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서 지네집만 갔다온 신랑

결혼한지 1년 좀 안됐지만 연애만 6년 했어요
외국에서 유학생 신분으로 만났구요 
같이 산지 4년 됐어요. 

결혼식 없이 한국에서 양가모시고 식사했구요
결혼비용 양가에서 받은건 없지만 유학생 신분일때부터 친정에선 매번 제 용돈이랑 학비 보내주시면서 남편 용돈까지(매달 500불) 챙겨주신건 물론, 1년이면 9~10번은 택배를 보내주시고 그 비용이 우편비용만 최소 십여만원에 안에 채워 보내주시는 거까지하면 금액은 무시 못 할정도에요 
보내주실때 항상 남편선물 잊지않고 넣으시구요
남편도 택배 보내실때 되면 친정으로 지 필요한거 택배 보내는 양도 만만치 않아요
택배비 부모님이 내주셔서 그런지 무개 상관없이 지 갖고싶은건 다 주문해서 보내요. 

시어머니요?? 용돈은 지난 제 생일때 한국 통장에 10만원 보내주신게 유일하구요(등ㅅ같이 감동 받았었네요) 남편말론 유학초기에 딱 한번 택배 작

은거 하나 보내주시면서 택배비가 7만원이 나왔다고 다음부터는 부탁하지 말라고 딱 자르셨다던 분이세요

친정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으신 편이라 그런게 아니라 시어머님이 좋게 말하면 경제적이시고 쉽게 말하면 짠순이세요
자산으로 치면 양가 비슷한 수준이세요


그런데 이번에 남편이 출장으로 한국을 가게됐어요
정확히는 중국 출장갔다 오는길에 잠시 경유하면서 2박 3일정도 스케쥴을 잡았다고 들었어요
서울에 숙소를 잡았다는 얘기와 친구들 만날거란 말만 들었어요
시댁이 지방이라 지방까지는 못 가나보다 하고 딱히 뭐라 말하지는 않았구요

그런데 남편이 한국에 있는 시점에 시어머니 ㅋㅌ프로필이 하루에 세번씩 바뀌더군요
남편이랑 찍은 셀카와 선물들로요
그래서 남편한테 어머님 서울 오셨냐 했더니 지가 KTX타고 가서 점심 저녁 먹고 올라왔다고 말하네요

네 만나고 올 수 있죠
그런데 우리집은? 하니까 시간 없답니다
지방까지 기차타고 지네집은 가면서 서울에 그것도 김포 근처에 사는 친정에는 전화한통은 커녕 
되려 저한테 자기 한국 가도 못 만날텐데 굳이 말

하지 말라기에 말도 못하게 하곤 지네집만 간거죠

더 화나는건 저한테 친정 못 간다고 해놓고 지는 진작부터 지네집만 갈 생각을 하고 갔더군요
면세점에서 어머님 아버님 선물로 800불 정도를 쓴걸 확인했어요
용돈 드린다고 한국 통장에서 백만원도 뽑은것도 확인했구요
제가 어떻게 그럴 수 있나 따졌더니 지 돈으로 지가 선물 주고 싶은 사람 선물도 못주냐 시간도 없는데 내가 보고싶은 사람들만 보고 오는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말하며 저희 부모님은 불편하다고 토로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 바로 회사에 휴가 신청했어요
2주 후에 일주일간 다녀올거구요
남편 출장 돌아온 날 웃으면서 말했어요
한국 가자마자 부모님이랑 일본여행갈거라 한국에선 시간이 오며가며 3일밖에 없고 저도 그리운 내 친구들 언니랑 조카들 만나는 스케쥴로 꽉꽉 채웠구요 
제 귀~하디 귀한 휴가에 시댁 식구들은 불편해서 안 만나고 올 생각이라고 했더니 삐져서 몇일 말도 안하고 쇼파에서 쪽잠자더니 어제 출근전에 진짜 지네집 안갈거냐고 다시 묻네요.

우리집에 진짜 전화도 안했어?? 라고 반문했더니
친정하곤 여행도 가잖아 라길래 
내 돈으로 내가 같이 여행 가고 싶은 사람들이랑 여행 간다는데 웬 참견? 
했더니 이제와서 지가 잘못했다네요
전 잘못했다고 하지 말라고 그냥 말 나온김에 이제 서로 셀프효도 하자고 앞으로 시어머니께 안부전화도 니가 해 우리집은 내가 할게 했어요

그리고 나한테 니가 뭔짓을 해도 휴가가서 시댁 근처는 커녕 코빼기도 안비추고 올거라고 했더니 저보고 지가 사과도 하는데 좀 좋게 좋게 넘어가자네요. 
저보고 유난이래요
고작 2박 3일 갔는데 지네 엄마아빠 얼굴 보고 온게 지금 제가 이렇게 지ㄹㅏㄹ할정도의 일인지 모르겠데요
선물만 해도 친정 부모님은 선물 안해드려도 다 누리고 사시지만 지 부모님은 힘들게 사신 분들이라 좋은거 사드리고 싶었데요

그런데 다들 아시죠? 
선물은 마음이잖아요
막말로 지가 전에 같이 한국 가면서 선물이랍시고 사간 쿠키세트 그 철통 아직도 아빠 양주랑 같이 전시되어 있는거 아는 사람이 저걸 변명이라고 할말은 아니지 않아요? 

하.. 진짜 연애하고 결혼은 달라도 너무 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