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태국 치앙마이 외곽에서 한국인 여행객 한 명이 실종됐다. 그는 한적한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풍경 사진을 찍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발견된 것은 오래된 35mm 카메라 한 대뿐이었다. 필름을 현상한 현지 현상소 직원은 ‘그 안에 사람이 들어선 사진이 있었다’고 증언했지만, 정작 그 사진을 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이 사건을 다큐멘터리 촬영차 치앙마이를 방문한 친구로부터 들었다. 그리고 몇 달 뒤, 태국 여행을 가게 되면서 그 이야기가 다시 떠올랐다. 심야 괴담을 전문으로 다루는 공포 블로그를 운영하던 나는, 실화 기반 공포썰의 좋은 소재가 될 거라 생각했다.
현지 가이드에게 조심스레 묻자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 산길은 사람들이 잘 안 가요. 현지인도 피하죠. 필름 속 남자는… 카메라를 들고 있지 않았다고 해요.”
말뜻을 이해하긴 어려웠지만, 호기심이 이겼다.
그날 나는 카페에서 한 여행객과 우연히 합석했다. 한국인으로 보였고, 카메라 가방을 든 청년이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혹시 이 마을, ‘핫랏’이라고 들어보셨어요? 거기 정말 사진 찍기 좋아요. 다들 몰라서 안 갈 뿐이죠.”
핫랏. 바로 그 실종 사건이 일어난 마을이었다.
나는 약간 망설이다가, 결국 그와 함께 핫랏 마을로 가기로 했다. 새벽녘 출발해 도착한 마을은 정말 평화로웠다. 소 몇 마리가 풀을 뜯고 있었고, 나무로 된 간이 가옥 몇 채가 전부였다.
우리는 인근 산으로 향했다. 그는 경치 좋은 지점을 추천하며 내게도 사진을 찍으라고 권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그가 찍은 내 사진. 분명히 두 명이었는데, 사진엔 나 혼자만 나왔다.
두 번째는, 그가 잠깐 전화를 받으러 간 사이 내가 찍은 사진. 렌즈 안에서, 누군가 내 뒤에 서 있는 모습이 찍혔다. 뒷모습은… 그였다.
세 번째는, 내가 그의 이름을 물었을 때였다.
“그러고 보니… 이름이 뭐라고 하셨죠?”
그는 이상하게 웃더니, “곧 알게 되실 거예요.”라는 말을 남기고 산 쪽으로 걸어갔다.
그 순간, 핸드폰에 ‘로밍 번호로 걸려온 전화’가 떴다. 낯선 번호였지만 무심코 받았다.
“거기… 가지 마세요. 그 남자, 실종된 사람입니다.”
끊겼다. 나는 눈앞의 남자를 다시 바라봤다. 그는 절벽 끝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카메라를 나를 향해 들어올렸다.
그리고 사라졌다.
마을로 돌아와 현지 경찰과 함께 다시 그 지역을 수색했지만, 그는 없었다. 내가 찍은 사진을 보여주자 경찰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몇 년 전에도… 당신처럼 사진을 들고 온 사람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당신과 똑같은 얼굴이었죠.”
나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온 뒤, 그 의미를 깨닫게 됐다.
내 DSLR에 있던 사진 파일들은 모두 정상이었지만, 유독 그 산에서 찍힌 사진 하나만… 내가 아닌 다른 얼굴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얼굴은, 마치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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