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남이 게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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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혼남이 게이였어요.

결혼 한달을 남겨두고 파혼했습니다.
 
사귀자마자 결혼을 얘기하는 전남친,
둘다 모아둔 돈도 없는데 어떻게 결혼하지라고 생각했지만
 
사내커플이라 시선도 신경쓰이고 어릴 때 결혼해서 열심히 모으면 남들보다 낫겠다는 생각
(전남친이 사귀자마자 다 얘기하고 다녔어요..)
3개 국어, 중고대학교까지 수석입학졸업, 직장에서 인정까지 받는 전남친이
굶겨 죽이진 않겠다라고 생각하면서 결혼할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남자친구는 종교적인 이유도 아닌데 ...
혼전순결을 강조하며 결혼전에는 절대 싫다.
전여자친구랑 헤어진 이유도 요구를 해서 헤어졌다라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특이하다고는 생각했지만 개인 성향이니 알겠다고 했어요.
 
 
결혼을 깨게 된 계기...
결혼하기 전에 미리 살림을 다 합쳤었어요.
그러다가 전남친 외장하드에 있는 열 장 가량의 사진을 봤어요.
예전에 교환학생 갔을 때 나보고 결혼하자는 남자가 있었다라는 말을 들어서....
그 사람 관련된 폴더에 들어갔더니 ...
데이트 하고 있는 사진까진 괜찮았는데...
그 열장의 사진은 ... 빨간 조명아래서 남자끼리 하고 있는...
 
그리고 전남친이 같이 살던 남동생과 했던 카톡이 그대로 저장되어 있더라구요.
전남친이 사귀던 중에 '군대 선임 동생이 많이 방황하고 있다. 본인이 잡아줘야한다.'며
처음 보는 군대 선임 동생과 같이 살겠다고 했어요.
남자끼리 산다는데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어서 그러라고 했습니다.
중간에도 이 아이 때문에 한번 헤어질 뻔 했는데 ...
카톡을 열어봤더니 ... 제 의심이 확고해져버렸어요...
 - 엉덩이에서 피가 난다. 앉아있을땐 괜찮다.
 - 야동보고 공부하라고 했잖아...
 - 집에 친구오니까 젤이랑 오일 좀 치워둘래...?
 
 
그 날로 전남친한테 이 사진들 뭐냐고 결혼못한다고 하고 고향에 내려갔습니다.
전남친은 '왜 예전일로 이러는지 모르겠다. 정신차려라. 결혼 한달 남았다.'라고...
 
지금 생각해도 어이 없는 말이긴 하지만
저는 차라리 여자랑 바람을 피지, 여자랑 사진을 남겨두지 왜 하필 남자냐.
전남친은 여자랑 하면 바람이지만 남자랑 하면 바람은 아니다......
등의 말도 안되는 싸움을 하고 ...
 
출근은 해야겠기에 ... 다시 서울로 왔습니다.
의심병이 생겨서 전남친이 제가 없는동안 뭘했나 확인해봤더니...
또 게이 야동을 봤더라구요 ............
신혼집에 남자도 데려왔더라구요...
 
 
그때 진실이라며 고백을 하더라구요.
여태까지 니가 봤던 사진, 카톡, 신혼집에 데려온 남자 모두 게이 어플에서 만난 사이다.
군대 선임 동생도 거짓말이다. 결혼하는 걸 알고 단기간 만나려고 했다.
성정체성이 흔들렸던 적은 있지만 지금은 확고하다 너랑 결혼할거다. 라고...
 
 
전남친이 하는 말들이 더이상 믿겨지지가 않아서 헤어졌습니다.
 
 
충격을 너무 많이 받아서 우울증 진단까지 받고...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매일을 울었습니다.
다른사람들에게는 나 이렇게 헤어졌다고 말도 못하니 위로를 받아도...
그게 위로가 안되더라구요....
 
회사에서는 별별 소문이 돌긴 하더라구요...
실제로 헤어진 이유는 이거였는데....... 다른 이유로 소문이 났어요.
이것도 그 사람한테 해당되기는 하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심각하게 헤어질 수 있는 문제다 싶어 그냥 그대로 뒀어요...
 
지금은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제 성격이 변해진게 느껴져요..
많이 어두워졌고 ... 부정적인 면도 많아졌어요.
몇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징징대기 미안해서 밝은척 살고있어요...
저는 아직도 상담센터 다니면서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는데 ...
 
 
그런데 걔는 잘 살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더라구요.
전남친은 다른 이유로 회사에서 퇴사를 하게 됐고...
상반기에 또 취업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나봐요.
취업 잘 될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결혼 깨면서 우리 부모님 속을 너무 썩여서 ...
부모님 얼굴만 보면 눈물 나와서... 이런 제모습보고 부모님이 더 아플까봐...
이번 어버이날에는 못 내려갔습니다.
 
연휴 4일을 친구 없는 서울에 혼자남아서 보내니 제가 왜이렇게 됐을까...라는 생각과...
복수를 해야하나... 시간이 흘러서 제 이런 감정이 식혀지길 기다릴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 동성애자를 찬성하진 않지만 반대하지도 않아요...
   다 개인의 취향이 있을뿐인데 ... 속이고 결혼하는건 나쁜거잖아요...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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