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육아휴직중인 여자입니다. 그동안 숱한 사건이 많았지만 아이가 있어서 3년을 참고 또 참으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삼겹살 때문에 이혼하게 될줄이야..
얼마 전 남편이 퇴근전에 삼겹살이 먹고싶다고 문자를 하길래 아기띠를 매고 아기와 함께 시장에 가서 삼겹살 한 근(600g)과 파절이용 파를 사고, 집에 왔습니다.
그런데 고기를 굽는중에 남편이 전화를 해서 고기 얼마나샀어? 하고 물어보더라구요. 한 근 사서 굽고있다고 얘기하니 한심하다는 말투로 그걸 다구워? 하더라구요. (평소에도 제 말은 틀리고 자기말은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그럼 반정도만 굽고 부족하면 더 구울까? 하니 그러자고 했어요.
저는 그래도 부족할까봐 한근의 반 보다 좀 더 많은 400g정도를 굽고 조금 남겨두었습니다. 고기굽는 중에도 18개월된 아기가 안아달라고 많이 보채고 울어서 아기를 안고 있다가 굽다가.. 진짜 땀 뻘뻘흘리며 열심히 구웠어요. 파절이 양념도 하고 쌈도 준비하고 밥도 갓 지어서 상도 다 차려놨는데 마침 남편이 들어오더라구요.
그런데 상차림을 보자마자 아니 왜 이거밖에 안구웠어?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당신이 반만 구우라고했는데 내가 더 구워서 400g정도 한거라고 하니 "이건 혼자먹어도 부족하겠는데?"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럼 난 안 먹겠다고 당신만 배불리 먹으라고 양보했더니 앉아서 혼자 먹으면서 계속 왜이렇게 적냐, 혼자먹어도 적네, 정육점에서 그람수 정확히 보고 샀냐, 엄청 궁시렁대더라구요. 저는 밥도 못먹고 계속 아이를 쫓아다니면서 저지레한거 치우고 정신없이 보내고 있는데...
너무 짜증이 나서 자기야, 내가 지금 아기 보고있잖아. 부족하면 자기가 좀구워먹으면 안돼? 했더니 숟가락을 밥그릇에 탕!!! 내려놓으면서 절 노려보며 뭐?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그럼 처음부터 니가 구워준다는 말이나 하지말지 왜 말 바꾸냐는겁니다.ㅋㅋㅋ 기가 차서..
그러더니 큰소리로 "짜증난다, 짜증나!!!!!!!" 하고 소리를 지르더라구요. 아기는 놀라서 아빠눈치를 보고있고 저한테 와서 안기고..
그때 확실히 느꼈어요. 이혼해야 내 아이를 불안하지 않은 환경에서 더 잘 키울 수 있겠구나.
그 다음날 아침에도 저한테 "어제는 솔직히 당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않아?" 하고 말하는데 너무 어이가 없더라구요. 지금도 그 사람은 제가 잘못한줄 압니다. 육아휴직중이면서 밥하는게 당연한데 그걸로 생색내지말라고-
지금 저는 남편과 양가부모님께 이혼하겠다고 선언하고 아기와 함께 친정부모님댁에서 별거중입니다. 아빠없는 아이라고 손가락질받을까 걱정해서 이혼은 하지않고 서류는 둔 상태에서 그냥 별거하며 나혼자 키울까.. 하는 생각도 그동안 많이 했었는데 부모님께서는 그러면 고생은 너 혼자 다하고 니인생이 너무 불행하다며 그냥 이혼하라고 하십니다. 아이가 있으니 뭐가 맞는건지 하루에도 수십번 오락가락하네요. 제 마음은 이혼하고 싶은데 아이를 위해서도 그게 맞는 선택이겠지요?
다행히 전 공무원이라 곧 복직하고, 나이와 경력이 있어 월급도 250정도로 아이를 키우며 혼자 살 능력은 됩니다. 친정부모님께서도 같이살자고 도와준다고 하셨고..
그저 아이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현명한 조언 부탁드려요.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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