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가다 서기를 반복하던 나는 마침내 사고 현장을 지나가게 되었다. 낡은 미니밴이 거대한 픽업트럭과 충돌한 것 같았는데, 트럭은 완전히 산산이 조각난 상태였다. 교통체증이 너무 심해져 결국 차가 서고 말았다(보통 사고 현장을 지나면 속도가 붙게 마련인데 이상했다). 그때 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래서 사고 현장을 구경했다. 얼추 보아하니 갓길에 작은 형체들이 천으로 덮여있는 것이 보였다. 아무래도 미니밴과의 충격으로 아이들 여럿이 사망한 모양이다. 속이 뒤집어지는 걸 느끼면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경찰과 구조대원들이 현장을 빙빙 돌았지만 대부분이 서서 웃고 있을 뿐이었다. 아니, 시간이 갈수록 더 크게 웃는 것 같았다. 거의 발작이 일어난 것처럼. 아무리 힘든 일에 대처하는 자세가 있다고 한들, 사고 현장에서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은 상당히 불편했다.
조수석 창문을 두드리는 경찰에 화들짝 놀라 생각에서 깨어났다. 창문을 열고 말했다. "수고 많으십니다. 무슨 일 있나요?"
대답은 바로 나오지 않았다. 어떤 표정도 없는 경관은 그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섬뜩하게도 끈적한 미소가 그의 얼굴에 번졌다. "네," 그가 말했다. "보다시피 사고가 있었습니다. 보세요."
그가 내게 서류 뭉치를 보여주었다. 내가 인상을 찌푸렸지만, 그는 그냥 서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에게서 서류를 받아 훑어보았다. 내용을 파악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도로 위로 작은 신체 일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현장 사진을 보여준 것이었다. 나는 헛구역질하며 그에게 종이를 던졌다.
"씨발, 어떻게 된 거야?" 캑캑대며 물었다.
"비극이죠," 그가 말했다. "엄마가 자식들을 잃었어요." 그는 침묵 속에 미소를 일관했는데, 그 모습이 여태껏 스쳐온 사람들과 일치했다. 아니, 이 동네는 사람들이 대체 왜 이 모양이지?
"실례지만요, 경관님," 내가 말을 시작했다. "더 할 말 없으시면 저는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도 꽉 막힌 도로를 보며 말했다. 좀 빠지면 좋으련만, 조금만이라도...
"댁에 가십니까?" 그가 물었다.
"네, 맞습니다."
"그렇군요. 그녀가 아주 반가워하겠어요. 빨간색 집에서 우회전하는 거 잊지 마십시오."
놀라서 그를 쳐다봤지만, 그는 이미 뒤돌아서 가는 중이었다. 갓길 너머로 낡고 오래된 풍차가 돌아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됐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인데.
나는 리틀록 외곽에 자리한 우중충한 모텔로 들어섰다. 운전을 오래 해서 그런지 등이 아픈 데다가 몇 시간이고 이어지는 초원을 지나다 보니 점점 헛것이 보이는 것 같아서였다. 몇 킬로미터에 한 번씩 허수아비를 지나갔다. 그 허수아비가 이 지역에서 유명한 모델인지 모르겠는데, 자꾸 같은 허수아비만 보였다. 빨간색 플란넬 셔츠, 검은색 오버롤 검은색 지푸라기 모자. 허수아비를 지나칠 때마다 허수아비와 도로의 간격이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느낌이... 그래, 이렇게 말하면 내가 미친 사람처럼 보이겠지만, 허수아비가 나를 응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모텔방에 들어가서 짐을 풀었다. 지칠 대로 지친 데다가 겁도 꽤 났다. 아내에게 전화해 현재 어디인지 알려주었다. 아내가 걱정하는 건 원치 않았기에 오면서 있었던 이상한 사건사고들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우리 부부의 삶을 에워싸는 아이의 찢어지는 듯한 울음이 내 귀를 찔렀다.
