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임신중입니다. 하지만 이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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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

아내가 임신중입니다. 하지만 이혼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잘 참아왔는데 왜 하필 지금 터지고 있는건지 죄책감도 들고반면에 도저히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어서 여러가지로 미칠거 같습니다.
원래 집은 다른 지역에 부모님 명의 아파트가 있어 들어가려고 했으나 아내가 출퇴근이 힘들다고 하여 현재 지역에 전세로 들어왔습니다. (전세금 부모님 지원)
설명이 너무 부족한 느낌인데.. 길이 길어질거 같아서 생략하겠습니다.
아내는 현재 임신 11주차이고 4주차때 임신을 알았습니다.파티하려고 퇴근길에 꽃다발과 케이크도 사서 갔는데 첫마디가 "오늘 퇴사"했다고 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외벌이가 아닌 맞벌이였고 함께 가계를 책임지고 있었기에당연히 부부가 상의를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절대 만삭이 될때까지 맞벌이를 강요할 생각이 없습니다.퇴사를 했다는 사실보다 상의를 하지 않은 것에 대단한 서운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5년간 몸 담은 회사이고 동료와 본인의 업무가 있는데예고없이 당일에 퇴사 통보하고 짐까지 챙겨왔다고 하니무책임한 사람 같아 보여 굉장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더군다나 멀쩡한 집 두고 아내의 출퇴근 때문에 지금의 집에 들어온건데 이게뭔가 싶었습니다.
부모님 아파트 - 아내 왕복 40분, 저는 왕복 1시간 30분현재 살고 있는 집 - 아내 출퇴근 20분, 저는 2시간 30분이 되었습니다.
아무튼 그래도 앞으로 고생할 아내 생각해 최대한 티 안내고 넘어갔는데그 다음날부터 정말 하루하루가 미칠거 같습니다.
집안에서 손가락 하나 꼼짝하지 않습니다.청소? 설거지? 빨래? 요리? 일절 하지 않습니다.
전업주부가 되었다고 해서 제가 대단한 걸 바라는게 아닙니다.
처음 이틀동안 아침상을 차려주길래원래 아침 먹는 타입도 아니고 씨리얼 한그릇이면 되고 신경쓰지 말라고 했습니다.이유모를 눈치를 보더니 지금은 밤낮이 바껴서 제가 일어날때 잡니다.
제가 퇴근하고 모든 집안일을 다하고 야근하거나 유독 피곤한 날은 라면 먹자고 하면임산부에게 웬 라면이냐며 울고불고 합니다.
아기용품 당연히 필요합니다. 당연히 사야합니다.
그런데 반드시 필요한건 미리 사고 사용할지 안할지도 모르는 애매한건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 사도 된다고 생각하며 벌써 아기 용품을 잔뜩 사야하는 시기인가? 잘 모르겠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사자고 한마디 했다가 혼자 돈번다고 유세떠냐. 미리 준비하는게 뭐가 나쁘냐.. 준비성이 없어서 아빠 노릇 하겠냐.. 이런 말들을 합니다.
벌써 신생아 카시트가 집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상급? 아기가 좀 더 컸을때 카시트도 아이쇼핑 중입니다.
친한 선배가 얼마전에 아기를 낳았는데 형수님이 소식 듣고 축하 전화 해주시며아기 용품 깨끗하게 써서 넘겨주겠다고 하시길래 감사하다고 했습니다.그 얘기를 했더니 거지냐며 남의 물건 왜 받아오냐 소리 합니다.
아내가 가고 싶은 조리원이 2주에 800만원입니다.저는 주워 들은게 있어서 300만원 정도면 될려나 싶었는데 심지어 4주 있고 싶다고 합니다.
고민 좀 해보자고 했습니다. 조리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도 좋은거지만,좋을수록 아내에게 더 좋다고 하면 저도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인걸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고민해보자고 하고 저도 나름 알아보는 중이었는데 그새 저희 부모님께 말했나봅니다.그런데 저희 부모님도 굳이 그렇게 비싼 곳을 가야하는가 하시자 단단히 삐졌습니다.
결국 저희 어머님이 조리원 2주 (800만원 지원), 산후도우미 2주 후에혼자 아기보면 잠 못자고 힘드니 기적의(?) 100일이 될때까지 함께 아기 봐주신다고 했다고 합니다. 선택권은 아내에게 있고 제안입니다. 며느리 입장에서는 강요로 느껴졌을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결혼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부터 시부모 모시고 살라는 소리냐고 못산다고 합니다.
같이 살자도 아니고 2개월 가량 도와주시겠다는거고, 설령 같이 살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럴일 없습니다)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이 아니라 저희가 얹혀 사는게 되는것인데요.
한참 그걸로 한바탕하고 잠잠하더니 며칠전부터는 자동차 타령을 합니다.
우선 저는 차 욕심이 없습니다. 현재 갖고 있는 차도 중고 K7 입니다. 7만km 정도 찍었습니다.지금 차를 더 타다가 나중에 바꿔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아내는 아닌가 봅니다.
외제차를 타야겠다고 합니다. 아이가 태어나므로 튼튼한 차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내의 논리입니다. 제 차를 팔고 보태자는 것도 아니고 본인의 차를 원합니다. 어차피 저는 평소에 차 운행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아내가 타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차 문제는 단호히 안된다고 하자 부모님한테 사달라고 하자고 조릅니다.
지금까지는 임신한 아내 신경건들여 좋을게 뭐가 있나 싶어서 최대한 좋게 좋게 말했는데부모님한테 요구한다고 하자 저도 폭발했습니다.
여태껏 참아왔던게 한번에 터지니 겉잡을 수 없이 터집니다.
글에 적은 내용들 외에 아주 사소한 일까지.. 제가 기억하고 있는지도 몰랐던 작은 일도 생각나서 퍼부었더니 스트레스 때문인지 배가 아프다고 하여 응급실에 가면서 그 날 싸움은 일단락 되었습니다.
그 후로 집에 돌아오고부터 각방 생활중이며 거짓말 안하고 이틀째 아내 머리카락 구경도 못했습니다.

지금 마음 같아서는 양육비를 줘서라도 당장 이혼하고 싶은데 아내 하나가 아닌 두 사람을 버리는 나쁜놈이 되는거 같고, 이혼하더라도 아내가 기댈 처갓댁이 없기 때문에 길바닥에 내쫓는거나 다름 없습니다.
도대체 제가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감이 안잡히고 있습니다.
아내가 원래 예민하고 까칠했습니다. 간혹 비슷한 상황은 있었어도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정 떨어지는 언행을 할거라 상상도 못했습니다. 저의 능력은 평범하나 저희 부모님이 유복하신 편이니 처음부터 모든게 아내의 계산기에 있었던가.. 그런 치졸한 생각도 듭니다.
저도 성장하면서 친구들에 비해 저희 집이 잘 산다는거 알게 되었지만 부모님이 검소하신 편이라 사치 부리거나 과소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친구들보다 용돈이 모자랐으면 모자랐고 고등학교 졸업 이후 학업, 아르바이트, 취업을 게을리 하지도 않았습니다.
뻔히 현재 우리의 재정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아내가 우리의 능력에 비해 과한걸 대놓고 요구하기 시작하니 이런 생각이 자꾸 듭니다.
어떤 도움을 청하려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답답합니다.
아내가 볼 수 있다는걸 계산하고 쓰는 것이니 저와 아내에게 현명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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