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과의 트러블, 제가 예민한 걸까요?
본문 바로가기

레전드썰

남친과의 트러블, 제가 예민한 걸까요?


마음은 답답하고 어디 얘기할 곳이 없어 여기에 한 번 올려봅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적어볼게요.

남친과는 거의 1년 가까이 만난 사이입니다. 결혼을 생각으로 만나고 있고 이런저런 복잡한 사정 때문에 같이 동거중이에요.

남친은 한 번씩 다혈질 기질 있는 거 빼면 항산 저한테 양보하고 챙겨줘요.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요. 저랑 남친을 비유하자면 불이랑 물이라서 평소엔 트러블 없이 잘 지내요. 여느 커플들처럼 사소하게 싸우는 경우가 있긴 해도 둘 다 단순해서 금방 풀립니다.

사건은 오늘 터졌어요.

일단 오늘 생리가 터져서 살짝 예민한 상태이긴 했어요. 생리통이 심한 편이라 남친한테 나 오늘 생리 때문에 좀 예민할 수 있다 얘기도 했고요.

 

 

 



남친의 안 좋은 버릇이 하나 있는데요. 간혹 같이 저녁 외식을 하는 날이면 남친은 무조건 맥주를 마시거든요. 근데 술 마시면 안주 없이 술만 많이 마시는 타입이에요. 전 술을 별로 안 좋아해서 같이 마시진 않아요. 남친도 그걸 알아서 강요 안 하고 혼자서 잘 마시구요. 그것까진 너무 괜찮은데...

음식 시키면 넉넉하게 시켜요. 나중에 다 먹고 일어나면 음식이 조금씩 남아있어요. 배도 부르고 피곤하고 빨리 씻고 자야지 마음으로 집에 가면 자기 배고프다면서 밥 차려주면 안되냐고 해요... 연애 초기에 처음 몇 번은 그럴 수 있지 싶어서 해줬죠.

근데 그게 계속 반복되니까 저도 지치는 거예요. 이것도 한 두번이지 이게 지금 뭐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것 때문에 저번에 제가 한 번 쐐기를 박았던 적이 있어요. 애초에 밖에서 먹을 때 배부르게 먹으라고, 이제 안 해줄테니까 알아서 하라고요.

 

 

 



오늘 또 외식하고 들어와서 배고프다고 하더라구요. 참다 못해 싫은 소리 좀 했어요. 알아서 차려먹으면 저도 뭐라고 안 하죠. 남친 배고플 때 먹으라고 죽이나 3분 요리, 남친이 좋아하는 참치캔 이런 거 다 사다 놨거든요. 근데 차려달라는 식으로 얘기하니까 싫다고 나 진짜 피곤하다고, 밥솥에 밥은 있으니까 알아서 차려 먹으라고 했어요.

술에 좀 취해서 혼자 꿍얼꿍얼 하다가 찬장에 있는 초코과자 꺼내먹더라구요.

여기까진 여차저차 넘어갔는데... 제가 깔아뭉개는 거 진짜 싫어하거든요. 남친한테 적게는 수십 번, 아마 수백 번 말했을 거예요. 비염이 있어서 깔아뭉개면 숨이 잘 안 쉬어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 답답한 느낌 진짜 안 좋아해요.

근데 장난친다고 또 깔아뭉개길래 나 깔아뭉개는 거 싫다고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았냐, 내려가라고 차분하게 말했어요. 말로는 알았다고 하면서 안 내려가요.

내려가라고.

응 알았어.

 

 

 


재차 말했지만 또 안 내려가고... 이 인간 내 얘기가 들리긴 하나? 순간 화가 확 치밀어 올라서 내려가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그러자 저보고 예민하다면서 또 꿍얼꿍얼 하는데 그 중간에 ㅅㅂ 이라고 하는 게 들리는 거예요.

너 지금 욕했냐고 하니까 '니가 뭐 어쩔건데' 표정으로 뭐 뭐 이러길래 그 말투에 표정에, 순간 정이 확 떨어지더라구요. 그러면 안 됐는데, 정 떨어진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와버렸어요. 당시엔 저도 화가 너무 나서 그냥 돌아 누웠구요.

남친은 말 심하게 한다면서 핸드폰 바닥에 던지더니 욕 몇 번 더 하다가 지금 자요.

제가 말실수 한 건 인정해요. 이거에 대해선 내일 얼굴 보고 사과할 생각이에요. 제가 화나는 건 이런 거 싫다 저런 거 싫다 몇 번이나 얘기했음에도 제가 싫어하는 걸 or 피곤하게 하는 걸 계속하는 (ex. 깔아뭉개기, 밖에서 밥 먹고 집에 와서 또 밥 차려달라고 하기, 깨물기 등) 남친의 행동이에요.

 

 

 


외식할 때 밥 안 먹고 술만 마신다던지, 일행이랑 얘기만 하고 있으면 중간 중간 챙겨주면서 또 집 가서 배고프다 하지 말고 지금 많이 먹으라고 몇 번이나 얘기해줘요. 그랬는데도 집에 가면 배고프대요. (참고로 남친 살 안 찌는 체질이라 말랐어요..)

심지어 남친이 화해하자는 신호도 깔아뭉개면서 장난을 치는 거거든요. 전 그게 너무 싫은 거예요. 전에 화해를 할 거면 적어도 내가 싫어하는 짓은 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 얘기했는데 알아먹기는 한 건지...

자기가 하는 건 되고, 내가 하는 건 심한 짓이고...

이런 역지사지 못하는 행동 때문에 이 남자를 계속 믿고 가도 되나 부쩍 많이 생각해요. 이런 거 빼면 다른 건 다 괜찮거든요.

1. 유흥주점 싫어함
2. 손재주 좋아서 분야 상관 없이 이것저것 잘 고쳐줌
3. 거짓말 안 함 (너무 솔직한 것도 좀 있어요)
4. 생활패턴 잘 맞음
5. 깔끔한 편
6. 남친 가족과 사이 좋고 다 착하심
7. 항상 먼저 화해의 손 내밀어줌

 

 

 


하필 직장도 같아서 내일 같이 출근하는데 머리 아프네요... 생각 좀 정리되고 나니까 또 별 거 아닌 거 가지고 크게 싸운건가 싶기도 하고... 제가 예민한 걸까요?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