"빨리 와, 알았지?" 아내가 말했다. "오늘 온종일 날 선 상태였어. 장 보러 갔다가 주차장에서 이상한 남자 만났거든. 그 남자가 뭐라고 했냐면... 됐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그냥 최대한 빨리 와줘."
"알았어," 내가 대답했다. 전화를 끊고 침대에 누웠다. TV를 켜고 영화를 조금 보다가 그대로 잠들었다.
잠을 설쳤다. 밤새도록 이상한 꿈을 꿔댄 탓이었다. 내가 누워있는 침대 위로 거친 숨소리가 나는 꿈을 꾸지를 않나, 덩굴 같은 머리카락이 얼굴을 스치는 꿈을 꾸지를 않나. 심지어 가끔 누군가 속삭이는 게 들리기도 했다.
속삭임은 이런 내용이었다, "집으로 와. 내가 기다리는 집으로." 그것도 계속 반복해서. 움직일 수도, 눈을 뜰 수도 없었다. 전에도 가위에 눌린 경험은 있어서 이상할 것 없었다. 하지만 이건 뭐랄까, 가위와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마치... 누군가가 나를 짓누르는 느낌에 가까웠다.
잠에서 깼을 땐 잠자리에 들기 전보다 더 상태가 안 좋아진 것 같았다. 주차장으로 나가니 주변에 안개가 자욱했다. 환상적이네, 제기랄. 다시 고속도로에 오르면서 오전 중에는 안개가 걷히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안개는 걷히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짙어져 갔다. 이상한 점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도로에 차가 한 대도 없었던 것이다. 아니, 인구가 적은 도시라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양방향에서 차가 한 대도 안 올 수 있느냐 이 말이다. 댈러스를 지날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 내 생각에 댈러스였던 것 같다. 내비게이션 상 위치가 댈러스로 나왔지만 안개가 모든 걸 뒤덮는 바람에 내가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 가시거리도 너무 짧았고, 세상이 온통 뿌연 담요로 덮인 것 같았다.
출발한 지 몇 시간 지났을 때, 안개 속에서 난데없이 정지 표시판이 나타났다. 나는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아니, 대체 어떤 미친 지자체가 주간 고속도로 한가운데에 정지판을 설치하는 거야? 주변을 둘러보았다. 오른쪽으로 길이 하나 나 있었다. 교차로에 검붉은 2층 건물이 보였다. 수년간 방치된 건물 같았다. 입구에 걸린 간판에 글자가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레드크릭 요양원.
어차피 주변에 차도 없어서 바로 출발했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났다. 이번에도 정지판을 겨우 발견했다. 또 오른쪽에 길이 보였다. 들판에 자리한 붉은 건물이 보였다. 아무래도 누군가 몹쓸 장난을 치는 게 분명하다. 아니면 정말 어이없는 설치 미술의 일종이거나. 나는 다시 출발했다.
30분이 지났다. 이번에는 정지판을 제때 발견해 천천히 설 수 있었다. 이번에도 거의 모든 게 전과 같았다. 다만, 허수아비의 위치가 달랐다. 이번에는 길가에 서 있었던 것이다. 허수와비와 마주 보는 동안 차는 계속 공회전했다. 아니, 내 말은 내가 그것을 바라보는 동안에 말이다. 나는 고개를 젓고 눈을 문질렀다. 존나 피곤해서 그런 거로 생각했다. 머리도 안 돌아가고, 이상한 게 보이고, 짚을 엮어서 만든 멍청한 촌뜨기 인형 따위에 내...
고개를 들었다. 그것이 움직였다. 분명 아까보다 더 가깝다. 나는 눈을 부릅뜨고 방금 본 것이 착각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눈도 깜박이지 않고 허수아비를 응시했다. 착각한 게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나왔다. 키득거리던 나는 금방 웃음을 멈췄다. 그것이 움찔거렸던 것이다. 아니, 움찔 정도가 아니다. 발을 디뎠다.
