바지를 입고 있어서 다리에 있는 다른 점은 확인을 못 했지만 그래도 환생한 아들이라는 생각에는 틀림이 없었겠지.
어쨌든 아들은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하니 ㅌㅂ댁 할머니는 집으로 돌아오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치매 판정을 받으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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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사는 어르신들은 불교 신자인 경우가 많잖아.
우리 친가도 불교고 나도 절에 가끔 따라가는 편이라 윤회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느껴지지는 않았거든?
그렇지만 주변에서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더 신기하게 느껴지고
엄마가 기억을 잃기 전에 다시 태어나 잘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꿈에 나온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참 슬펐어ㅜㅜ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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