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괴담) 썩은 물의 저주
5년 전,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의 이야기다.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M은 그 즈음 오컬트 관련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게 되어 나에게 자주 이야기를 하곤 했다.
나로서는 초능력이나 UMA, UFO 같은 것에는 관심이 있긴 했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었기에 M의 이야기는 대수롭지 않게 흘려 듣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M은 저주에 관해 상당히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정보를 마구 구해와서 나에게 이야기 하곤 했다.
그러던 와중, 이번에 어떤 저주를 직접 실천해보고 싶은데 옆에서 지켜봐주지 않겠냐는 부탁을 받게 되었다.
M이 하려던 저주는 다음과 같았다.
종이를 사람의 모습으로 잘라낸 후에, 심장 부근과 목구멍 가장 안 쪽 부근에 구멍을 뚫는다.
그리고 양동이에 물을 담아 오래 방치해서 썩힌 뒤, 그 물 속에 사람 모양의 종이를 돌로 눌러 가라앉힌다.
M의 말에 의하면 그 다음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물 속에 땀, 피, 정액, 그리고 타액을 섞은 것을 넣는다는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방치한 양동이 속의 물을 들여다봤지만, 흐린 물 속에는 이끼가 끼어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상당히 지독한 냄새가 풍겼다.
M은 물을 썩힌 것으로 주변에 떠 다니는 귀신들의 기반이 되고, 거기에 인간의 체액을 섞음으로 어떤 영령 현상이 일어난다고 했다.
우리는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우선 카메라로 그것을 찍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몇십 장의 사진을 찍었음에도 안에 영체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 탓인지 M은 조금 낙심한 듯한 얼굴이었다.
그 날은 대충 M이 체액을 물에 흘려넣는 것까지만 보고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며칠 뒤부터 M에게서 이전의 밝은 모습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M의 변화가 신경쓰였던 나는 그의 집을 찾아갔었다.
M [역시 그 저주는 위험한 거였나 봐.]
나 [지난 번 그거?]
M [우리 집에서 했던 거 말이야.]
나 [설마 그거 진짜였던거야? 위험하잖아.]
M [그 날부터 등이 무척 가려운데다 그 물에서 나던 냄새가 사라지지 않아...]
나 [피부과에는 가 봤어? 진찰이라도 받는게 좋지 않을까?]
M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는 않지만... 피부과는 가봐야겠다.]
M의 등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던 나는 M에게 셔츠를 벗어 등을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M의 등에는 여기저기 종기가 나 있었다.
그리고 그 때 그 썩은 물의 냄새가 나서 나도 모르게 토할 뻔 했다.
M은 병원을 찾아 약을 등에 계속 발랐지만, 아픔을 동반하는 등의 가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수업 중에도 계속 등을 긁어야만 했고, 주변에서는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거기에 밤에는 귓가에 누군가가 큰 소리로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어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 같았다.
눈에서 빛이 점점 사라져 가는 M을 보며 나는 혹시 M이 미쳐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게 되었다.
등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점점 아이들은 M을 꺼리게 되었고,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3개월간은 아예 모습조차 볼 수 없었다.
지금 나는 대학에 다니고 있지만, 이따금씩 주변에서 M을 보게 될 때가 있다.
그러나 등을 긁적거리며 비틀비틀 걷는 그 녀석에게 차마 말을 걸 수가 없었다.
M은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을까.
친구로써,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