그것은 바들바들 떨리는 다리를 들고 앞으로 쏟아지듯이 움직이며 도로 위로 발을 올렸다. 또. 또 한 번 더. 그것은 나를 향하고 있었는데, 점점 속도가 붙었다. 그것이 나를 향해 달리기 시작할 때까지도, 나는 차에서 멍하니 앉아있었다.
정신이 번뜩 들었다. 기어를 바꿨다. 액셀을 강하게 밟고 재빨리 오른쪽으로 틀었다. 허수아비가 나에게 닿으려는 순간, 그것으로부터 빠르게 멀어져갔다. 출발과 동시에 짚이 차를 긁는 소리가 들렸다. 백미러로 보니 그것이 나를 쳐다보며 교차로에 서 있었다. 한쪽에 선 안내판을 보고 나서야 내가 '프로스트가'에 올랐다는 걸 깨달았다.
없다. 아무것도 안 나온다. 다른 길도, 다른 풍경도 없다. 길마저 곧게 뻗었다. 그저 안개 속에서 직진만 몇 시간째다. 내비게이션을 확인했다. 화면을 아무리 축소해도 일직선으로 뻗은 길만 나왔다. 다른 길은 전혀 없었다. 내가 들어온 고속도로도 안 나왔다. 방향을 잡아보려고 했지만 어디로 들어가도 직진하라는 안내만 나왔다. 다른 방향은 일절 없이, "계속 직진하십시오. 전방에 목적지가 있습니다."라고 나올 뿐이었다.
아내에게 전화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친근한 목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여보," 내가 말했다. "생각보다 조금 더 걸릴 것 같아. 아무래도 길을 잃은 것 같거든."
"당신은 길을 잃은 게 아니야," 그녀가 대답했다.
"뭐?"
"당신은 길을 잃은 게 아니야. 집으로 가는 중이지. 거의 다 왔네."
그리고 침묵. 왜 이렇게 마음이 심란한지 모르겠다. 어쩌면 아이 우는 소리 없이 통화한 게 처음이라서 그런 걸까?
"어, 그래, 그런데 자기... 놀라게 하려는 건 아닌데 여기 진짜 이상해. 워싱턴DC에서 출발할 때부터 자꾸 이상한 일이 생겼어. 사실 당신이 내가 미쳤다고 생각할 것 같아서 말하고 싶지도 않지만 여기 진짜 소름 끼쳐. 게다가 잠도 설치고 지금 대체 어디로 가는 건지 모르겠는데..."
"조용," 아내가 속삭였다. "긴장하지 마. 곧 끝날 거야. 안전하게 집에 올 거야. 다 괜찮을 거니까 나만 믿어." 그리고 아내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전방에 오래된 돌다리가 보였다. 오랜만에 다른 풍경이 나온 게 반가워서 천천히 다리를 지나갔다. 길가에 형체 하나가 보였다. 젊은 여성인 것 같았는데, 길고 검은 머리에 병원 가운을 입은 것 같았다. 다리 아래를 보는지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여자 옆에 잠시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렸다. "실례합니다," 내가 말했다. "죄송하지만 오늘 운전하면서 사람을 처음 봤거든요. 아무래도 길을 잃은 것 같습니다. 혹시 이 길로 가면 뭐가 나오죠?"
여자의 흰 가운이 안개에 거의 묻히다시피 해서 여자의 머리와 양손이 공중부양하는 것 같았다. "집이요," 여자가 말했다. "원래는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죠. 하지만 이제 집은 없어요."
침을 꿀꺽 삼켰다. "저기요, 정말 죄송한데 제가 무진장 피곤한 데다가 길까지 잃었거든요. 그냥 주간 고속도로로 가려고..."
"그들이 내 아기들을 빼앗았어," 그녀가 말했다. "그런데 나보고 또 미소 지으래요. 어떻게 그래요? 그들이 내 아기를 뺏어가서 바닥에 흩뿌려놨는데. 당신은 그 기분이 어떤 건지 몰라. 당신은 당신 자식마저 사랑하지 않잖아."
