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재우고 왔더니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고 위로해주셨네요. 많은 위로가 되어 몇 번을 혼자 다시 읽었는지 몰라요. 후기는 아니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남기고 솔직히 속시원했어요. 부모님께도 말씀 못드렸는데 누구에게라도 이야기하고 싶었거든요 저희 부모님께 자식이 저 하나뿐인데 제가 제대로 못살고 이혼하고 돌아와서 부모님께서 정말 많이 마음 아파하셔서 차마 어제 일을 이야기 할 수가 없었어요. 많은 분들이 가족처럼 마음 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우선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재결합은 절대로 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 아이가 전 남편 자식이든 아니든 저희 가정은 이미 오래 전에 깨졌고 다시 이어갈 만큼 멍청하지도 그 사람이 간절하지도 않아요. 많은 분들 말씀처럼 쓰레기는 영원한 쓰레기니까요. 다만 아이를 만나게 하는 건 제가 알아보니 이혼의 책임이 아무리 남편에게 있어도 아이를 전혀 안보여줄 수는 없다고 하더라구요. 아이가 아빠를 너무 좋아하기도 해서 저 좋자고 만남을 막기는 어려울거 같습니다. 아이가 있는 부부는 참 이혼을 해도 얼굴을 전혀 안보고 살 수가 없네요.......
그래도 밤마다 아이에게 아빠에 대해 좋게 포장했던 거는 그만둬야 할거 같아요. 사실 댓글에 남겨주신 것처럼 아빠하고 같이 못사는게 상처로 남을까봐 밤마다 아빠와 따로 살지만 너를 많이 사랑한다는 말을 해줬거든요 댓글처럼 아이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그랬던게 많이 후회되네요.......이혼의 이유를 아이에게 말해주는 것도 부모님과 상의해 봐야겠어요.
상간녀 위자료는 당시에 이혼하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적 정신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어 그저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거기까지 나가지 못했네요. 뭐 집받은 걸로 위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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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작은 아니에요. 해명아닌 해명을 하자면 어제 전남편이 그 얘기를 할 때 상황이 너무 기가 막혀서 왜 이제와서 잘키우던 아들 혈액형에 갑자기 꽂혀서 저러는지에 대해 생각이 들지 않았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들 전남편한테 꼬치꼬치 물어가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눌만큼 전남편에게 관심이 있지도 않아요. 제가 이렇게 변명한다한들 믿지 못하시겠지만요........
후기는 아마 없을거 같아요. 저는 그 애가 전남편 아들인지 아닌지 궁금하지도 않고 제가 그 상황을 궁금해하면 전남편한테 여지를 주는 게 될까봐 그냥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니 잊고 지내려해요.
글을 지우지 않고 힘들때마다 위로받을게요.
제가 형제가 없는데 진심으로 걱정해주시는 분들 댓글에 친정언니가 생긴거 같아 정말 큰 위로가 됐어요.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이혼은 제가 평생 가지고 갈 상처지만 아이에게 멋진 엄마가 될 수 있도록 잘 이겨내고 살겠습니다. 날이 많이 습해서 불쾌지수가 올라가는 요즘 건강관리 잘하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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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4살된 딸아이 엄마입니다.
모바일로 쓰는 거라 맞춤법이 미숙해도 이해해주세요.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정리가 되지 않지만 최대한 간결하게 이야기 하겠습니다.
아이가 돌 무렵 어떤 여자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앳된 목소리의 여자였는데 저희 남편과 사랑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더군요 너무 당황스러우면 아무말도 안나온다는걸 그때 알았습니다. 솔직히 조금도 의심하지 못했어요. 워낙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다정하고 가정적이었거든요. 술 담배도 안하고 일이 늦게 끝나는 직업이라 바람 피울 상황도 못된다고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너무 당황스러워서 전화를 그냥 끊어버렸어요 몇 번 더 전화가 왔지만 받지 못했어요 당혹스럽고 그 상황이 안믿겨서 제가 전화를 안받으니 문자 몇통이 계속 왔어요. 남편과 다정히 찍은 사진이랑 긴 장문의 문자로 남편과는 1년정도 되었고 서로 많이 사랑하고 있다 자기는 남편없이는 못산다는 이야기를 길게도 풀어서 얘기하더라구요.
남편이 퇴근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천년같았어요 전화로 어찌된 일인지 퍼부을까를 백번쯤 고민하다가 변명을 만드는 시간을 주는 거같아 겨우 참고 기다리니 남편이 오더라고요
아무일 없는 척 웃으며 들어오는 남편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물으니 사색이 되어서 빌더라고요 회사에서 만난 여직원인데 자기에게 호감을 보여 순간 혹한 적은 있지만 나를 배신한 적은 없다. 그냥 외로워서 몇 번 만나 술 한 잔한것 뿐이고 나는 우리 가정을 깰 마음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아이와 밤낮으로 씨름할 때 외로웠다는 핑계로 그 여자와 술퍼마시고 다녔다는걸 저는 멍청하게도 전혀 몰랐다는게 너무 화가 나고 앞으로 이 사람을 전과 같은 마음으로 대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결혼 전엔 남편이 바람핀다면 당장 이혼해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상황이 닥치니 자꾸 남편의 변명을 믿고 싶고 한 번만 눈 감으면 우리집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거 같았어요 바보같이........
