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괴담) 저주받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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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썰

(여름괴담) 저주받은 책


서울의 한적한 주택가, 그곳에서 나는 부모님과 함께 오래된 집에 살고 있었다. 우리 집은 대대로 내려오는 고서들이 많은 서재로 유명했다. 아버지는 고서 수집가였고, 그가 모은 책들은 집 안의 서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 켠에 유리 케이스에 보관된 고서였다. 그 책은 아무도 읽지 못하게 잠겨 있었고, 아버지는 그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렸다.

어느 날, 나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그 책에 대해 물었다. 아버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 책은 저주받은 책이란다. 우리 집안에 불행을 가져온다고 해서 아무도 건드리지 않도록 잠가둔 거야." 그러나 그 말을 들은 나는 오히려 더 궁금해졌다. 저주받은 책이라니, 정말 그런 것이 존재할까?

 

 

 


며칠 후, 부모님이 외출한 틈을 타 나는 서재로 들어갔다. 유리 케이스 속의 책은 오래된 가죽 표지에 고풍스러운 금박 장식이 되어 있었다. 나는 열쇠를 찾아 책을 꺼내기로 결심했다. 아버지의 책상 서랍을 뒤지자, 유리 케이스의 열쇠를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열쇠를 사용해 케이스를 열고 책을 꺼냈다.

책을 펼치자, 낡은 종이에서 먼지가 날렸다. 책 속에는 알 수 없는 글자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나는 그 책을 읽을 수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갑자기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한기가 느껴졌다. 나는 놀라서 책을 덮고 서재를 나왔다.

 

 

 


그날 밤, 나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서재에 있었고, 책이 스스로 펼쳐지며 글자들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 빛은 점점 강해지더니 나를 삼킬 듯이 다가왔다. 나는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숨을 헐떡이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모든 것이 평소와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 꿈은 너무도 생생해서 쉽게 잊을 수 없었다.

다음 날, 나는 부모님께 꿈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그들은 그저 꿈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나는 그 책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가 없었다. 책을 다시 케이스에 넣어 잠그려 했지만, 이미 책의 저주는 시작된 듯했다. 그날 밤, 나는 또다시 꿈을 꾸었다. 이번에는 책 속에서 나오는 그림자들이 나를 덮치는 꿈이었다.

 

 

 


나는 더 이상 그 책을 방치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부모님께 솔직하게 책을 꺼내 본 사실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했다. 아버지는 놀라며 서재로 달려갔다. 책은 여전히 유리 케이스 안에 있었지만, 아버지는 그 책을 보며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 책은 저주를 풀기 전까지는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이었는데..." 아버지는 중얼거렸다.

아버지는 그 책에 얽힌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 책은 오래전, 한 마법사가 자신의 지식을 담아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마법사는 저주를 받아 자신의 지식과 함께 영혼이 책에 갇혀버렸다. 그 이후로 이 책을 읽는 자는 모두 불행한 일을 겪게 되었고, 그래서 우리 가족은 그 책을 봉인해 두었다고 했다.

 

 

 


우리는 책을 정화하기 위해 동네의 유명한 무당을 찾아갔다. 무당은 책을 보자마자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이 책은 강한 저주에 사로잡혀 있군요. 정화 의식을 행해볼 수는 있지만, 쉽지 않을 겁니다." 무당은 우리 집으로 와서 책을 정화하기 위한 의식을 시작했다.

의식이 시작되자, 방 안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무당은 여러 가지 주문을 외우며 책 주위를 돌았다. 갑자기 방 안의 온도가 다시 급격히 떨어지며, 책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기는 마치 살아있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며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무당은 더 큰 소리로 주문을 외웠고, 마침내 검은 연기는 사라졌다. 책은 이제 더 이상 저주받은 기운을 뿜어내지 않았고, 무당은 땀을 흘리며 말했다. "이제 책은 정화되었지만, 완전히 안전해졌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 책은 가능한 한 멀리 떨어뜨려 놓아야 합니다."

 

 

 


그날 이후로 우리는 그 책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아버지는 책을 안전한 곳에 봉인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책을 단단히 묶어 밀봉한 후, 깊은 산속에 있는 작은 동굴에 묻기로 했다. 우리는 함께 산으로 올라가 동굴 깊숙한 곳에 책을 묻고, 다시는 찾지 않기로 다짐했다.

몇 달이 지나고, 우리는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가끔씩 나는 한밤중에 깨어나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를 듣곤 했다. 그 소리는 너무도 생생해서 마치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때마다 동굴 속에 묻힌 책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책은 묻혔지만, 그 저주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일까?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다시 동굴을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부모님께는 말하지 않고 혼자 동굴로 향했다. 동굴에 도착해 책을 묻었던 자리를 파헤쳐보았지만, 책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오싹한 기운에 휩싸여 동굴을 빠져나왔다.

그 후로 나는 그 책의 저주가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밤이 되면, 여전히 책의 페이지 넘기는 소리가 들려오고, 꿈속에서는 책 속의 그림자들이 나를 덮치려 한다. 그 저주는 여전히 살아있고, 나는 그것을 피할 수 없는 운명에 처한 것만 같았다.

재밌는 썰,괴담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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