갑자기 자동차 라디오가 켜졌다. 냇 킹 콜의 높은음이 정적만 있던 공기를 깨버렸다.
웃어요, 아무리 가슴이 무너져도 웃어요, 가슴이 산산이 조각나도...
심호흡했다. "저기요, 제발 부탁합니다. 도와주세요. 여기서 나갈 방법을 모르겠어요."
여자가 다리 가장자리로 올라갔다. "나가는 길은 하나밖에 없어요," 여자는 그렇게 말하더니 다리에서 뛰어내렸다.
쏜살같이 차에서 튀어나와 가장자리로 뛰어갔다. 다리 너머를 봤지만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안 보였다. 그저 안개, 끝을 모르는 안개만 펼쳐졌을 뿐이다. 그렇게 여자는 흰 안개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다시 차에 올랐다. 몸이 덜덜 떨리고 숨이 거칠었다. 눈앞에 보라색 반점이 보였다. 내가 현실이 아닌 곳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마음속 블랙홀 같은 곳, 내가 다시는 나올 수 없는 곳으로. 내 사고가 움찔댔고, 경련했으며, 깨져버렸다. 이제 이성적인 사고는 단 하나만 남았다. 이 광분의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당장. 여기서. 탈출해.
액셀을 부서지라 밟았다. 다리를 건너 안개 속으로 쏘아지듯 들어갔다. 분명 길에도 끝이 있으리라. 아니, 적어도 다른 길과 만날 거다. 아니, 씨발, 뭐라도 나오겠지. 분명히 여기서 나가는 방법이 있을 거다. 있어야 한다.
사방이 어두워졌다. 너무 빠른 속도로 어두워졌다. 흰 안개는 곧 검게 변해버렸고, 나는 별빛조차 없는 끈적한 어둠에 갇혀버렸다. 무슨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낮게 우르릉대는 소리였지만 점점 높아졌다. 금속 철판이 서로 긁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 소리 밑으로, 속삭임이 들렸다. 끊임없고 이상한 속삭임. 꿈에서 들었던 소리라는 걸 깨달았다. "집으로 와. 내가 기다리는 집으로." 귀를 막으려고 했지만, 그 두 소리는 계속 울렸다. 이 소리는 외부에서 나는 게 아니다. 이 소리의 근원은...
마침내 표지판이 보였다. 좆같은 정지 안내판 이후로 처음 나온 표지판이었다. 고속도로에서 볼 수 있는 거리 표시용 판이었다. 이렇게 뭣도 없는 동네에 대체 왜 거리 안내판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있었다. 초록색의 작은 표지판에는 "10"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었다.
대체 여기가 어딘지 알아낼 때까지 멈출 생각이 없었기에 안내판을 지나갔다. 1km를 지나자, "9"가 보였다.
심장이 쿵쾅댔다. 또 1km. 제발, 제발 아니겠지. 하지만 보인다. "8."
브레이크를 밟았다. 유턴한 다음 액셀을 힘껏 밟았다. 다시 돌아가고 만다. 주간 고속도로로 돌아간 다음, 호텔에 갈 거다. 아니, 필요하면 DC까지 갈 거다, 씨발. 여기서 나갈 방법을 찾을 때까지 돌아갈 거다. 가서 차도 버리고 이 망할 곳을 떠버릴 비행기를...
아니.
안 돼. 안 돼. 이건 아니다. 안 돼.
다른 표지판이 보였다.
"7."
계속 가자 표지판이 더 나왔다. "6," "5."
다시 유턴했다. 말도 안 된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4."
"2"가 써진 안내판에서 차를 세우고 내렸다. 그래. 그럼 걸어간다. 도로에서 벗어나 들판으로 들어갔다. 일단 도로에서는 나가야 한다는 걸 알았다. 이것만이 유일한 길이다.