남편은 저만 보면 빌고 저는 남편만 보면 울고 불며 화내는 상황이 보름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남편이 이혼하자고 하더라고요 그 여자가 자기 아이를 가졌다고 미안하다고 그 아이를 책임지고 싶다고 이혼만 해달라고...... 미안하다는 말이 너무 어이가 없기도 하고 우리 딸은 어쩌고 그 애는 책임지나 싶어서 우리 딸은 책임안지냐고 물으니 저는 자기와 이혼해도 아이를 잘 기를 수 있는 좋은 엄마니 괜찮을 거 같지만 그 여잔 자기가 안가면 애를 지울거 같다고 내 자식인데 죽일 수는 없지 않냐며 울더라고요. 너무 기가 막혀 대꾸를 안하니 이 집은 저를 준다고 자기만 보내주면 된다고 너는 자기없어도 잘 살거라고 그 여자는 너무 어리고 자기없이 애를 키울 수 없다고 하는데 융자 가득한 집 주며 생색내는 게 우습고 배신한 적없다고 변명해놓고 이제와 세상 둘도없는 사랑꾼인척하는게 가증스러워 오만 정이 다 떨어져 이혼하겠다고 했어요
그냥 절대 이혼해주지 말고 그 여자랑 그 아이 아빠없는 애로 평생 살게 해버릴까도 생각하고 이혼하면 아빠없이 애를 잘 키울 수 있을까 무섭기도 했는데 어차피 이혼안하고 살아도 내 남편이 그 여자랑 바람핀걸 내가 알았고 그 여자와 살고 싶다는데 내 인생도 같이 갉아먹는 복수를 하면 나는 영원히 이 배신감에 갇혀 살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이혼절차 밟았어요. 준다는 집도 받고 애 양육비도 협의하고 2주에 한 번 보여달래서 평생 안보여준다고 했다가 한달에 한 번으로 협의하고 아이가 있으니 결혼보다 결정할게 많더라고요. 중간에 그 여자가 정말 집 다 받아갈거냐고 전화로 난리친 거 빼고는 정말 결혼준비보다 오히려 수월하게 진행했어요. 정확히 정리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은 걸렸지만......
이혼하고 바로 그 집 팔고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친정에 들어와 살고 있어요. 회사 복직을 3개월 당겨서 친정 엄마가 아이를 봐주셔야 해서....... 돈도 돈이지만 집에만 있으면 미칠거 같아서 나가서 돈벌었어요. 아직 우리 애기가 예쁜 짓할 때마다 , 그 여자가 애기 낳았다고 했을 때 훅훅 올라오는 무언가가 있긴 하지만 나가서 사람도 만나고 부모님과 사니 정말 많이 편해졌어요
서두가 많이 길었네요. 아무튼 어제는 아이가 남편을 만나는 날이라 아이를 아침에 보내고 저녁에 데리러 갔더니 전남편이 아기만 집에 먼저 보내고 저한테 얘기좀 하자고 하더라구요. 아이관련된 이야기인줄 알고 카페로 가서 앉았더니 갑자기 크게 한숨을 쉬더니 자기 벌 받은거 같다고 하더라구요 대꾸도 안하고 쳐다보니 그 여자랑 낳은 아들이 자기 애가 아닌거 같다고 자기랑 그여자는 둘다 a형인데 아이가 b형이라 의심이 간다고 자기가 찾아봤는데 b형이 나올 수 없다고 유전자 검사를 해봐야 정확하겠지만 정말 아닐까봐 무서워서 못하고 있다고 줄줄 말하는데 이걸 왜 나한테 얘기하나 싶어 천벌받는거 맞다고 왜 피하냐고 유전자 검사 확실히 해서 정면으로 제대로 받으라고 너는 평생 내 새끼한테 온전한 가정 뺏은 죄짓고 멀쩡하게 살 수 있을줄 알았냐고 꼭 유전자 검사하라고 그 애가 니 새끼아니길 빌겠다고 퍼붇고 왔네요
이제야 좀 안정됐다고 생각했는데 왜 갑자기 나한테 어쩌라고 저런 얘길하나 싶고 그것들이 못살면 통쾌할 줄 알았는데 괜히 내가 이혼하던 과정들만 다시 생각나 심난한 하루네요.
오늘부터 휴가라 부모님 모시고 딸아이 데리고 어디라도 다녀와야 겠어요.
간단하게 쓴다고 해놓고 주저리주저리 두서없이 썼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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