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대 후반까지 2년동안 사귄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남자친구는 2년 동안 한결같이 잘해줬었고 성격도 참 잘맞있습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기분 나쁠만한 일들이, 전남자친구 사이에서는 전혀 기분나쁜적도 없고 싸우지도 않았어요.
서로 신뢰도 컸고.. 무엇보다 전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제 자존감이 엄청 높아졌었습니다. 자존감이 낮아 제 단점은 포장하고 감추기 급급했는데
전남친이 엄청 예뻐해줬고 사랑해줘서 제 스스로 굉장히 당당한 성격으로 바뀌었어요.
단 하나의 단점은 돈이었습니다.
전남친과 살면 풍족하게 살지 못할것이 분명했어요.
집 대출 갚아가며 절약하며 사는 생활.
좋은 집안아니고서야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데..
그땐 복에 겨워 전남친을 찼죠.
대출갚으며 살기 싫고, 생계형 맞벌이가 아니라
진짜 일이 하고 싶어서 일을 하고 싶다면서..
전남친은 저한테 맞벌이 강요하지 않았고
저랑 아이가 생기면 못먹여살릴 것 같으냐, 책임진다 했고..
미래 생각해서 공부도 굉장히 열심히 했었습니다.
근데 제가 자리잡히는 것 까지 못기다렸어요.
결론적으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제일 먼저 조건을 보았습니다.
외적으로는 좋아보입니다. 누구나 아는 대기업에 다니며
전남친과 제 연봉의 합친것보다 더 많이 벌고
집도 해왔으며, 시댁 집안도 나쁘지 않습니다.
성격도..지금 남편도 저에게 물론 잘해주었으니 결혼을 한거죠.
그런데 굉장히 무뚝뚝하고, 다정한 성격이 아닙니다.
약간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생각도 조금 있고
그냥 편하지가 않습니다.
좋긴 좋아요.. 싫은 사람이랑 살수는 없는거고
남편 일하는거보면 안쓰러울때도 있고 고마운 마음 미안한 마음 다 있지만..
가슴에 뜨거운? 그런게 없는것 같아요.
굉장히 생활이 무미건조합니다.
전남친과 만날때 뭐든 다해주고 싶고 희생하는 미음이 컸는데
지금은 머릿속에 온통 계산기만 두드리고..
무엇보다 전남친과는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 있어도 참 좋았었는데
남편과는 꼭 뭔가를 해야 즐겁습니다. 운동을 한다거나 놀러간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남편 자체가 저한테 주는 즐거움이 아니라,
즐거운 환경 속에서 그냥 내 옆에 있는 사람.. 인 느낌
벌받고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전남친이 절 너무 사랑해줬었고, 많이 울었었고..
미안하다며 저는 그냥 떠났습니다. 그뒤로 전혀 소식 모른채
이렇게 살고 있지만, 요즘 가끔 생각납니다.
연락은 절대로 죽어도 못하겠지만..
제가 선택한 인생이 이렇게 되었고.. 그때 돈없이 살기 싫고
후회하기 싫어 지금 선택을 하였지만
미치도록 과거가 그립네요.
결혼은 돈이 다라고 생각한 제 생각이 너무 짧고 어리석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미래를 알았다면 선택을 바꿨을 것 같아요..
몸이 편한 것보다 마음이 편하다는걸 이제야 깨닳았고..
마음이 텅텅 빕니다.
혹시나 돈..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분들이 있다면..
사랑을 너무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 글 써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