길가에 난 덤불을 넘어 어두운 들판으로 걷기 시작했다. 핸드폰 플래시로 앞을 비췄지만, 워낙 어두운 탓에 한 걸음 앞도 보기 힘든 상황이었다. 소음 때문에 귀가 멀 것 같았다. 속삭임은 이제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멈췄다. 무언가 어둠 속에 있다. 핸드폰으로 비췄지만 어둠이 너무 강했다. 아무것도 안 보였지만 분명 무언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등에 땀이 고였다. 심장이 너무 뛰어서 갈비뼈를 뚫고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 순간, 나는 봤다. 어둠 속에 있는 형체를. 어째서인지 그 형체는 주변의 어둠보다 더 어두웠다. 흔들거리며 쏟아질 것처럼 몸을 앞으로 움직였다.
허수아비다.
다시 차로 달리기 시작했다. 허수아비가 내 뒤에서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는 더 빨라졌다. 그것의 날카로운 짚이 나를 잡으려고 하는 게 느껴졌다. 나는 소리 지르면서 길에 난 덤불을 넘어갔다. 어찌나 빨리 달렸는지 차에 몸을 세게 부딪치고 말았다. 몸을 돌렸다. 그것은 그곳에 서 있었다. 마대에 눈처럼 구멍을 낸 그것은 공허하고 얼어붙은 미소를 지었다.
떨리는 손으로 손잡이를 열고 차에 탔다. 길이 없다. 나갈 길이 없어. 아니 그게 내 생각인지 아니면 속삭임이 내 머리를 울리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상관없었다. 그게 진실이니까. 모든 길은 그녀에게 통한다.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천천히, 길게 뻗은 도로를 달리자 그것이 보였다. "1."
소리가 사라졌다. 모든 게 정적이었다. 귀뚜라미조차 울지 않았다. 나는 조금 더 전진했다. 그러자 앞에 작고 하얀 집이 나타났다. 안쪽 어딘가에서 희미하게 불빛이 새어 나왔다.
그때 그녀가 속삭였다, "집이야."
진입로에 주차했다. 짐을 챙겨서 차에서 내렸다.
그녀가 속삭였다, "들어와."
현관을 열었다. 몸을 돌려 뒤를 봤다. 이제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내 차도, 길도 다 사라졌다. 오로지 어둠만 존재할 뿐이었다.
그녀가 속삭였다, "이리로 와."
먼지가 쌓인 방과 깨진 유리, 뼈 잔해와 아기 허수아비 인형을 담은 망가진 요람을 지났다. 문을 열자 그들이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 아내와 내 아이. 그들은 저녁 준비를 마치고 식탁에 앉아있었다. 다들 우리가 화목한 가정이라고 말한다.
엄마는 식탁 상석에 있었다. 보라, 얼마나 아름다운 가족인가.
그녀가 속삭였다, "그들에게 말해."
이 게시판을 위해서 글을 쓰게 되었다. 당신들이 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곧 우리 모두 그녀의 가족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새로운 아기들을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과한 나머지 너무 빨리 소진해버리고 만다. 소진하고 나면 새로운 아기들이 필요한 법. 새 아가들이 집에 와야 한다.
다행히 이곳은 길만 알면 다 올 수 있다.
풍차를 지나가.
빨간색 집에서 우회전.
다리가 보이면 거의 다 온 거다.
허수아비가 보인다면 길을 잘못 든 거다.
이제 당신도 길을 알았으니 곧 집으로 오게 될 것이다. 도착이 언제가 되었든지, 당신은 이곳으로 오게 되어있다. 무섭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다. 더 빨리 달리면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라.
집에 도착하게 되면 엄마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하나만 빼고 모든 것을 잊게 될 것이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당신의 머리를 감싸 품으로 당길 것이다. 당신을 꼭 감싸고 사랑으로 채워줄 것이다. 그 사랑은 당신을 영원히 에워쌀 것이니.
그리고 그녀는 입술을 당신 귀에 갖다 대며 속삭일 것이다, "넌 내 거야."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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